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동남아 출신 가사도우미 학대로 잇단 사망

입력 2018.03.02 (20:35) 수정 2018.03.0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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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웨이트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대한 인권유린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출신 여성들인데요.

마치 노예와 같은 심한 학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파원 연결합니다.

유석조 특파원,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대한 학대가 심각하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 이번에 학대로 숨진 여성, 누굽니까?

[리포트]

[기자]

네. 피해자는 올해 21살, 인도네시아 출신 가사도우미입니다.

이 여성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면서 학대를 받아 왔는데 지난달 11일, 숨졌습니다.

피해자의 몸에는 곳곳에 멍 자국이 있었고 곪은 상처도 여러 곳 발견됐습니다.

이 여성은 현관문 근처에서 묶어둔 개와 함께 잠을 자는 등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피해자를 고용했던 60대 여성과 이 여성의 두 자녀였습니다.

앞서 쿠웨이트에서는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필리핀 여성이 냉동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녀의 몸에서도 화상과 구타,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습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지난달 11일 : "필리핀 여성이 살해당한 뒤 냉장고에 갇혀 있었습니다. 1년 동안이나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겠다던 그녀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지난달 16일, 고국에 도착했는데요.

그녀를 고용한 부부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의 학대 문제는 양국 간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죠?

[기자]
네. 이번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지시로 쿠웨이트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들이 대거 귀국했는데요,

이들이 직접 증언한 내용 들어보시죠.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 "마치 동물처럼 우리를 대했어요. 잠도 못 자게 했고, 음식도 주지 않았어요."]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밖에 나가는 건 위험했어요."]

지난 1월에는 쿠웨이트에서 일하던 필리핀 가사도우미 4명이 성적 학대를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레나토 빌라/쿠웨이트 주재 필리핀 대사 : "지난해 접수된 학대 건수만 5천8백 건이 넘습니다. 일부는 성적 괴롭힘이나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가사도우미도 지난해 모두 62명이 숨졌는데요,

이 가운데에는 인신매매를 당한 희생자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앵커]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자국의 가사도우미들이 학대를 받는다면 당장 돌아오도록 조치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죠?

[기자]
네. 필리핀의 경우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가사도우미들이 벌어다 주는 돈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는 천 만명 이상으로, 필리핀 전체 인구의 10%에 달합니다.

지난해 이들이 본국으로 보낸 송금액은 281억 달러, 우리돈 30조 원이 넘습니다.

국내총생산인 GDP의 10%에 가까운 규모인데요.

필리핀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수입원 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침묵이 해외에서 일하는 자국의 가사도우미들을 인권 사각지대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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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동남아 출신 가사도우미 학대로 잇단 사망
    • 입력 2018-03-02 20:40:56
    • 수정2018-03-02 20:53:39
    글로벌24
[앵커]

쿠웨이트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대한 인권유린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출신 여성들인데요.

마치 노예와 같은 심한 학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파원 연결합니다.

유석조 특파원,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대한 학대가 심각하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 이번에 학대로 숨진 여성, 누굽니까?

[리포트]

[기자]

네. 피해자는 올해 21살, 인도네시아 출신 가사도우미입니다.

이 여성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면서 학대를 받아 왔는데 지난달 11일, 숨졌습니다.

피해자의 몸에는 곳곳에 멍 자국이 있었고 곪은 상처도 여러 곳 발견됐습니다.

이 여성은 현관문 근처에서 묶어둔 개와 함께 잠을 자는 등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피해자를 고용했던 60대 여성과 이 여성의 두 자녀였습니다.

앞서 쿠웨이트에서는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필리핀 여성이 냉동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녀의 몸에서도 화상과 구타,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습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지난달 11일 : "필리핀 여성이 살해당한 뒤 냉장고에 갇혀 있었습니다. 1년 동안이나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겠다던 그녀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지난달 16일, 고국에 도착했는데요.

그녀를 고용한 부부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의 학대 문제는 양국 간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죠?

[기자]
네. 이번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지시로 쿠웨이트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들이 대거 귀국했는데요,

이들이 직접 증언한 내용 들어보시죠.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 "마치 동물처럼 우리를 대했어요. 잠도 못 자게 했고, 음식도 주지 않았어요."]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밖에 나가는 건 위험했어요."]

지난 1월에는 쿠웨이트에서 일하던 필리핀 가사도우미 4명이 성적 학대를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레나토 빌라/쿠웨이트 주재 필리핀 대사 : "지난해 접수된 학대 건수만 5천8백 건이 넘습니다. 일부는 성적 괴롭힘이나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가사도우미도 지난해 모두 62명이 숨졌는데요,

이 가운데에는 인신매매를 당한 희생자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앵커]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자국의 가사도우미들이 학대를 받는다면 당장 돌아오도록 조치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죠?

[기자]
네. 필리핀의 경우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가사도우미들이 벌어다 주는 돈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는 천 만명 이상으로, 필리핀 전체 인구의 10%에 달합니다.

지난해 이들이 본국으로 보낸 송금액은 281억 달러, 우리돈 30조 원이 넘습니다.

국내총생산인 GDP의 10%에 가까운 규모인데요.

필리핀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수입원 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침묵이 해외에서 일하는 자국의 가사도우미들을 인권 사각지대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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