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년 주부들

입력 1994.10.17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윤성 앵커 :

어느새 문득 흔들리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놀라는 쪽은 중년주부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계속해서 유석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연극 “첼로”중에서

“이제 누구의 무엇도 아닌 내 자신으로 남은 날들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유석조 기자 :

중년주부의 갈등과 방황, 그리고 홀로서기를 다룬 이 연극에 4-50대 주부관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중년부인과 젊은 남자, 주인공들은 언뜻 비윤리적인 관계로 설정됐지만, 연극의 주제가 바로 자신들을 말하고 있기 때 문입니다.


진순임 (50대 주부관객) :

연극에서 배고픔.허기진 게 있다는데 우리가 그런 걸 느껴요. 남편들 다 잘해주죠. 근데 대화에서는 그분들의 생활과 우리의 이렇게 갭이 있어요.


유석조 기자 :

1남1녀의 어머니인 46살 성영애 씨. 아침 8시 남편과 아이들을 직장과 학교로 보낸 뒤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남편이 건설회사 중역이지만, 1주일 전부터 백화점 주부사원으로 일합니다.


성영애 (백화점 유아휴게실 근무) :

애들은 애들대로, 또 아빠는 아빠대로 바쁘니깐 약간 소위 되는 것 같고, 너무 또 사회에서 격리가 되다시피 하니까 주부들이요, 소외되고 조금 뒤떨어지는 거 아닌가하는 그런 걸 느껴요.


유석조 기자 :

며느리까지 본 53살 최상춘씨. 시부모나 애들한테 치받칠 일도 없는데 동네 봉제공장에 나가 일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최상춘 (서울시 안현동) :

하루 종일 둘이 앉아서 뭐해, 빨래래야 얼 마할 가없고 며느리가 다 하고

나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으니까 시간보내기가 좀 그렇고...


유석조 기자 :

동네 스포츠센터엔 항상 중년주부들로 만원입니다. 자신들이 늙어간다는 것에 초조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근매 (55세, 서울시 등촌동) :

50세가 넘으니까 다리도 좀 아파지고, 머리가 아프다면 아, 내가 나이가 많아져가지고 이세 고장이 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석조 기자 :

남편과 자녀들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바쳐온 4-50대 주부들. 이제는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산다는 고민과 소외감을 떨치기 위해 또 한 번 쫓기듯 살아갑니다.

KBS 뉴스, 유석조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흔들리는 중년 주부들
    • 입력 1994-10-17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어느새 문득 흔들리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놀라는 쪽은 중년주부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계속해서 유석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연극 “첼로”중에서

“이제 누구의 무엇도 아닌 내 자신으로 남은 날들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유석조 기자 :

중년주부의 갈등과 방황, 그리고 홀로서기를 다룬 이 연극에 4-50대 주부관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중년부인과 젊은 남자, 주인공들은 언뜻 비윤리적인 관계로 설정됐지만, 연극의 주제가 바로 자신들을 말하고 있기 때 문입니다.


진순임 (50대 주부관객) :

연극에서 배고픔.허기진 게 있다는데 우리가 그런 걸 느껴요. 남편들 다 잘해주죠. 근데 대화에서는 그분들의 생활과 우리의 이렇게 갭이 있어요.


유석조 기자 :

1남1녀의 어머니인 46살 성영애 씨. 아침 8시 남편과 아이들을 직장과 학교로 보낸 뒤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남편이 건설회사 중역이지만, 1주일 전부터 백화점 주부사원으로 일합니다.


성영애 (백화점 유아휴게실 근무) :

애들은 애들대로, 또 아빠는 아빠대로 바쁘니깐 약간 소위 되는 것 같고, 너무 또 사회에서 격리가 되다시피 하니까 주부들이요, 소외되고 조금 뒤떨어지는 거 아닌가하는 그런 걸 느껴요.


유석조 기자 :

며느리까지 본 53살 최상춘씨. 시부모나 애들한테 치받칠 일도 없는데 동네 봉제공장에 나가 일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최상춘 (서울시 안현동) :

하루 종일 둘이 앉아서 뭐해, 빨래래야 얼 마할 가없고 며느리가 다 하고

나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으니까 시간보내기가 좀 그렇고...


유석조 기자 :

동네 스포츠센터엔 항상 중년주부들로 만원입니다. 자신들이 늙어간다는 것에 초조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근매 (55세, 서울시 등촌동) :

50세가 넘으니까 다리도 좀 아파지고, 머리가 아프다면 아, 내가 나이가 많아져가지고 이세 고장이 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석조 기자 :

남편과 자녀들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바쳐온 4-50대 주부들. 이제는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산다는 고민과 소외감을 떨치기 위해 또 한 번 쫓기듯 살아갑니다.

KBS 뉴스, 유석조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