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명단은 살인 목표

입력 1994.09.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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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방금 들으신 개인 정보유출, 바로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이제 위험수위까지 왔습니다. 살인조직들까지 이를 쉽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계속해서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지존파 일당이 갖고 있던 한 유통업계의 고객명단입니다. 범인들이 이 명단을 확보했던 이유는, 놀랍게도 손쉽게 살인 목표를 찾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고객명단을 가지고 실제로 시도한 적이 있습니까?”


김현양 :

추석 뒤 (범행)하려 했는데 잡혀서...


장한식 기자 :

노동판에만 전전했다는 범인들이 서울로 추정되는 이 유통업계 고객명단을 어떻게 입수했을까? 그러나 이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신용카드 회사나 백화점들의 대금청구서 작성 과정에서 엄청난 개인 정보가 거침없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한 업체당 매달 수만장에서 수십만장에 이르는 대금 청구서를 직접 작성해 발송할 수 없으므로 이를 외부 전산용역업체들에 맡깁니다. 이들 업체가 곧 개인정보 판매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개인정보 판매회사 직원 :

(카드회사, 백화점이) 용역업체에 (대금청구서) 맡기면 정보 입수해요.


장한식 기자 :

한 개인정보 판매회사에서 고객용으로 만든 비밀자료 선전책자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자신들이 확보한 고객의 주소와 직업, 지역, 소득 등, 여러 가지 항목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으며, 그 수량도 일목요연하게 적혀있습니다. 크레디트 카드 보유자는, 122만3천명에 이르며, 골프클럽 회원명단은 물론, 대학이나 여고동창생 명부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고급정보는, 1명당 백원까지 하고 보통은 50원 정도해요”


장한식 기자 :

이 같은 개인정보는, 금융기관은 물론, 심지어 행정이나 경찰관서를 통해 유출되기도 합니다. 살인집단까지 손쉽게 입수할 수 있게 된 개인정보. 정보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이젠 그 한계를 분명히 그어야 할 때가 됐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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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고객명단은 살인 목표
    • 입력 1994-09-22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방금 들으신 개인 정보유출, 바로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이제 위험수위까지 왔습니다. 살인조직들까지 이를 쉽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계속해서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지존파 일당이 갖고 있던 한 유통업계의 고객명단입니다. 범인들이 이 명단을 확보했던 이유는, 놀랍게도 손쉽게 살인 목표를 찾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고객명단을 가지고 실제로 시도한 적이 있습니까?”


김현양 :

추석 뒤 (범행)하려 했는데 잡혀서...


장한식 기자 :

노동판에만 전전했다는 범인들이 서울로 추정되는 이 유통업계 고객명단을 어떻게 입수했을까? 그러나 이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신용카드 회사나 백화점들의 대금청구서 작성 과정에서 엄청난 개인 정보가 거침없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한 업체당 매달 수만장에서 수십만장에 이르는 대금 청구서를 직접 작성해 발송할 수 없으므로 이를 외부 전산용역업체들에 맡깁니다. 이들 업체가 곧 개인정보 판매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개인정보 판매회사 직원 :

(카드회사, 백화점이) 용역업체에 (대금청구서) 맡기면 정보 입수해요.


장한식 기자 :

한 개인정보 판매회사에서 고객용으로 만든 비밀자료 선전책자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자신들이 확보한 고객의 주소와 직업, 지역, 소득 등, 여러 가지 항목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으며, 그 수량도 일목요연하게 적혀있습니다. 크레디트 카드 보유자는, 122만3천명에 이르며, 골프클럽 회원명단은 물론, 대학이나 여고동창생 명부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고급정보는, 1명당 백원까지 하고 보통은 50원 정도해요”


장한식 기자 :

이 같은 개인정보는, 금융기관은 물론, 심지어 행정이나 경찰관서를 통해 유출되기도 합니다. 살인집단까지 손쉽게 입수할 수 있게 된 개인정보. 정보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이젠 그 한계를 분명히 그어야 할 때가 됐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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