[뉴스 따라잡기] “즐기자! 100세 시대”…SNS 스타부터 시인까지
입력 2017.05.08 (08:34)
수정 2017.05.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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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선 어버이날을 맞아 누구보다 즐겁게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는 어머니, 아버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백세시대를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즐기고 계신 분들인데요.
구수한 사투리에 꾸밈없는 모습으로 SNS 스타가 된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부산 남포동에선 패션모델 뺨치는 젊은 감각으로 유명한 '꽃할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글을 모르던 할머니들이 늦깎이 시인이 된 사연까지.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백세시대를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들이 사는 법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의 한 식당,
하루 중 가장 바쁜 점심 시간입니다.
<녹취> “사인 없으세요?” “사인 없어. 메뉴도 비싸지만 나도 비싸.”
갑작스런 사인 요청을 사진으로 대신하는 식당 주인은 71살 박막례 할머니입니다.
요즘 SNS에서 인기 있는 이른바 '핫한' 스타입니다.
할머니를 SNS 스타로 만든 건 올 초 손녀와 함께 떠났던 호주 여행.
난생 처음 떠난 해외여행의 추억을 손녀가 영상으로 제작해 SNS에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녹취> “가렵단다. 좋아 죽겠대.”
할머니의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은 단숨에 네티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후 손녀의 제안으로 SNS에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요.
<녹취> 박막례 할머니(SNS 영상) : “계모임 화장은 이것만 기억해. 첫 번째는 진하게 해라. 그럼 눈에 딱 띄거든. 두 번째는 그것보다 더 진하게 해라. 아무튼 찐하게 하란 말이야. 비법은 진하게”
평소 즐겨하는 메이크업부터 스파게티 맛보기, 요가, 카약타기 등 할머니의 새로운 경험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녹취> “내 나이 70살 넘어서 카약을 탈 줄 누가 알았겠냐?”
3개월도 되지 않아 조회수가 천만 건을 넘었습니다.
할머니를 보기 위해 먼길을 찾아오는 팬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대구에서도 오고 저기 전라도 광주에서도 오고 전주에서도 와요. 근데 그 사람들이 자기 차를 타고 오면 괜찮을 텐데. 차도 없이 내 얼굴 보려고 버스 타고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깐 얼마나 감동할 일이에요.”
42년간 식당일만 해왔던 할머니가 SNS에 빠진 데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처음부터 이거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우리 언니들이 치매가 왔어요. 세 명이 모두. 병원에 가니까 나 보고 치매 조심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치매 걱정으로 우울해 하던 할머니를 세상 밖으로 안내한 건 손녀입니다.
할머니를 위해 호주 여행을 다녀왔고, 할머니의 SNS 영상 제작을 도왔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행복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그걸 느꼈어요. 근데 나는 표현을 잘 못 해요. 속으로만 (손녀한테) 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 그러지.”
용인에 박막례 할머니가 있다면 부산에는 남포동 꽃할배로 불리는 60대 노신사가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차려 입은 여용기 씨.
페션계의 SNS 스타입니다.
<인터뷰> 서영덕(부산광역시 중구) : “SNS에 부산에서 유명하신 분으로 나왔었거든요. 나도 늙으면 저렇게 하고 싶다. 이런 느낌 때문에……”
<인터뷰> 유영선(인천광역시 중구) : “존경스럽다고 해야 하나? 주위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을 뽐낼 수 있다는 게 멋있는 것 같아요.”
3년 전 시작한 SNS로 젊은 세대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다양한 옷을 멋지게 선보입니다.
<인터뷰> 서민혜(부산광역시 남구) : “남자 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입혀주고 싶어요.”
17살 때부터 재단사 일을 해온 여용기 씨. 기성복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4년 전 다시 가위를 잡겠다고 마음을 먹고 돌아왔지만, 그 사이 많은 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옷의 실루엣이 (과거하고) 지금 생각하는 거하고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배운다고 상당히 힘이 들었어요.”
이탈리아 박람회까지 따라다니며 패션 흐름을 공부하고, 자신이 만든 옷을 직접 입어 SNS에 올리며 반응을 살핀 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젊은 친구들이 입는 옷을 입고 다니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는데 사진 보고 가져와서 ‘선생님 이렇게 옷 만들어주세요.’ 하니까 기분이 좋죠
그런가하면 경북 칠곡에는 70살이 넘어 시인이 된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손 글씨 그대로를 모아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인터뷰> 김학술(73세) : “(친구들이) ‘야 너 책 나왔더라.’ 뭐 이러고 ‘시인 다 됐더라.’ 이러니까 기분 좋지.”
<인터뷰> 김장순(78세) : “시라는 것도 몰랐는데 책에도 실려 나오니 애들이 이래요. ‘할머니 시 쓸 줄도 알아요?’”
시인이 됐다는 자부심이 큰 어르신들.
가는 세월이 원망스럽다는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시부터,
힘들지만 공부를 하면 기분이 좋다는 배움의 기쁨을 표현한 시까지 꾸밈없고 정감이갑니다.
그런데 3년 전만 해도 시집 속 주인공들은 한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한글 학교를 다니며 ㄱ,ㄴ부터 배워, 시인이 된 어르신들.
<인터뷰> 이경숙(79세) : “옛날엔 돈이 없어서 학교에 못 갔거든요. 이제는 공짜로 가르쳐주니 지금이라도 좀 배우면 좋지요.”
농사 일로 바쁜 시기지만 한글 교실이 있는 날이면 열일 제쳐두고 올 정도로 학구열이 뜨겁습니다.
올해 또 다른 시집을 낼 준비가 한창입니다.
뒤늦게 배운 한글의 재미에 푹 빠진 어르신들, 더 욕심을 내봅니다.
<인터뷰> 이말순(70세) : “편지도 잘 쓸 수 있고 모든 걸 다 이제 잘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인터뷰> 김학술(73세) : “영어도 배워 보고 싶어요. 그래야 미국도 가고 미국 사람들하고얘기도 하고. 지금 아는 거는 ‘오케이, 예스’ 그것밖에 모르거든요.”
시인부터 SNS 스타가 된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인생 2막을 힘차게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선 어버이날을 맞아 누구보다 즐겁게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는 어머니, 아버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백세시대를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즐기고 계신 분들인데요.
구수한 사투리에 꾸밈없는 모습으로 SNS 스타가 된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부산 남포동에선 패션모델 뺨치는 젊은 감각으로 유명한 '꽃할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글을 모르던 할머니들이 늦깎이 시인이 된 사연까지.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백세시대를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들이 사는 법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의 한 식당,
하루 중 가장 바쁜 점심 시간입니다.
<녹취> “사인 없으세요?” “사인 없어. 메뉴도 비싸지만 나도 비싸.”
갑작스런 사인 요청을 사진으로 대신하는 식당 주인은 71살 박막례 할머니입니다.
요즘 SNS에서 인기 있는 이른바 '핫한' 스타입니다.
할머니를 SNS 스타로 만든 건 올 초 손녀와 함께 떠났던 호주 여행.
난생 처음 떠난 해외여행의 추억을 손녀가 영상으로 제작해 SNS에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녹취> “가렵단다. 좋아 죽겠대.”
할머니의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은 단숨에 네티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후 손녀의 제안으로 SNS에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요.
<녹취> 박막례 할머니(SNS 영상) : “계모임 화장은 이것만 기억해. 첫 번째는 진하게 해라. 그럼 눈에 딱 띄거든. 두 번째는 그것보다 더 진하게 해라. 아무튼 찐하게 하란 말이야. 비법은 진하게”
평소 즐겨하는 메이크업부터 스파게티 맛보기, 요가, 카약타기 등 할머니의 새로운 경험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녹취> “내 나이 70살 넘어서 카약을 탈 줄 누가 알았겠냐?”
3개월도 되지 않아 조회수가 천만 건을 넘었습니다.
할머니를 보기 위해 먼길을 찾아오는 팬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대구에서도 오고 저기 전라도 광주에서도 오고 전주에서도 와요. 근데 그 사람들이 자기 차를 타고 오면 괜찮을 텐데. 차도 없이 내 얼굴 보려고 버스 타고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깐 얼마나 감동할 일이에요.”
42년간 식당일만 해왔던 할머니가 SNS에 빠진 데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처음부터 이거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우리 언니들이 치매가 왔어요. 세 명이 모두. 병원에 가니까 나 보고 치매 조심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치매 걱정으로 우울해 하던 할머니를 세상 밖으로 안내한 건 손녀입니다.
할머니를 위해 호주 여행을 다녀왔고, 할머니의 SNS 영상 제작을 도왔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행복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그걸 느꼈어요. 근데 나는 표현을 잘 못 해요. 속으로만 (손녀한테) 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 그러지.”
용인에 박막례 할머니가 있다면 부산에는 남포동 꽃할배로 불리는 60대 노신사가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차려 입은 여용기 씨.
페션계의 SNS 스타입니다.
<인터뷰> 서영덕(부산광역시 중구) : “SNS에 부산에서 유명하신 분으로 나왔었거든요. 나도 늙으면 저렇게 하고 싶다. 이런 느낌 때문에……”
<인터뷰> 유영선(인천광역시 중구) : “존경스럽다고 해야 하나? 주위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을 뽐낼 수 있다는 게 멋있는 것 같아요.”
3년 전 시작한 SNS로 젊은 세대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다양한 옷을 멋지게 선보입니다.
<인터뷰> 서민혜(부산광역시 남구) : “남자 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입혀주고 싶어요.”
17살 때부터 재단사 일을 해온 여용기 씨. 기성복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4년 전 다시 가위를 잡겠다고 마음을 먹고 돌아왔지만, 그 사이 많은 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옷의 실루엣이 (과거하고) 지금 생각하는 거하고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배운다고 상당히 힘이 들었어요.”
이탈리아 박람회까지 따라다니며 패션 흐름을 공부하고, 자신이 만든 옷을 직접 입어 SNS에 올리며 반응을 살핀 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젊은 친구들이 입는 옷을 입고 다니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는데 사진 보고 가져와서 ‘선생님 이렇게 옷 만들어주세요.’ 하니까 기분이 좋죠
그런가하면 경북 칠곡에는 70살이 넘어 시인이 된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손 글씨 그대로를 모아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인터뷰> 김학술(73세) : “(친구들이) ‘야 너 책 나왔더라.’ 뭐 이러고 ‘시인 다 됐더라.’ 이러니까 기분 좋지.”
<인터뷰> 김장순(78세) : “시라는 것도 몰랐는데 책에도 실려 나오니 애들이 이래요. ‘할머니 시 쓸 줄도 알아요?’”
시인이 됐다는 자부심이 큰 어르신들.
가는 세월이 원망스럽다는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시부터,
힘들지만 공부를 하면 기분이 좋다는 배움의 기쁨을 표현한 시까지 꾸밈없고 정감이갑니다.
그런데 3년 전만 해도 시집 속 주인공들은 한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한글 학교를 다니며 ㄱ,ㄴ부터 배워, 시인이 된 어르신들.
<인터뷰> 이경숙(79세) : “옛날엔 돈이 없어서 학교에 못 갔거든요. 이제는 공짜로 가르쳐주니 지금이라도 좀 배우면 좋지요.”
농사 일로 바쁜 시기지만 한글 교실이 있는 날이면 열일 제쳐두고 올 정도로 학구열이 뜨겁습니다.
올해 또 다른 시집을 낼 준비가 한창입니다.
뒤늦게 배운 한글의 재미에 푹 빠진 어르신들, 더 욕심을 내봅니다.
<인터뷰> 이말순(70세) : “편지도 잘 쓸 수 있고 모든 걸 다 이제 잘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인터뷰> 김학술(73세) : “영어도 배워 보고 싶어요. 그래야 미국도 가고 미국 사람들하고얘기도 하고. 지금 아는 거는 ‘오케이, 예스’ 그것밖에 모르거든요.”
시인부터 SNS 스타가 된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인생 2막을 힘차게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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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5-08 08:35:42
- 수정2017-05-08 09:26:57

<기자 멘트>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선 어버이날을 맞아 누구보다 즐겁게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는 어머니, 아버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백세시대를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즐기고 계신 분들인데요.
구수한 사투리에 꾸밈없는 모습으로 SNS 스타가 된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부산 남포동에선 패션모델 뺨치는 젊은 감각으로 유명한 '꽃할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글을 모르던 할머니들이 늦깎이 시인이 된 사연까지.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백세시대를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들이 사는 법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의 한 식당,
하루 중 가장 바쁜 점심 시간입니다.
<녹취> “사인 없으세요?” “사인 없어. 메뉴도 비싸지만 나도 비싸.”
갑작스런 사인 요청을 사진으로 대신하는 식당 주인은 71살 박막례 할머니입니다.
요즘 SNS에서 인기 있는 이른바 '핫한' 스타입니다.
할머니를 SNS 스타로 만든 건 올 초 손녀와 함께 떠났던 호주 여행.
난생 처음 떠난 해외여행의 추억을 손녀가 영상으로 제작해 SNS에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녹취> “가렵단다. 좋아 죽겠대.”
할머니의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은 단숨에 네티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후 손녀의 제안으로 SNS에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요.
<녹취> 박막례 할머니(SNS 영상) : “계모임 화장은 이것만 기억해. 첫 번째는 진하게 해라. 그럼 눈에 딱 띄거든. 두 번째는 그것보다 더 진하게 해라. 아무튼 찐하게 하란 말이야. 비법은 진하게”
평소 즐겨하는 메이크업부터 스파게티 맛보기, 요가, 카약타기 등 할머니의 새로운 경험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녹취> “내 나이 70살 넘어서 카약을 탈 줄 누가 알았겠냐?”
3개월도 되지 않아 조회수가 천만 건을 넘었습니다.
할머니를 보기 위해 먼길을 찾아오는 팬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대구에서도 오고 저기 전라도 광주에서도 오고 전주에서도 와요. 근데 그 사람들이 자기 차를 타고 오면 괜찮을 텐데. 차도 없이 내 얼굴 보려고 버스 타고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깐 얼마나 감동할 일이에요.”
42년간 식당일만 해왔던 할머니가 SNS에 빠진 데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처음부터 이거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우리 언니들이 치매가 왔어요. 세 명이 모두. 병원에 가니까 나 보고 치매 조심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치매 걱정으로 우울해 하던 할머니를 세상 밖으로 안내한 건 손녀입니다.
할머니를 위해 호주 여행을 다녀왔고, 할머니의 SNS 영상 제작을 도왔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행복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그걸 느꼈어요. 근데 나는 표현을 잘 못 해요. 속으로만 (손녀한테) 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 그러지.”
용인에 박막례 할머니가 있다면 부산에는 남포동 꽃할배로 불리는 60대 노신사가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차려 입은 여용기 씨.
페션계의 SNS 스타입니다.
<인터뷰> 서영덕(부산광역시 중구) : “SNS에 부산에서 유명하신 분으로 나왔었거든요. 나도 늙으면 저렇게 하고 싶다. 이런 느낌 때문에……”
<인터뷰> 유영선(인천광역시 중구) : “존경스럽다고 해야 하나? 주위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을 뽐낼 수 있다는 게 멋있는 것 같아요.”
3년 전 시작한 SNS로 젊은 세대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다양한 옷을 멋지게 선보입니다.
<인터뷰> 서민혜(부산광역시 남구) : “남자 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입혀주고 싶어요.”
17살 때부터 재단사 일을 해온 여용기 씨. 기성복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4년 전 다시 가위를 잡겠다고 마음을 먹고 돌아왔지만, 그 사이 많은 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옷의 실루엣이 (과거하고) 지금 생각하는 거하고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배운다고 상당히 힘이 들었어요.”
이탈리아 박람회까지 따라다니며 패션 흐름을 공부하고, 자신이 만든 옷을 직접 입어 SNS에 올리며 반응을 살핀 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젊은 친구들이 입는 옷을 입고 다니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는데 사진 보고 가져와서 ‘선생님 이렇게 옷 만들어주세요.’ 하니까 기분이 좋죠
그런가하면 경북 칠곡에는 70살이 넘어 시인이 된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손 글씨 그대로를 모아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인터뷰> 김학술(73세) : “(친구들이) ‘야 너 책 나왔더라.’ 뭐 이러고 ‘시인 다 됐더라.’ 이러니까 기분 좋지.”
<인터뷰> 김장순(78세) : “시라는 것도 몰랐는데 책에도 실려 나오니 애들이 이래요. ‘할머니 시 쓸 줄도 알아요?’”
시인이 됐다는 자부심이 큰 어르신들.
가는 세월이 원망스럽다는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시부터,
힘들지만 공부를 하면 기분이 좋다는 배움의 기쁨을 표현한 시까지 꾸밈없고 정감이갑니다.
그런데 3년 전만 해도 시집 속 주인공들은 한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한글 학교를 다니며 ㄱ,ㄴ부터 배워, 시인이 된 어르신들.
<인터뷰> 이경숙(79세) : “옛날엔 돈이 없어서 학교에 못 갔거든요. 이제는 공짜로 가르쳐주니 지금이라도 좀 배우면 좋지요.”
농사 일로 바쁜 시기지만 한글 교실이 있는 날이면 열일 제쳐두고 올 정도로 학구열이 뜨겁습니다.
올해 또 다른 시집을 낼 준비가 한창입니다.
뒤늦게 배운 한글의 재미에 푹 빠진 어르신들, 더 욕심을 내봅니다.
<인터뷰> 이말순(70세) : “편지도 잘 쓸 수 있고 모든 걸 다 이제 잘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인터뷰> 김학술(73세) : “영어도 배워 보고 싶어요. 그래야 미국도 가고 미국 사람들하고얘기도 하고. 지금 아는 거는 ‘오케이, 예스’ 그것밖에 모르거든요.”
시인부터 SNS 스타가 된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인생 2막을 힘차게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선 어버이날을 맞아 누구보다 즐겁게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는 어머니, 아버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백세시대를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즐기고 계신 분들인데요.
구수한 사투리에 꾸밈없는 모습으로 SNS 스타가 된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부산 남포동에선 패션모델 뺨치는 젊은 감각으로 유명한 '꽃할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글을 모르던 할머니들이 늦깎이 시인이 된 사연까지.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백세시대를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들이 사는 법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의 한 식당,
하루 중 가장 바쁜 점심 시간입니다.
<녹취> “사인 없으세요?” “사인 없어. 메뉴도 비싸지만 나도 비싸.”
갑작스런 사인 요청을 사진으로 대신하는 식당 주인은 71살 박막례 할머니입니다.
요즘 SNS에서 인기 있는 이른바 '핫한' 스타입니다.
할머니를 SNS 스타로 만든 건 올 초 손녀와 함께 떠났던 호주 여행.
난생 처음 떠난 해외여행의 추억을 손녀가 영상으로 제작해 SNS에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녹취> “가렵단다. 좋아 죽겠대.”
할머니의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은 단숨에 네티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후 손녀의 제안으로 SNS에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요.
<녹취> 박막례 할머니(SNS 영상) : “계모임 화장은 이것만 기억해. 첫 번째는 진하게 해라. 그럼 눈에 딱 띄거든. 두 번째는 그것보다 더 진하게 해라. 아무튼 찐하게 하란 말이야. 비법은 진하게”
평소 즐겨하는 메이크업부터 스파게티 맛보기, 요가, 카약타기 등 할머니의 새로운 경험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녹취> “내 나이 70살 넘어서 카약을 탈 줄 누가 알았겠냐?”
3개월도 되지 않아 조회수가 천만 건을 넘었습니다.
할머니를 보기 위해 먼길을 찾아오는 팬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대구에서도 오고 저기 전라도 광주에서도 오고 전주에서도 와요. 근데 그 사람들이 자기 차를 타고 오면 괜찮을 텐데. 차도 없이 내 얼굴 보려고 버스 타고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깐 얼마나 감동할 일이에요.”
42년간 식당일만 해왔던 할머니가 SNS에 빠진 데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처음부터 이거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우리 언니들이 치매가 왔어요. 세 명이 모두. 병원에 가니까 나 보고 치매 조심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치매 걱정으로 우울해 하던 할머니를 세상 밖으로 안내한 건 손녀입니다.
할머니를 위해 호주 여행을 다녀왔고, 할머니의 SNS 영상 제작을 도왔습니다.
<인터뷰> 박막례(71세/SNS 스타) : "행복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그걸 느꼈어요. 근데 나는 표현을 잘 못 해요. 속으로만 (손녀한테) 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 그러지.”
용인에 박막례 할머니가 있다면 부산에는 남포동 꽃할배로 불리는 60대 노신사가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차려 입은 여용기 씨.
페션계의 SNS 스타입니다.
<인터뷰> 서영덕(부산광역시 중구) : “SNS에 부산에서 유명하신 분으로 나왔었거든요. 나도 늙으면 저렇게 하고 싶다. 이런 느낌 때문에……”
<인터뷰> 유영선(인천광역시 중구) : “존경스럽다고 해야 하나? 주위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을 뽐낼 수 있다는 게 멋있는 것 같아요.”
3년 전 시작한 SNS로 젊은 세대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다양한 옷을 멋지게 선보입니다.
<인터뷰> 서민혜(부산광역시 남구) : “남자 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입혀주고 싶어요.”
17살 때부터 재단사 일을 해온 여용기 씨. 기성복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4년 전 다시 가위를 잡겠다고 마음을 먹고 돌아왔지만, 그 사이 많은 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옷의 실루엣이 (과거하고) 지금 생각하는 거하고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배운다고 상당히 힘이 들었어요.”
이탈리아 박람회까지 따라다니며 패션 흐름을 공부하고, 자신이 만든 옷을 직접 입어 SNS에 올리며 반응을 살핀 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터뷰> 여용기(65세) : “젊은 친구들이 입는 옷을 입고 다니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는데 사진 보고 가져와서 ‘선생님 이렇게 옷 만들어주세요.’ 하니까 기분이 좋죠
그런가하면 경북 칠곡에는 70살이 넘어 시인이 된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손 글씨 그대로를 모아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인터뷰> 김학술(73세) : “(친구들이) ‘야 너 책 나왔더라.’ 뭐 이러고 ‘시인 다 됐더라.’ 이러니까 기분 좋지.”
<인터뷰> 김장순(78세) : “시라는 것도 몰랐는데 책에도 실려 나오니 애들이 이래요. ‘할머니 시 쓸 줄도 알아요?’”
시인이 됐다는 자부심이 큰 어르신들.
가는 세월이 원망스럽다는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시부터,
힘들지만 공부를 하면 기분이 좋다는 배움의 기쁨을 표현한 시까지 꾸밈없고 정감이갑니다.
그런데 3년 전만 해도 시집 속 주인공들은 한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한글 학교를 다니며 ㄱ,ㄴ부터 배워, 시인이 된 어르신들.
<인터뷰> 이경숙(79세) : “옛날엔 돈이 없어서 학교에 못 갔거든요. 이제는 공짜로 가르쳐주니 지금이라도 좀 배우면 좋지요.”
농사 일로 바쁜 시기지만 한글 교실이 있는 날이면 열일 제쳐두고 올 정도로 학구열이 뜨겁습니다.
올해 또 다른 시집을 낼 준비가 한창입니다.
뒤늦게 배운 한글의 재미에 푹 빠진 어르신들, 더 욕심을 내봅니다.
<인터뷰> 이말순(70세) : “편지도 잘 쓸 수 있고 모든 걸 다 이제 잘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인터뷰> 김학술(73세) : “영어도 배워 보고 싶어요. 그래야 미국도 가고 미국 사람들하고얘기도 하고. 지금 아는 거는 ‘오케이, 예스’ 그것밖에 모르거든요.”
시인부터 SNS 스타가 된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인생 2막을 힘차게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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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대 기자 y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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