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됐다 억지

입력 1994.02.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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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자 보따리 내놔라’ 하는 식의 옛말이 있습니다. 어제 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북한병사 두 명의 송환에 대처하는 북한 측의 태도가 바로 그런 식 이였습니다. 북한 방송들은 오늘, 서해에서 표류 중이던 두 명의 병사들의 귀환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들은 납치됐었다. 그리고 한국 측은 이들을 귀순시키려고 회유했었다. 이렇게 생떼를 부렸습니다. 북한방송 화면이 흑백인 점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보도에 김종진 기자입니다.


김종진 기자 :

어제 판문점을 통해 송환된, 김철진 북한군 하사와 김경철 삼등병. 엿새 만에 건강을 되찾고, 자신들의 뜻대로 북한으로 돌아간 이들은,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대적인 환대를 받았습니다.


북한중앙방송 :

남조선 괴뢰들은, 끌어간 우리인민들을 1차 돌려보내는 대신, 억류해 놓고 갖은 희유와 기만으로 귀순시켜보려고 했으나, 우리의 최고사령관 동지의 품속에서 자나난 일당백 군인들의 혁명적 절개와 의지를 꺾을 수 없었습니다. 적들 속에서 혁명적 신념을 지켜 싸운, 조선인민경비대 군인들이 군복을 입고 보무당당히 군사분계선 경계선을 넘어 사회주의 조국의 품에 안겼습니다. 이어 통일각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계시기에, 자기들이 기어이 사회주의조국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고 하면서’ 최고사령관 동지를 옹호 보위하는 충심효자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진 기자 :

지난달 27일. 백령도 해상에서 실신상태로 표류 중이던 이들은, 그동안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자신들의 뜻대로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본인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 인도적인 배려가 이들의 송환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이들이 북한 땅을 밟는 그 순간부터, 구조는 납치로, 인도적 송환은 회유에 의한 귀순강요로 둔갑하고 말았습니다. 이임모 노인의 송환 등, 몇 차례 인도적인 절차 때마다 보였던 북한의 태도는, 이번에도 그대로 되풀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종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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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치됐다 억지
    • 입력 1994-02-02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자 보따리 내놔라’ 하는 식의 옛말이 있습니다. 어제 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북한병사 두 명의 송환에 대처하는 북한 측의 태도가 바로 그런 식 이였습니다. 북한 방송들은 오늘, 서해에서 표류 중이던 두 명의 병사들의 귀환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들은 납치됐었다. 그리고 한국 측은 이들을 귀순시키려고 회유했었다. 이렇게 생떼를 부렸습니다. 북한방송 화면이 흑백인 점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보도에 김종진 기자입니다.


김종진 기자 :

어제 판문점을 통해 송환된, 김철진 북한군 하사와 김경철 삼등병. 엿새 만에 건강을 되찾고, 자신들의 뜻대로 북한으로 돌아간 이들은,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대적인 환대를 받았습니다.


북한중앙방송 :

남조선 괴뢰들은, 끌어간 우리인민들을 1차 돌려보내는 대신, 억류해 놓고 갖은 희유와 기만으로 귀순시켜보려고 했으나, 우리의 최고사령관 동지의 품속에서 자나난 일당백 군인들의 혁명적 절개와 의지를 꺾을 수 없었습니다. 적들 속에서 혁명적 신념을 지켜 싸운, 조선인민경비대 군인들이 군복을 입고 보무당당히 군사분계선 경계선을 넘어 사회주의 조국의 품에 안겼습니다. 이어 통일각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계시기에, 자기들이 기어이 사회주의조국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고 하면서’ 최고사령관 동지를 옹호 보위하는 충심효자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진 기자 :

지난달 27일. 백령도 해상에서 실신상태로 표류 중이던 이들은, 그동안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자신들의 뜻대로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본인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 인도적인 배려가 이들의 송환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이들이 북한 땅을 밟는 그 순간부터, 구조는 납치로, 인도적 송환은 회유에 의한 귀순강요로 둔갑하고 말았습니다. 이임모 노인의 송환 등, 몇 차례 인도적인 절차 때마다 보였던 북한의 태도는, 이번에도 그대로 되풀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종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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