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구 외국어 투성이

입력 1990.08.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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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지구촌 시대를 살아야 하는 지금 다른 문화권에서 유입되는 외래어를 모두 외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외래어와 외국어는 좀 구분돼야 할 텐데 마구 사용되는 외국어 상품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과한 외국어, 김혜송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혜송 기자 :

모두가 우리 손으로 만들어졌고 우리가 늘 접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상품의 얼굴이라 할 이름만큼은 철저하게 다른 나라의 글자를 빌어 붙여지고 있고 외국어로 표기된 상품이 전체의 70%에 달하고 있다는 한 통계가 이를 증명합니다.

외국의 글자를 빌어 표기된 상품은 대개 외국어를 그대로 쓰거나 우리말과 외국말을 조합해 만든 것들이지만 우리말을 외국 글자로 적어놓은 것도 적지 않습니다.

이밖에도 영어 단어의 앞부분만을 따서 이름을 붙이거나 여러 나라의 글자를 조합해 상표를 만든 것도 눈에 띕니다.

이러한 외국어로 된 상표는 특히 유행에 민감한 상품일수록 더욱 두드러집니다.


화장품 상표는 우리말을 소리나는 대로 적거나 로마자로 표기해 서양 분위기를 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의류의 경우 우리말을 상표로 쓴 것은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정도일 뿐 외국의 지명이나 사람이름, 또는 단어를 그대로 쓴 것이 많습니다.

시민들 역시 외국어 상표를 단 제품에 더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연옥 (시민) :

외래어는 좀 어딘가 모르게 멋있어 보이고 좀 그런 경향이 있잖아요.


천성한 (시민) :

너무 많이 외제 물건들이 들어와 있으니까는 사람들도 그런 것 쓰면 좀 더 좋아 보이고 그러니까 쓰는 것 같애요.


김혜송 기자 :

이러한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생산자가 외국 명칭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심영섭 (제과업체 마켓팅 부장) :

초콜렛 같은 것은 주 소비층이 10대 여학생이어서 외국어를 많이 씁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사내 공모를 하기도 하고 대학생 자문위원을 위촉하여 아이디어를 수집합니다.


김혜송 기자 :

문구나 장난감 이름의 외국어 사용도 심각할 정도입니다.

어린이들이 쓸 필기 도구에 그려진 것은 외국만화의 주인공이며 인형의 모델은 금발의 서양미녀가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관승주 (학생) :

우리말로 쓴 것은 좀 나뻐보이고요, 영어로 쓴 게 더 좋아보이는것 같애요.


김혜송 기자 :

우리말을 사용한 것도 일부 눈에 띄지만 대개 유아용품들이며 국민학생들은 뜻도 잘 모르는 외국말 상표를 접하게 됩니다.


김민아 (학생) :

원더 키디 신발요.


김혜송 기자 :

무슨 뜻이에요?


김민아 (학생) :

만화요.


김혜송 기자 :

멋스러운 우리말을 찾아내고 가꾸는 것, 그것은 우리말과 함께 우리의 정신을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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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문구 외국어 투성이
    • 입력 1990-08-13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지구촌 시대를 살아야 하는 지금 다른 문화권에서 유입되는 외래어를 모두 외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외래어와 외국어는 좀 구분돼야 할 텐데 마구 사용되는 외국어 상품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과한 외국어, 김혜송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혜송 기자 :

모두가 우리 손으로 만들어졌고 우리가 늘 접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상품의 얼굴이라 할 이름만큼은 철저하게 다른 나라의 글자를 빌어 붙여지고 있고 외국어로 표기된 상품이 전체의 70%에 달하고 있다는 한 통계가 이를 증명합니다.

외국의 글자를 빌어 표기된 상품은 대개 외국어를 그대로 쓰거나 우리말과 외국말을 조합해 만든 것들이지만 우리말을 외국 글자로 적어놓은 것도 적지 않습니다.

이밖에도 영어 단어의 앞부분만을 따서 이름을 붙이거나 여러 나라의 글자를 조합해 상표를 만든 것도 눈에 띕니다.

이러한 외국어로 된 상표는 특히 유행에 민감한 상품일수록 더욱 두드러집니다.


화장품 상표는 우리말을 소리나는 대로 적거나 로마자로 표기해 서양 분위기를 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의류의 경우 우리말을 상표로 쓴 것은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정도일 뿐 외국의 지명이나 사람이름, 또는 단어를 그대로 쓴 것이 많습니다.

시민들 역시 외국어 상표를 단 제품에 더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연옥 (시민) :

외래어는 좀 어딘가 모르게 멋있어 보이고 좀 그런 경향이 있잖아요.


천성한 (시민) :

너무 많이 외제 물건들이 들어와 있으니까는 사람들도 그런 것 쓰면 좀 더 좋아 보이고 그러니까 쓰는 것 같애요.


김혜송 기자 :

이러한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생산자가 외국 명칭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심영섭 (제과업체 마켓팅 부장) :

초콜렛 같은 것은 주 소비층이 10대 여학생이어서 외국어를 많이 씁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사내 공모를 하기도 하고 대학생 자문위원을 위촉하여 아이디어를 수집합니다.


김혜송 기자 :

문구나 장난감 이름의 외국어 사용도 심각할 정도입니다.

어린이들이 쓸 필기 도구에 그려진 것은 외국만화의 주인공이며 인형의 모델은 금발의 서양미녀가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관승주 (학생) :

우리말로 쓴 것은 좀 나뻐보이고요, 영어로 쓴 게 더 좋아보이는것 같애요.


김혜송 기자 :

우리말을 사용한 것도 일부 눈에 띄지만 대개 유아용품들이며 국민학생들은 뜻도 잘 모르는 외국말 상표를 접하게 됩니다.


김민아 (학생) :

원더 키디 신발요.


김혜송 기자 :

무슨 뜻이에요?


김민아 (학생) :

만화요.


김혜송 기자 :

멋스러운 우리말을 찾아내고 가꾸는 것, 그것은 우리말과 함께 우리의 정신을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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