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지하거래 성행

입력 1993.11.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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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바로 이련 부동산 브로커가 서울에만 2만여명이 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추산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직 공무원에서부터 부동산이나 건설업계 출신 등 주로 땅을 잘 아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로 구성이 돼 있지만 한 가지 공통된 것이

있습니다. 뚜렷한 주거지나 사무실이 없이 쭉 다방을 활등무대로 은밀하게 거래를 주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한식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부동산 브로커는 드러내놓고 영업하는 사무실이 따로 없습니다. 비교적 오래 됐거나 이름있는 도심지 다방들이 바로 이들의 활동무대이며 사무실입니다. 서울의 경우 종로 일대와 서초동 역삼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 지역의 다방들이 주요 거점입니다. 오전 10시쯤 일찌감치 다방으로 출근해 차 한두 잔 시켜놓고 하루 중일 소일하며 어디론가 부지런히 전화거는 사람들, 이러한 부동산 브로커는 서울 시내에만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의 사기수법은 시세보다 훨씬 싼 물건이 나와 있다는 달콤한 말로써 시작합니다.


“시세 3천 5백만원 나가던 건데 2천만원에 (팔려고)하니 사람들 많이 모여요.”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부동산은 존재하지도 않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이를 감추기 위해 인맥을 내세우거나 거짓서류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인맥을 통해서 물건 확보하죠 부동산들이 아무리 해도 씨도 안 먹히죠.”


이들은 주도면밀한 방식을 통해 일반인들은 물론 부동산 업자까지 속입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을 끼고 하게 돼요.”


이들은 정식 부동산 소개소마다 연결돼 있어 서류 작성 시 이들의 명의를 빌리고 있습니다.

“서류 만드는데는 하자 없어요. 하자 없어요.”


이들은 큰 건을 성사시킨 뒤 곧바로 흩어지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으며 단속만으로는 그 뿌리를 캐내기 어렵다는 것이 사법 당국의 말입니다. 결국 일확천금을 노리는 허황된 투기바람이 사라지고 건전한 부동산 유통질서가 확립되지 않는 한 이들의 은밀한 활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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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지하거래 성행
    • 입력 1993-11-10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바로 이련 부동산 브로커가 서울에만 2만여명이 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추산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직 공무원에서부터 부동산이나 건설업계 출신 등 주로 땅을 잘 아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로 구성이 돼 있지만 한 가지 공통된 것이

있습니다. 뚜렷한 주거지나 사무실이 없이 쭉 다방을 활등무대로 은밀하게 거래를 주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한식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부동산 브로커는 드러내놓고 영업하는 사무실이 따로 없습니다. 비교적 오래 됐거나 이름있는 도심지 다방들이 바로 이들의 활동무대이며 사무실입니다. 서울의 경우 종로 일대와 서초동 역삼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 지역의 다방들이 주요 거점입니다. 오전 10시쯤 일찌감치 다방으로 출근해 차 한두 잔 시켜놓고 하루 중일 소일하며 어디론가 부지런히 전화거는 사람들, 이러한 부동산 브로커는 서울 시내에만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의 사기수법은 시세보다 훨씬 싼 물건이 나와 있다는 달콤한 말로써 시작합니다.


“시세 3천 5백만원 나가던 건데 2천만원에 (팔려고)하니 사람들 많이 모여요.”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부동산은 존재하지도 않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이를 감추기 위해 인맥을 내세우거나 거짓서류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인맥을 통해서 물건 확보하죠 부동산들이 아무리 해도 씨도 안 먹히죠.”


이들은 주도면밀한 방식을 통해 일반인들은 물론 부동산 업자까지 속입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을 끼고 하게 돼요.”


이들은 정식 부동산 소개소마다 연결돼 있어 서류 작성 시 이들의 명의를 빌리고 있습니다.

“서류 만드는데는 하자 없어요. 하자 없어요.”


이들은 큰 건을 성사시킨 뒤 곧바로 흩어지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으며 단속만으로는 그 뿌리를 캐내기 어렵다는 것이 사법 당국의 말입니다. 결국 일확천금을 노리는 허황된 투기바람이 사라지고 건전한 부동산 유통질서가 확립되지 않는 한 이들의 은밀한 활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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