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지원 발목잡는 행정 절차

입력 2002.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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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수재의연금을 내면 수재민에게 그 돈은 언제쯤 전달될까요?
⊙앵커: 보통 피해 조사하고 지원액 결정하고 이런저런 행정절차를 거치다 보면 한 달 이상 걸리겠죠.
⊙앵커: 한 달이라면 참 긴 시간인데요.
지원규모도 적고 또 신속하게 지원되지 못하는 복구지원비를 조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일부터 일주일 간 집중호우가 휩쓸고간 자리는 이제 복구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15명이 숨지고 농경지 3만여 헥타르가 침수됐으며 곳곳에 도로와 철도가 유실돼 8000여 억원의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피해 앞에 국민의 온정이 이어지며 수재민들과 아픔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각계 수재의연금이 최종 집계되는 전국 재해대책협의회에는 지금까지 120억원 정도의 성금이 답지 했습니다.
하지만 복구작업에 한창인 수재민들에게 수재의연금은 제때 지원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밤 갑작스런 폭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침수피해를 당한 김단봉 씨.수해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수재의연금은 커녕 응급구호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단봉(경기 이천): 다 고쳐야 되니까 보일러 같은 거 다 망가졌잖아요.
고쳐야 되니까 난감한 거예요.
빚을 다 져야 되니까...
⊙기자: 이처럼 수재의연금 지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행재해구호관련법 규정 때문입니다.
현행규정에 따르면 관할 시군구의 1차 피해조사에만도 평균 일주일이 걸립니다.
이어 담당 공무원이 피해지역을 다니면서 일일이 행정대장을 작성하고 상급 행정기관의 현지 확인절차를 거치는 데 또 일주일이 소요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원액 분배와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등 부처 간의 협의를 통한 지원액 결정에도 보통 일주일.
결국 성금이 수재민에게 실제 전달되기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립니다.
⊙김진호(전국 재해대책협의회): 이재민들의 상황이 여러 상황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저희들은 절차에 따라서 진행되어야 됩니다.
⊙기자: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농민을 돕기 위해 전국적으로 사랑의 양수기 보내기 운동이 전개됐던 지난해 5월.
각계에서 성금이 이어졌지만 양수기는 가뭄이 완전히 해갈된 뒤에야 지원됐습니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재민들은 제때 지원되지 못하는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기보다는 돈을 빌려 복구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박정분(경기 이천): 아무것도 안 주고 나중에 추산해서, 아니면 영수증 첨부해서 준다고 그러면 어느 세월에 이걸 하겠어요.
못하는 사람도 많고...
저희같은 경우는 다 외상으로 한 상태이니까 미리 국가에서 지원을 미리 하고...
⊙기자: 재해대책 지원비의 경우 이처럼 지급시기도 문제지만 농작물 침수피해를 입은 농민의 입장에서는 그 지원액수도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논 4000여 평이 모두 침수된 김준수 씨.
수해 뒤 웃자란 잡풀을 깎고 있는 김 씨는 지원금 얘기만 나와도 손사레를 칩니다.
⊙김준수(농민): 인력지원은 전혀 없고 침수피해라고 해서 작년 같은 경우에도 보면 돈 1만원, 1만 몇 천원밖에 이렇게밖에 안 넣어줬어요.
농약대금으로 해서...
⊙기자: 역시 현행 규정상 농작물 침수의 경우 국고지원이 되는 것은 농약비 일부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군 관계자: 사실 중앙부처에서 (사정을)알면서도 (농경지)범위가 워낙 크다 보니까, 침수피해가 나면 나중에 농약비만 지원해 줍니다.
⊙기자: 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와 복구작업, 일선 시군 관계자들 모두가 복구지원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 문제점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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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속 지원 발목잡는 행정 절차
    • 입력 2002-08-20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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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수재의연금을 내면 수재민에게 그 돈은 언제쯤 전달될까요? ⊙앵커: 보통 피해 조사하고 지원액 결정하고 이런저런 행정절차를 거치다 보면 한 달 이상 걸리겠죠. ⊙앵커: 한 달이라면 참 긴 시간인데요. 지원규모도 적고 또 신속하게 지원되지 못하는 복구지원비를 조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일부터 일주일 간 집중호우가 휩쓸고간 자리는 이제 복구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15명이 숨지고 농경지 3만여 헥타르가 침수됐으며 곳곳에 도로와 철도가 유실돼 8000여 억원의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피해 앞에 국민의 온정이 이어지며 수재민들과 아픔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각계 수재의연금이 최종 집계되는 전국 재해대책협의회에는 지금까지 120억원 정도의 성금이 답지 했습니다. 하지만 복구작업에 한창인 수재민들에게 수재의연금은 제때 지원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밤 갑작스런 폭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침수피해를 당한 김단봉 씨.수해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수재의연금은 커녕 응급구호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단봉(경기 이천): 다 고쳐야 되니까 보일러 같은 거 다 망가졌잖아요. 고쳐야 되니까 난감한 거예요. 빚을 다 져야 되니까... ⊙기자: 이처럼 수재의연금 지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행재해구호관련법 규정 때문입니다. 현행규정에 따르면 관할 시군구의 1차 피해조사에만도 평균 일주일이 걸립니다. 이어 담당 공무원이 피해지역을 다니면서 일일이 행정대장을 작성하고 상급 행정기관의 현지 확인절차를 거치는 데 또 일주일이 소요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원액 분배와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등 부처 간의 협의를 통한 지원액 결정에도 보통 일주일. 결국 성금이 수재민에게 실제 전달되기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립니다. ⊙김진호(전국 재해대책협의회): 이재민들의 상황이 여러 상황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저희들은 절차에 따라서 진행되어야 됩니다. ⊙기자: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농민을 돕기 위해 전국적으로 사랑의 양수기 보내기 운동이 전개됐던 지난해 5월. 각계에서 성금이 이어졌지만 양수기는 가뭄이 완전히 해갈된 뒤에야 지원됐습니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재민들은 제때 지원되지 못하는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기보다는 돈을 빌려 복구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박정분(경기 이천): 아무것도 안 주고 나중에 추산해서, 아니면 영수증 첨부해서 준다고 그러면 어느 세월에 이걸 하겠어요. 못하는 사람도 많고... 저희같은 경우는 다 외상으로 한 상태이니까 미리 국가에서 지원을 미리 하고... ⊙기자: 재해대책 지원비의 경우 이처럼 지급시기도 문제지만 농작물 침수피해를 입은 농민의 입장에서는 그 지원액수도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논 4000여 평이 모두 침수된 김준수 씨. 수해 뒤 웃자란 잡풀을 깎고 있는 김 씨는 지원금 얘기만 나와도 손사레를 칩니다. ⊙김준수(농민): 인력지원은 전혀 없고 침수피해라고 해서 작년 같은 경우에도 보면 돈 1만원, 1만 몇 천원밖에 이렇게밖에 안 넣어줬어요. 농약대금으로 해서... ⊙기자: 역시 현행 규정상 농작물 침수의 경우 국고지원이 되는 것은 농약비 일부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군 관계자: 사실 중앙부처에서 (사정을)알면서도 (농경지)범위가 워낙 크다 보니까, 침수피해가 나면 나중에 농약비만 지원해 줍니다. ⊙기자: 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와 복구작업, 일선 시군 관계자들 모두가 복구지원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 문제점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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