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구조체계 일원화 돼야

입력 1994.10.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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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고에서 사망자의 절반가량은, 한시간이 넘게 구조를 기다리다가 숨졌습니다. 각각 따로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 또 군부대는 물론 최선을 다했습니다만은 공조체계 없이 제각기 구조활동을 폈고 그나마 전문 구조장비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재난 신고체계도 무척 복잡하고 전문구조인력도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주영 기자 :

아침 7시40분,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시민들은 신속히 112, 119를 찾았습니다.


소방서 녹음자료 :

“여보세요?”

“지금 성수대교가 무너졌어요.”


“네?”

“다리가 끊어졌다니까요. 차가 떨어지고 난리났어요.”


아침 7시48분 :

“성수대교 무너졌으니 현장 출동하라.”


김주영 기자 :

그러나 훨씬 앞선 7시42분에 경찰은 소방구조대에는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적절한 구조장비도 없이 현장출동을 서둘렀습니다. 공조체계는 이때부터 무너졌습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하는 기동성을 보였습니다. 이때 30여명의 승객들은, 상판위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8시가 채 못돼 도착한 경찰 보트는, 인명구조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헬기가 도착하고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미 사망 직전에 이른 부상자 후송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부상자들은 차가운 상판위에서 안타깝게 숨져갔습니다.


한강 순찰대원 :

함부로 실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골절이나 이렇게 뼈를 다친 환자들을 어떤 받침대 없이 싣게 되면은 오히려 이 사람들이 정확하게 치료가 안 되고.


김주영 기자 :

그나마 제대로 된 장비와 인력을 갖춘 소방헬기는, 경찰의 연락이 전혀 없었고 구조작업도 경찰헬기보다 10분 이상 늦어졌습니다. 경찰과 소방서. 행정관청이 모두 제각기 움직이는 데다 복잡한 신고체계도 응급 대응을 지연시켰습니다.


박준호 (서울 종로 소방서장) :

경찰이나 소방이나 어느 분야든 한번만 신고하면 모두 현장에 즉각 출동이 가능한 그런 단일화... 단일 신고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김주영 기자 :

원시적인 대형 참사였지만, 유기적이고 신속한 인명구조체계만 갖춰졌더라면 인명피해는 훨씬 줄일 수도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주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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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구조체계 일원화 돼야
    • 입력 1994-10-22 21:00:00
    뉴스 9

어제 사고에서 사망자의 절반가량은, 한시간이 넘게 구조를 기다리다가 숨졌습니다. 각각 따로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 또 군부대는 물론 최선을 다했습니다만은 공조체계 없이 제각기 구조활동을 폈고 그나마 전문 구조장비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재난 신고체계도 무척 복잡하고 전문구조인력도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주영 기자 :

아침 7시40분,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시민들은 신속히 112, 119를 찾았습니다.


소방서 녹음자료 :

“여보세요?”

“지금 성수대교가 무너졌어요.”


“네?”

“다리가 끊어졌다니까요. 차가 떨어지고 난리났어요.”


아침 7시48분 :

“성수대교 무너졌으니 현장 출동하라.”


김주영 기자 :

그러나 훨씬 앞선 7시42분에 경찰은 소방구조대에는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적절한 구조장비도 없이 현장출동을 서둘렀습니다. 공조체계는 이때부터 무너졌습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하는 기동성을 보였습니다. 이때 30여명의 승객들은, 상판위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8시가 채 못돼 도착한 경찰 보트는, 인명구조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헬기가 도착하고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미 사망 직전에 이른 부상자 후송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부상자들은 차가운 상판위에서 안타깝게 숨져갔습니다.


한강 순찰대원 :

함부로 실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골절이나 이렇게 뼈를 다친 환자들을 어떤 받침대 없이 싣게 되면은 오히려 이 사람들이 정확하게 치료가 안 되고.


김주영 기자 :

그나마 제대로 된 장비와 인력을 갖춘 소방헬기는, 경찰의 연락이 전혀 없었고 구조작업도 경찰헬기보다 10분 이상 늦어졌습니다. 경찰과 소방서. 행정관청이 모두 제각기 움직이는 데다 복잡한 신고체계도 응급 대응을 지연시켰습니다.


박준호 (서울 종로 소방서장) :

경찰이나 소방이나 어느 분야든 한번만 신고하면 모두 현장에 즉각 출동이 가능한 그런 단일화... 단일 신고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김주영 기자 :

원시적인 대형 참사였지만, 유기적이고 신속한 인명구조체계만 갖춰졌더라면 인명피해는 훨씬 줄일 수도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주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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