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영업 술집들 탈법 영업현장

입력 1995.06.05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류근찬 앵커 :

그렇게 단속을 한다고 하는데도 허가 없이 밤새 술을 파는 변태업소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들을 접대부로 고용하는 것은 보통이고 국산양주를 외국산양주라고 속여서 20배가 넘는 바가지를 씌우기가 일쑤였다고 그럽니다. 그 탈법의 현장을 김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철민 기자 :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각. 네온간판이 모두 꺼져 어두운 술집골목에 앳된 젊은이들이 서성이고 있습니다. 변태 심야영업을 하는 술집에 손님을 끌어들이는 이른바 삐끼들입니다. 취재진에게도 어김없이 다가옵니다.


삐끼 (술집유인책) :

술 한 잔 하시죠. 아가씨도 구경하고 들어와서 마음에 안 들면 나오세요.


김철민 기자 :

이들은 자신이 끌어들인 손님의 매상에서 40%를 영업수당으로 받아 챙깁니다. 그래서인지 거절하는 손님들에게도 집요하게 매달립니다.


삐끼 :

아가씨가 마음에 안 들면 더 이상 얘기 안 할게요.


김철민 기자 :

이들을 따라 골목 귀퉁이에 있는 한 지하술집의 밀실로 들어갔습니다. 내부는 모두 칸막이가 돼 있고 노래방기계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영업허가도 없는 불법업소입니다.


여종업원 :

안녕하세요. 인사드릴게요. 이00예요.


김철민 기자 :

나이를 물어보자 이상하다는 듯 옆자리에 있던 종업원이 자리를 뜹니다. 잠시 후 마담언니라는 사람이 들어와 취재진의 신분을 확인하려 듭니다.


지배인 :

얘들이 이제 17살 이예요. 어디서 근무하세요? 이 근처예요?


김철민 기자 :

주문이 끝나자 웨이터가 양주 한 병을 들고 왔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누가 볼까 서둘러 병을 따는 모습이 어딘지 어색합니다. 그 이유를 주방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손님에게 내놓는 고급양주는 빈병뿐이고 여기에 싸구려 국산양주를 채워넣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최고급 외국산양주입니다. 이 양주 빈병에 7, 8천 원짜리 국산양주를 채워넣고 한 병에 12만원씩 팔고 있습니다. 잠시 자리를 뜬 후 검찰단속반과 함께 들어갔습니다.


업주 :

나를 왜 찍어요. 카메라로... 나를 왜 찍느냐고?


김철민 기자 :

술시중을 들던 여종업원들이 허둥지둥 고개를 감춥니다. 확인결과 이들 중 2명은 17살이었고 심지어 15살짜리도 있었습니다. 술시중을 들던 이들과 가짜 양주를 만들던 웨이터 그리고 손님을 끌어들인 이른바 삐끼 모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이틀 뒤 단속을 비웃듯 풀려나왔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야영업 술집들 탈법 영업현장
    • 입력 1995-06-05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그렇게 단속을 한다고 하는데도 허가 없이 밤새 술을 파는 변태업소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들을 접대부로 고용하는 것은 보통이고 국산양주를 외국산양주라고 속여서 20배가 넘는 바가지를 씌우기가 일쑤였다고 그럽니다. 그 탈법의 현장을 김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철민 기자 :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각. 네온간판이 모두 꺼져 어두운 술집골목에 앳된 젊은이들이 서성이고 있습니다. 변태 심야영업을 하는 술집에 손님을 끌어들이는 이른바 삐끼들입니다. 취재진에게도 어김없이 다가옵니다.


삐끼 (술집유인책) :

술 한 잔 하시죠. 아가씨도 구경하고 들어와서 마음에 안 들면 나오세요.


김철민 기자 :

이들은 자신이 끌어들인 손님의 매상에서 40%를 영업수당으로 받아 챙깁니다. 그래서인지 거절하는 손님들에게도 집요하게 매달립니다.


삐끼 :

아가씨가 마음에 안 들면 더 이상 얘기 안 할게요.


김철민 기자 :

이들을 따라 골목 귀퉁이에 있는 한 지하술집의 밀실로 들어갔습니다. 내부는 모두 칸막이가 돼 있고 노래방기계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영업허가도 없는 불법업소입니다.


여종업원 :

안녕하세요. 인사드릴게요. 이00예요.


김철민 기자 :

나이를 물어보자 이상하다는 듯 옆자리에 있던 종업원이 자리를 뜹니다. 잠시 후 마담언니라는 사람이 들어와 취재진의 신분을 확인하려 듭니다.


지배인 :

얘들이 이제 17살 이예요. 어디서 근무하세요? 이 근처예요?


김철민 기자 :

주문이 끝나자 웨이터가 양주 한 병을 들고 왔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누가 볼까 서둘러 병을 따는 모습이 어딘지 어색합니다. 그 이유를 주방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손님에게 내놓는 고급양주는 빈병뿐이고 여기에 싸구려 국산양주를 채워넣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최고급 외국산양주입니다. 이 양주 빈병에 7, 8천 원짜리 국산양주를 채워넣고 한 병에 12만원씩 팔고 있습니다. 잠시 자리를 뜬 후 검찰단속반과 함께 들어갔습니다.


업주 :

나를 왜 찍어요. 카메라로... 나를 왜 찍느냐고?


김철민 기자 :

술시중을 들던 여종업원들이 허둥지둥 고개를 감춥니다. 확인결과 이들 중 2명은 17살이었고 심지어 15살짜리도 있었습니다. 술시중을 들던 이들과 가짜 양주를 만들던 웨이터 그리고 손님을 끌어들인 이른바 삐끼 모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이틀 뒤 단속을 비웃듯 풀려나왔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