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기적을

입력 1995.07.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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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매몰현장에서 생존자가 또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교육대학체육관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기쁨과 함께 오늘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희망을 거의 포기했던 가족들은 박 양이 구출되는 장면을 보면서 환호의 박수를 보냈고 사라져가는 한 가닥 희망을 다시 붙들었습니다.

고영태 기자의 보도입니다.


고영태 기자 :

오늘오전 반승현양의 생존소식이 전해진 서울교대 체육관. 보름이 넘도록 기다림에 지친 몸과 마음으로 생존자 소식을 접한 실종자 가족들은 처음에는 믿기지 않는 듯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두음 죽인 채 텔레비전을 통해 구출장면을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들은, 비로소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난 것을 실감 했습니다. 구조의 순간을 지켜본 가족 모두는 자신들에게도 이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었습니다. 깜깜한 지하에서 17일을 견딘 박 양의 강인한 생명력은 실종자 가족들의 꺼져가던 희망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실종자 가족 :

우리도 또 혹시나 하고 쟤 나오는 거 보고 지금 희망을 더 걸어야지. 희망 안가질 수 있습니까?


고영태 기자 :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의 열기는 식고 이 같은 기적이 자신과는 관계없는 듯,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기만 했습니다. 보름이 넘도록 콘크리트 더미 속에 묻혀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가슴만 태우는 실종자 가족들. 기적을 바라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 흘러 하루빨리 시신이라도 찾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실종자 가족 :

8월에나 끝난다는데 그때 나온 시신은 형체가 없어 주인도 못 찾아...


고영태 기자 :

유지환 양 이후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생존자 소식에 목말라 했던 실종자가족들. 오늘 들려온 단비 같은 박 양의 생존소식에 사라져가는 희망을 다시 한 번 추스렸습니다.

KBS 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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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도 기적을
    • 입력 1995-07-15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매몰현장에서 생존자가 또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교육대학체육관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기쁨과 함께 오늘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희망을 거의 포기했던 가족들은 박 양이 구출되는 장면을 보면서 환호의 박수를 보냈고 사라져가는 한 가닥 희망을 다시 붙들었습니다.

고영태 기자의 보도입니다.


고영태 기자 :

오늘오전 반승현양의 생존소식이 전해진 서울교대 체육관. 보름이 넘도록 기다림에 지친 몸과 마음으로 생존자 소식을 접한 실종자 가족들은 처음에는 믿기지 않는 듯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두음 죽인 채 텔레비전을 통해 구출장면을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들은, 비로소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난 것을 실감 했습니다. 구조의 순간을 지켜본 가족 모두는 자신들에게도 이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었습니다. 깜깜한 지하에서 17일을 견딘 박 양의 강인한 생명력은 실종자 가족들의 꺼져가던 희망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실종자 가족 :

우리도 또 혹시나 하고 쟤 나오는 거 보고 지금 희망을 더 걸어야지. 희망 안가질 수 있습니까?


고영태 기자 :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의 열기는 식고 이 같은 기적이 자신과는 관계없는 듯,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기만 했습니다. 보름이 넘도록 콘크리트 더미 속에 묻혀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가슴만 태우는 실종자 가족들. 기적을 바라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 흘러 하루빨리 시신이라도 찾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실종자 가족 :

8월에나 끝난다는데 그때 나온 시신은 형체가 없어 주인도 못 찾아...


고영태 기자 :

유지환 양 이후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생존자 소식에 목말라 했던 실종자가족들. 오늘 들려온 단비 같은 박 양의 생존소식에 사라져가는 희망을 다시 한 번 추스렸습니다.

KBS 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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