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제품 전초기지화

입력 1994.02.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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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앵커 :

국내 백화점들이 국산화장품 매장을 차츰 없애고, 그자리에 외제화장품 매장을 앞다투어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국산화장품보다 외제화장품이 훨씬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머지않아서 우리 백화점에는, 외제화장품만 쌓이고 국산화장품은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원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원배 기자 :

서울 중심부에 있는 한 대형백화점 화장품 매장. 지난해 8월, 2개의 국내 화장품사가 백화점측의 재계약 거부로 철수한데 이어, 이달말이면 다시 3개의 국산상표가 똑같은 사정으로 매장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외제 유명화장품사가 대신 들어설 예정 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백화점들이 잇따라 국산화장품 매장을 없애고 있습니다. 화장품의 경우, 외제냐 국산이냐에 따라, 같은 백화점에서도 매출액이 보통 7-8배, 심한 경우 10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이경우, 백화점이 받아들이는 월세 수입도 2-3배씩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백화점들은, 외국 유명화장품사를 유치하기 위해 앞다투어 나서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국내업체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계약조건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국내 화장품사에게는 평당 9백만원에 가까운 보증금을 요구하면서도, 외국 입점업체에는 한푼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 :

수입브랜드에서 보증금을 안줄려고 그러죠. 보증금까지 내면서 입점을 안할려 그러죠. 자기들이 아쉬울게 없으니까.


김원배 기자 :

매출액에 상관없이, 백화점이 일정한 임대료 수입을 보장받는 이른바, ‘월세하한선’이라는 것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또, 거액이 들어가는 실내장식비까지도 백화점이 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외제화장품 수입이 92년보다 78%가 늘어났습니다. 아직도 고객의 외면을 받고 있는 국내화장품의 낮은 품질과 백화점들의 돈벌이 상혼이 어우러져, 국내 대형백화점들이 외제화장품 판매의 전초기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원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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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제품 전초기지화
    • 입력 1994-02-19 21:00:00
    뉴스 9

김광일 앵커 :

국내 백화점들이 국산화장품 매장을 차츰 없애고, 그자리에 외제화장품 매장을 앞다투어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국산화장품보다 외제화장품이 훨씬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머지않아서 우리 백화점에는, 외제화장품만 쌓이고 국산화장품은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원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원배 기자 :

서울 중심부에 있는 한 대형백화점 화장품 매장. 지난해 8월, 2개의 국내 화장품사가 백화점측의 재계약 거부로 철수한데 이어, 이달말이면 다시 3개의 국산상표가 똑같은 사정으로 매장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외제 유명화장품사가 대신 들어설 예정 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백화점들이 잇따라 국산화장품 매장을 없애고 있습니다. 화장품의 경우, 외제냐 국산이냐에 따라, 같은 백화점에서도 매출액이 보통 7-8배, 심한 경우 10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이경우, 백화점이 받아들이는 월세 수입도 2-3배씩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백화점들은, 외국 유명화장품사를 유치하기 위해 앞다투어 나서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국내업체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계약조건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국내 화장품사에게는 평당 9백만원에 가까운 보증금을 요구하면서도, 외국 입점업체에는 한푼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 :

수입브랜드에서 보증금을 안줄려고 그러죠. 보증금까지 내면서 입점을 안할려 그러죠. 자기들이 아쉬울게 없으니까.


김원배 기자 :

매출액에 상관없이, 백화점이 일정한 임대료 수입을 보장받는 이른바, ‘월세하한선’이라는 것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또, 거액이 들어가는 실내장식비까지도 백화점이 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외제화장품 수입이 92년보다 78%가 늘어났습니다. 아직도 고객의 외면을 받고 있는 국내화장품의 낮은 품질과 백화점들의 돈벌이 상혼이 어우러져, 국내 대형백화점들이 외제화장품 판매의 전초기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원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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