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주민증 이용 5억 계좌 도둑

입력 2002.08.12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은행에 맡겨진 남의 거액의 돈도 얼마든지 몰래 빼내갈 수 있는 그런 무서운 세상이 됐습니다.
주민등록증 하나만 위조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하니 더욱 놀랍기만 합니다.
문제는 이런 주민등록증 위변조를 막을 만한 신통한 대책이 없어서 지금도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집중취재 김상배, 박진영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30대 남자가 은행창구에서 텔레뱅킹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 남자는 이렇게 신청한 텔레뱅킹을 통해 농산물 판매상을 하는 이 모씨의 통장에서 5억원을 털었습니다.
⊙피해자: 도대체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없어진 것만 알지, 답답하죠.
⊙기자: 용의자는 주민등록증을 정교하게 위조해 텔레뱅킹 거래를 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가 주민등록증을 한 번도 분실한 적이 없는데도 겉모양뿐 아니라 발급 일자까지 같았습니다.
⊙은행직원: 텔레뱅킹 비밀번호를 모른다고해서 해 드렸어요.
주민번호, 통장번호 일치하고 얼굴이 본인이 확실하니까요.
⊙기자: 용의자는 이후 다섯 군데 은행계좌를 만들어 이 씨의 돈 5억원을 텔레뱅킹으로 분산 이체시켰습니다.
돈을 빨리 빼내기 위해서입니다.
텔레뱅킹으로는 하루 한 계좌에서 5000만원밖에 빼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용의자는 이체시킨 돈 5억원 가운데 3억 8000만원까지 뽑다가 들통이 났습니다.
⊙은행직원: 신분증 교묘하게 위조해서 육안으로도, 감별기로도 판별 불가능하면 할 수 없는거죠.
⊙기자: 경찰은 은행 CCTV를 확보하고도 사건 발생 10여 일이 지나도록 용의자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상배입니다.
⊙기자: 주민등록증을 변조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3억원을 사용한 용의자입니다.
이 사람은 화학약품을 이용해 주민등록증을 변조했습니다.
먼저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지운 후 다른 사람의 인적사항을 적어 넣는 수법입니다.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여권을 발급받아 팔아온 일당도 있습니다.
진짜 주민등록증과 비교해 재질과 인쇄방법이 거의 똑같고 홀로그램까지 그려져 있어 눈으로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호경(인천 지방경찰청 외사계): 중국 내에서 기계와 모든 장비를 갖추고서 완벽하게 위조해서 국내로 다시 입수하는 그런 단계의 조직입니다.
⊙기자: 지난 99년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위변조를 막기 위한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이 선을 보였지만 위변조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 초부터는 화학약품을 사용해도 지워지지 않는 새로운 주민등록증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교묘해지는 위조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입니다.
⊙김충일(행정자치부 주민과): 스캐너라든가 컬러, 인쇄, 도안기술이 발달되니까 바로 쫓아오거든요.
⊙기자: 올 들어 주민등록 위변조와 관련한 범죄는 240여 건으로 대부분이 신용카드 발급 등에 악용되고 있어 피해자가 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진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위조 주민증 이용 5억 계좌 도둑
    • 입력 2002-08-1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은행에 맡겨진 남의 거액의 돈도 얼마든지 몰래 빼내갈 수 있는 그런 무서운 세상이 됐습니다. 주민등록증 하나만 위조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하니 더욱 놀랍기만 합니다. 문제는 이런 주민등록증 위변조를 막을 만한 신통한 대책이 없어서 지금도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집중취재 김상배, 박진영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30대 남자가 은행창구에서 텔레뱅킹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 남자는 이렇게 신청한 텔레뱅킹을 통해 농산물 판매상을 하는 이 모씨의 통장에서 5억원을 털었습니다. ⊙피해자: 도대체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없어진 것만 알지, 답답하죠. ⊙기자: 용의자는 주민등록증을 정교하게 위조해 텔레뱅킹 거래를 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가 주민등록증을 한 번도 분실한 적이 없는데도 겉모양뿐 아니라 발급 일자까지 같았습니다. ⊙은행직원: 텔레뱅킹 비밀번호를 모른다고해서 해 드렸어요. 주민번호, 통장번호 일치하고 얼굴이 본인이 확실하니까요. ⊙기자: 용의자는 이후 다섯 군데 은행계좌를 만들어 이 씨의 돈 5억원을 텔레뱅킹으로 분산 이체시켰습니다. 돈을 빨리 빼내기 위해서입니다. 텔레뱅킹으로는 하루 한 계좌에서 5000만원밖에 빼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용의자는 이체시킨 돈 5억원 가운데 3억 8000만원까지 뽑다가 들통이 났습니다. ⊙은행직원: 신분증 교묘하게 위조해서 육안으로도, 감별기로도 판별 불가능하면 할 수 없는거죠. ⊙기자: 경찰은 은행 CCTV를 확보하고도 사건 발생 10여 일이 지나도록 용의자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상배입니다. ⊙기자: 주민등록증을 변조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3억원을 사용한 용의자입니다. 이 사람은 화학약품을 이용해 주민등록증을 변조했습니다. 먼저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지운 후 다른 사람의 인적사항을 적어 넣는 수법입니다.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여권을 발급받아 팔아온 일당도 있습니다. 진짜 주민등록증과 비교해 재질과 인쇄방법이 거의 똑같고 홀로그램까지 그려져 있어 눈으로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호경(인천 지방경찰청 외사계): 중국 내에서 기계와 모든 장비를 갖추고서 완벽하게 위조해서 국내로 다시 입수하는 그런 단계의 조직입니다. ⊙기자: 지난 99년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위변조를 막기 위한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이 선을 보였지만 위변조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 초부터는 화학약품을 사용해도 지워지지 않는 새로운 주민등록증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교묘해지는 위조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입니다. ⊙김충일(행정자치부 주민과): 스캐너라든가 컬러, 인쇄, 도안기술이 발달되니까 바로 쫓아오거든요. ⊙기자: 올 들어 주민등록 위변조와 관련한 범죄는 240여 건으로 대부분이 신용카드 발급 등에 악용되고 있어 피해자가 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진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