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네덜란드, ‘명확히 반대 안 하면 장기기증자 간주’

입력 2018.03.23 (20:34) 수정 2018.03.2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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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기기증 체계와 관련해 옵트 인과 옵트 아웃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옵트 인은 기증자가 생전에 기증 의사를 밝혔을 때에 한해서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방식이고, 옵트 아웃은 장기기증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모든 사람들을 장기 기증 대상자로 분류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는 옵트 인 방식을 취하고 있죠.

마찬가지로 옵트 인 방식이었던 네덜란드가 장기 기증 방식을 옵트 아웃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 런던 연결해 나눕니다.

[리포트]

[앵커]
박재용 특파원, 네덜란드가 언제부터 이 방식을 도입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는 2020년부터 도입될 전망입니다.

18살 이상인 네덜란드 국민들은 모두 장기 기증 의사 여부를 묻는 서한을 받게 됩니다.

서한은 6개월에 걸쳐 두 번 발송될 예정입니다.

서한을 받은 사람은 기증 찬성, 반대 여부나 친척 또는 특정인에게 위임하도록 하는 것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두 번 모두 답하지 않으면,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이후 언제든 장기기증 의사 여부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장기기증 방식을 변경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법안을 발의한 네덜란드 의원은 기증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피아 디크스트라/네덜란드 하원 의원 :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세요. 이 법안이 통과돼 정말 기쁩니다."]

네덜란드 NOS 방송은 지난해 상반기에 장기 기증자를 구하지 못해 5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네덜란드에서 현재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천 백여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NOS 방송은 새 법제와 함께 장기 기증자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민들의 사망 후 처리와 관련해 정부에 너무 많은 권력을 준다는 이유에섭니다.

실제로 법안은 작년에 하원에서 찬성 75, 반대 74로 통과된데 이어 지난달 상원에서도 찬성 38, 반대 36으로 가까스로 가결됐습니다.

[앵커]
박재용 특파원이 있는 영국에서도 비슷한 논의들이 나오고 있다죠?

[기자]
네, 영국의 웨일스에선 이미 2015년부터 해당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다만 유가족이 거부할 경우에는 기증이 이뤄지지 않는 다소 완화된 형태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도 비슷한 법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잉글랜드 역시 의회 차원에서 논의중입니다.

영국에선 현재 약 6천 5백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적합한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사람이 2016년에만 450명이 넘기 때문입니다.

[오데뜨/신장 이식 대기자 : "모든 시간을 기다리는 데에만 쓰고 있습니다. 이식이 가능하다는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죠."]

결국 옵트 아웃 제도로 장기 기증자를 늘리게 되면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만으로 장기 기증을 늘릴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2015년 제도가 도입된 웨일스에서는 2015년과 16년 사이 64명이 장기를 기증했지만 2016년에서 17년 사이에는 61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2016년에는 9명의 유가족이 반대해 기증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도의 개선보다 장기 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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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네덜란드, ‘명확히 반대 안 하면 장기기증자 간주’
    • 입력 2018-03-23 20:31:45
    • 수정2018-03-23 21:43:28
    글로벌24
[앵커] 장기기증 체계와 관련해 옵트 인과 옵트 아웃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옵트 인은 기증자가 생전에 기증 의사를 밝혔을 때에 한해서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방식이고, 옵트 아웃은 장기기증에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모든 사람들을 장기 기증 대상자로 분류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는 옵트 인 방식을 취하고 있죠. 마찬가지로 옵트 인 방식이었던 네덜란드가 장기 기증 방식을 옵트 아웃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 런던 연결해 나눕니다. [리포트] [앵커] 박재용 특파원, 네덜란드가 언제부터 이 방식을 도입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는 2020년부터 도입될 전망입니다. 18살 이상인 네덜란드 국민들은 모두 장기 기증 의사 여부를 묻는 서한을 받게 됩니다. 서한은 6개월에 걸쳐 두 번 발송될 예정입니다. 서한을 받은 사람은 기증 찬성, 반대 여부나 친척 또는 특정인에게 위임하도록 하는 것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두 번 모두 답하지 않으면,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이후 언제든 장기기증 의사 여부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장기기증 방식을 변경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법안을 발의한 네덜란드 의원은 기증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피아 디크스트라/네덜란드 하원 의원 :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세요. 이 법안이 통과돼 정말 기쁩니다."] 네덜란드 NOS 방송은 지난해 상반기에 장기 기증자를 구하지 못해 5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네덜란드에서 현재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천 백여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NOS 방송은 새 법제와 함께 장기 기증자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민들의 사망 후 처리와 관련해 정부에 너무 많은 권력을 준다는 이유에섭니다. 실제로 법안은 작년에 하원에서 찬성 75, 반대 74로 통과된데 이어 지난달 상원에서도 찬성 38, 반대 36으로 가까스로 가결됐습니다. [앵커] 박재용 특파원이 있는 영국에서도 비슷한 논의들이 나오고 있다죠? [기자] 네, 영국의 웨일스에선 이미 2015년부터 해당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다만 유가족이 거부할 경우에는 기증이 이뤄지지 않는 다소 완화된 형태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도 비슷한 법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잉글랜드 역시 의회 차원에서 논의중입니다. 영국에선 현재 약 6천 5백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적합한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사람이 2016년에만 450명이 넘기 때문입니다. [오데뜨/신장 이식 대기자 : "모든 시간을 기다리는 데에만 쓰고 있습니다. 이식이 가능하다는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죠."] 결국 옵트 아웃 제도로 장기 기증자를 늘리게 되면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만으로 장기 기증을 늘릴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2015년 제도가 도입된 웨일스에서는 2015년과 16년 사이 64명이 장기를 기증했지만 2016년에서 17년 사이에는 61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2016년에는 9명의 유가족이 반대해 기증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도의 개선보다 장기 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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