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환증정금지로 꽃 소각

입력 1993.08.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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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꽃 소비량의 약 60%가 경조사 등에 보내는 화환을 만드는데 사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당국이 최근 과소비 억제 차원에서 경조사에 화환 증정행위를 일절 금지토록 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당국의 대안 없는 정책을 원망하던 꽃 재배 농가에서는 꽃을 소각하는 등 폐기 사태가 일고 있습니다. 강선규 기자가 현장을 찾아서 그 문제점 등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강선규 기자 :

농민들의 땀과 정성이 결실 없이 재가 되는 순간입니다. 잘려나가고 뽑혀지고 불에 태워지는 꽃들 속엔 농민들의 긴 한숨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애써 가꾼 꽃들이 소비자들에게 선도 보이기 전에 모두 말라 죽어 있습니다. 값 폭락으로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자 농민들이 재초제를 뿌려 말라 죽게 한 것입니다. 사정 한파에다 당국의 화환 규제 방침 등이 전해지면서 꽃이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맹우 (부산시 강동) :

화환규제 이후에 꽃도 팔리지도 않고 가격도 폭락하고 사실은 떨어내봐야 인건비도 나오지도 않고 그래서 폐기 처분할라고 그래서 제초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강선규 기자 :

우루과이 라운드 대체 작목으로 당국에서 농민들에게 권장한 작목이 바로 이 꽃입니다. 그러던 당국이 과소비 추방 등을 이유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화환을 규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국내 꽃 소비량의 60% 정도가 경조사 등에 소비되는 행사용 화환인 점을 고려 할 때 농민들에게 엄청난 타격인 것입니다.


고광용 (한국 화훼협회 사무국장) :

농림수산부에서는 권장을 하고 보사부에서는 꽃의 소비를 막는 것은 정부의 주 행정기관의 어떤 정책의 불일치를 그걸로 인한 피해는 바로 우리 화훼 농민들이 보고 있는 것입니다.


강선규 기자 :

폐농과 전업의 길을 맞게 된 농심은 마침내 생존권 차원의 집단 행동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강대갑 (경기도 고양시 오금동) :

백화점 같은데 가보면 옷 한 벌에 몇 백만 원씩 하는데 왜 이 꽃이 과소비로 평가받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강선규 기자 :

당황한 당국에서 뒤늦게 꽃 소비 운동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 운동으로 과연 꽃 소비를 얼마나 촉진할 수 있을까.


곽병화 (고려대 원예과 교수) :

정책적으로 그건 미봉책에 불과하고요 근본적인 대책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몇 년 후를 내다보고서 어떻게 해야 되는데 갑작스럽게 정책을 세워가지고 참 영세한 우리 화훼 농민들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은 안 좋을 것 같고요.


강선규 기자 :

부처간에도 일치하지 않는 정책, 내일을 내다볼 수 없는 일관성 없고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당국은 농민의 신임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석안남 (고양시 오금동) :

소를 길르라고 그래서 소를 길렀다가 그것도 안돼 고추를 길르라 해 고추를 길렀는데 이제 와서는 꽃을 한번 길러봐라. 꽃을 시작을 했는데 정부에서는 꽃을 규제를 하고 당국을 믿고 어떻게 농사를 짓고 농민들은 계속 빚만 지고 살 길이 없습니다.


강선규 기자 :

당국에 대한 원망 속에 농심마저 떠나고 있는 농촌.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우루과이 라운드 태풍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지.

KBS 뉴스 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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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환증정금지로 꽃 소각
    • 입력 1993-08-01 21:00:00
    뉴스 9

그동안 국내 꽃 소비량의 약 60%가 경조사 등에 보내는 화환을 만드는데 사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당국이 최근 과소비 억제 차원에서 경조사에 화환 증정행위를 일절 금지토록 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당국의 대안 없는 정책을 원망하던 꽃 재배 농가에서는 꽃을 소각하는 등 폐기 사태가 일고 있습니다. 강선규 기자가 현장을 찾아서 그 문제점 등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강선규 기자 :

농민들의 땀과 정성이 결실 없이 재가 되는 순간입니다. 잘려나가고 뽑혀지고 불에 태워지는 꽃들 속엔 농민들의 긴 한숨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애써 가꾼 꽃들이 소비자들에게 선도 보이기 전에 모두 말라 죽어 있습니다. 값 폭락으로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자 농민들이 재초제를 뿌려 말라 죽게 한 것입니다. 사정 한파에다 당국의 화환 규제 방침 등이 전해지면서 꽃이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맹우 (부산시 강동) :

화환규제 이후에 꽃도 팔리지도 않고 가격도 폭락하고 사실은 떨어내봐야 인건비도 나오지도 않고 그래서 폐기 처분할라고 그래서 제초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강선규 기자 :

우루과이 라운드 대체 작목으로 당국에서 농민들에게 권장한 작목이 바로 이 꽃입니다. 그러던 당국이 과소비 추방 등을 이유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화환을 규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국내 꽃 소비량의 60% 정도가 경조사 등에 소비되는 행사용 화환인 점을 고려 할 때 농민들에게 엄청난 타격인 것입니다.


고광용 (한국 화훼협회 사무국장) :

농림수산부에서는 권장을 하고 보사부에서는 꽃의 소비를 막는 것은 정부의 주 행정기관의 어떤 정책의 불일치를 그걸로 인한 피해는 바로 우리 화훼 농민들이 보고 있는 것입니다.


강선규 기자 :

폐농과 전업의 길을 맞게 된 농심은 마침내 생존권 차원의 집단 행동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강대갑 (경기도 고양시 오금동) :

백화점 같은데 가보면 옷 한 벌에 몇 백만 원씩 하는데 왜 이 꽃이 과소비로 평가받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강선규 기자 :

당황한 당국에서 뒤늦게 꽃 소비 운동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 운동으로 과연 꽃 소비를 얼마나 촉진할 수 있을까.


곽병화 (고려대 원예과 교수) :

정책적으로 그건 미봉책에 불과하고요 근본적인 대책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몇 년 후를 내다보고서 어떻게 해야 되는데 갑작스럽게 정책을 세워가지고 참 영세한 우리 화훼 농민들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은 안 좋을 것 같고요.


강선규 기자 :

부처간에도 일치하지 않는 정책, 내일을 내다볼 수 없는 일관성 없고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당국은 농민의 신임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석안남 (고양시 오금동) :

소를 길르라고 그래서 소를 길렀다가 그것도 안돼 고추를 길르라 해 고추를 길렀는데 이제 와서는 꽃을 한번 길러봐라. 꽃을 시작을 했는데 정부에서는 꽃을 규제를 하고 당국을 믿고 어떻게 농사를 짓고 농민들은 계속 빚만 지고 살 길이 없습니다.


강선규 기자 :

당국에 대한 원망 속에 농심마저 떠나고 있는 농촌.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우루과이 라운드 태풍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지.

KBS 뉴스 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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