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파 살인사건으로 실종자 가족들 불안

입력 1994.09.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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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사실 전국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만 해도 가출 또는 실종신고가 돼서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사람들이 2만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요즘 이런 실종자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한기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기봉 기자 :

결성된 지 5년이 지난 전국실종자 가족협의회가 어제부터 계속 걸려오는 전화에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언제 가출됐습니까? 실종요? 알겠습니다”


한기봉 기자 :

신고자들은 한결같이 연쇄납치 살인사건 이후, 행방불명된 가족들이 이 같은 폭력조직에 희생되지 않았을까하는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실종인 신고 가족 :

장모님이 어디가 살아있다는 걸 보고, 저도 믿고 있고요, 지금도 밤이 오면은 좀 불안한 감이 있죠. 혹시 그 사람들 저녁에 들어올까 안 들어올까 그런 마음이...


한기봉 기자 :

서울시 경찰청에 미아가출인 신고를 접수하는 182센터에는, 폭력조직의 연쇄살인사건 이후 행방불명된 가족을 찾아달라는 민원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10건이었던 행방불명 신고건수가 오늘 하루 동안 30% 늘어난 140여건으로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해마다 행방불명신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행방불명과 관련된 수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찰이 행방불명신고를 범죄와 연관된 특별한 혐의가 없는 한, 사건으로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청 폭력계장 :

친구들과 싸우고, 부모한테 야단맞고 나간 놈 낄 어떻게 수사를 하냔 말이야! 그거를. 3만건이라는 수사를. 지금 현실적으로 터지는 사건만 해도 감당을 못하는데...


한기봉 기자 :

결국, 갑자기 사람이 사라져도 경찰의 수사는, 기대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실종신고에 대한 경찰의 무관심으로 지난해 행방불명신고 4만건 가운데 해결된 건수는, 46%에 불과합니다. 지난 91년 3만7천건이었던 행방불명신고는, 해마다 5%씩 늘어나고 있지만 행방불명 처리실적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기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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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파 살인사건으로 실종자 가족들 불안
    • 입력 1994-09-22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사실 전국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만 해도 가출 또는 실종신고가 돼서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사람들이 2만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요즘 이런 실종자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한기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기봉 기자 :

결성된 지 5년이 지난 전국실종자 가족협의회가 어제부터 계속 걸려오는 전화에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언제 가출됐습니까? 실종요? 알겠습니다”


한기봉 기자 :

신고자들은 한결같이 연쇄납치 살인사건 이후, 행방불명된 가족들이 이 같은 폭력조직에 희생되지 않았을까하는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실종인 신고 가족 :

장모님이 어디가 살아있다는 걸 보고, 저도 믿고 있고요, 지금도 밤이 오면은 좀 불안한 감이 있죠. 혹시 그 사람들 저녁에 들어올까 안 들어올까 그런 마음이...


한기봉 기자 :

서울시 경찰청에 미아가출인 신고를 접수하는 182센터에는, 폭력조직의 연쇄살인사건 이후 행방불명된 가족을 찾아달라는 민원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10건이었던 행방불명 신고건수가 오늘 하루 동안 30% 늘어난 140여건으로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해마다 행방불명신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행방불명과 관련된 수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찰이 행방불명신고를 범죄와 연관된 특별한 혐의가 없는 한, 사건으로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청 폭력계장 :

친구들과 싸우고, 부모한테 야단맞고 나간 놈 낄 어떻게 수사를 하냔 말이야! 그거를. 3만건이라는 수사를. 지금 현실적으로 터지는 사건만 해도 감당을 못하는데...


한기봉 기자 :

결국, 갑자기 사람이 사라져도 경찰의 수사는, 기대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실종신고에 대한 경찰의 무관심으로 지난해 행방불명신고 4만건 가운데 해결된 건수는, 46%에 불과합니다. 지난 91년 3만7천건이었던 행방불명신고는, 해마다 5%씩 늘어나고 있지만 행방불명 처리실적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기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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