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사 문씨 귀국...50년만에 조국에 와

입력 1994.08.12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규원 앵커 :

50여년 동안 중국과 미얀마를 떠돌며, 오직 조국을 찾겠다는 신념으로 죽음의 현장을 넘어온 문충일씨가 오늘 가족과 함께 조국의 품에 안겼습니다. 문씨 가족들은 지난해 2월 태국의 마약왕인 쿤사진영을 탈출해서 그동안 방콕에 숨어 살아왔습니다.

박찬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찬욱 기자 :

그리던 조국땅을 밟는 순간, 이들의 눈에선 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50여년 만에 안긴 조국의 품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문충일씨 :

내조국의 품에 안기니, 대륙보다 더 큰 것 같습니다. 더 광활한 것 같습니다. 한없이 기쁩니다. 철옹에서 빠져나온 새와 같은 심정입니다.


박찬욱 기자 :

문씨는 어렸을 때 중국으로 건너간 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으로 탈출을 기도하다 15년간 감옥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천안문사태 때는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갖은 핍박을 받아 더 이상 중국에 머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문씨는 그 뒤, 미얀마를 거쳐 태국의 마약조직인 준사왕국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며 생활하던 중, 생명에 위협을 느껴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충일씨 :

우리집에 한국인들이 다니고, 이러니까 그분들이 저를 한국인의 간첩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만약 그분들이 이렇게 이제 생각만하면, 우리 목숨은 뭐 언제 달아날는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탈출을 한 겁니다.


박찬욱 기자 :

이들은 우선, 후원회의 도움으로 미금시에 임시거처를 마련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문제를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해 나갈 작정입니다.


문충일씨 :

애국심만 있고, 충성심만 있으면 그 무슨 위치에 서서 무슨 일을 하든 상관이 있습니까? 저는 나가서 저 노동 현장에 가서 진땀을 홀리면서 일하고 싶습니다.


박찬욱 기자 :

KBS 뉴스, 박찬욱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쿤사 문씨 귀국...50년만에 조국에 와
    • 입력 1994-08-12 21:00:00
    뉴스 9

이규원 앵커 :

50여년 동안 중국과 미얀마를 떠돌며, 오직 조국을 찾겠다는 신념으로 죽음의 현장을 넘어온 문충일씨가 오늘 가족과 함께 조국의 품에 안겼습니다. 문씨 가족들은 지난해 2월 태국의 마약왕인 쿤사진영을 탈출해서 그동안 방콕에 숨어 살아왔습니다.

박찬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찬욱 기자 :

그리던 조국땅을 밟는 순간, 이들의 눈에선 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50여년 만에 안긴 조국의 품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문충일씨 :

내조국의 품에 안기니, 대륙보다 더 큰 것 같습니다. 더 광활한 것 같습니다. 한없이 기쁩니다. 철옹에서 빠져나온 새와 같은 심정입니다.


박찬욱 기자 :

문씨는 어렸을 때 중국으로 건너간 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으로 탈출을 기도하다 15년간 감옥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천안문사태 때는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갖은 핍박을 받아 더 이상 중국에 머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문씨는 그 뒤, 미얀마를 거쳐 태국의 마약조직인 준사왕국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며 생활하던 중, 생명에 위협을 느껴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충일씨 :

우리집에 한국인들이 다니고, 이러니까 그분들이 저를 한국인의 간첩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만약 그분들이 이렇게 이제 생각만하면, 우리 목숨은 뭐 언제 달아날는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탈출을 한 겁니다.


박찬욱 기자 :

이들은 우선, 후원회의 도움으로 미금시에 임시거처를 마련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문제를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해 나갈 작정입니다.


문충일씨 :

애국심만 있고, 충성심만 있으면 그 무슨 위치에 서서 무슨 일을 하든 상관이 있습니까? 저는 나가서 저 노동 현장에 가서 진땀을 홀리면서 일하고 싶습니다.


박찬욱 기자 :

KBS 뉴스, 박찬욱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