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충 선장, 선원 21명 목숨 구하고 자신은 숨져

입력 1990.03.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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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이런 선장은 말 그대로 선장입니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죽음 앞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은채 동료 선원 21명의 목숨을 구해주고 자신은 침몰하는 배와 함께 최후를 마친 하나호 선장 유정충 씨의 가족을 속초방송국 서기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서기상 기자 :

여기는 제주도 남서쪽 370마일 해상에서 조업중에 침몰한 하나호가 출항했던 강원도 속초항입니다. 이 배의 선장 유정충 씨는 높은 파도에 침몰하는 하나호에 끝까지 남아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 선원 21명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배와 함께 최후를 마쳤습니다.


유 씨는 한국해양대학에 입학한 하나뿐인 아들 승렬 군의 입학식을 닷새 앞두고 이러한 변을 당한 것입니다. 침몰 소식을 전해들은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은 통곡과 몸부림으로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한 가닥의 희망을 갖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김영비 (유정충 선장 부인) :

우리 애기 아빠는 돌아와야 돼. 죽지 않았는데, 찾아 주세요. 모두 다.


유승렬 (유 선장 아들) :

우리 아버지는 안 죽어서 꼭 돌아오겠다고 저한테 말했던 말이예요. 돌아온다고요.


서기상 기자 :

구조된 하나호의 선원들은 자신을 희생하고 선원들을 구한 유 씨의 시체라도 찾겠다며 사고 해역에서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속초 수협과 속초 선원 노조 측은 내일 제주도로 선원 인수단을 보낼 계획이어서 구조된 선원들은 빠르면 모레쯤 속초항에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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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정충 선장, 선원 21명 목숨 구하고 자신은 숨져
    • 입력 1990-03-02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이런 선장은 말 그대로 선장입니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죽음 앞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은채 동료 선원 21명의 목숨을 구해주고 자신은 침몰하는 배와 함께 최후를 마친 하나호 선장 유정충 씨의 가족을 속초방송국 서기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서기상 기자 :

여기는 제주도 남서쪽 370마일 해상에서 조업중에 침몰한 하나호가 출항했던 강원도 속초항입니다. 이 배의 선장 유정충 씨는 높은 파도에 침몰하는 하나호에 끝까지 남아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 선원 21명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배와 함께 최후를 마쳤습니다.


유 씨는 한국해양대학에 입학한 하나뿐인 아들 승렬 군의 입학식을 닷새 앞두고 이러한 변을 당한 것입니다. 침몰 소식을 전해들은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은 통곡과 몸부림으로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한 가닥의 희망을 갖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김영비 (유정충 선장 부인) :

우리 애기 아빠는 돌아와야 돼. 죽지 않았는데, 찾아 주세요. 모두 다.


유승렬 (유 선장 아들) :

우리 아버지는 안 죽어서 꼭 돌아오겠다고 저한테 말했던 말이예요. 돌아온다고요.


서기상 기자 :

구조된 하나호의 선원들은 자신을 희생하고 선원들을 구한 유 씨의 시체라도 찾겠다며 사고 해역에서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속초 수협과 속초 선원 노조 측은 내일 제주도로 선원 인수단을 보낼 계획이어서 구조된 선원들은 빠르면 모레쯤 속초항에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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