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첩, 남한침투 경로; 해안선 경계망 허술

입력 1997.11.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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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이번에 검거된 부부간첩의 침투경로를 보면 아직도 우리군의 해안선 경계망 곳곳에 구멍이 나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강릉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 부부간첩의 침투 경로를 이승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이승환 기자 :

평안남도 남포 공작기지에서 부부간첩과 무장한명 등 20여명을 태운 공작모선이 출발한 것은 지난 7월 30일밤, 서해 공해상으로 나가 중국의 양자강 하구에서 기름 등을 보급받은 공작모선은 제주도를 돌아 8월 2일 밤 9시 거제도 남방 30km 공해상에 도착했습니다. 부부간첩과 안내원 등은 다시 5톤크기의 반잠수정에 옮겨타고 두시간만에 거제도 해금강 일대의 갈곶리 해안 500미터까지 접근한뒤 잠수정에서 내려 수영으로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공해상을 통과해 잠수정으로 침투하는 전형적인 해상침투전술로 3일만에 유유히 들어온 것입니다. 주변에는 레이다 기지 3곳이 있었고, 1개 대대 백여명의 군병력이 해안선 경계와 선박확인임무를 맡고 있었지만 특수 페인트칠을 한 잠수정은 레이다와 초소경계망 어디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군당국은 거제도의 해안선 전체길이가 휴전선에 맞먹는 276km인데다 휴가철을 맞아 밤낚시 등을 하려는 어선 3천여척이 바다에 떠있어 잠수정을 잡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철통 경계망을 유지하겠다던 다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침투간첩은 하루밤을 은신해있다 다음날 새벽 시외버스를 타고 거제도를 빠져나갔습니다.

KBS 뉴스, 이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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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간첩, 남한침투 경로; 해안선 경계망 허술
    • 입력 1997-11-20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이번에 검거된 부부간첩의 침투경로를 보면 아직도 우리군의 해안선 경계망 곳곳에 구멍이 나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강릉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 부부간첩의 침투 경로를 이승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이승환 기자 :

평안남도 남포 공작기지에서 부부간첩과 무장한명 등 20여명을 태운 공작모선이 출발한 것은 지난 7월 30일밤, 서해 공해상으로 나가 중국의 양자강 하구에서 기름 등을 보급받은 공작모선은 제주도를 돌아 8월 2일 밤 9시 거제도 남방 30km 공해상에 도착했습니다. 부부간첩과 안내원 등은 다시 5톤크기의 반잠수정에 옮겨타고 두시간만에 거제도 해금강 일대의 갈곶리 해안 500미터까지 접근한뒤 잠수정에서 내려 수영으로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공해상을 통과해 잠수정으로 침투하는 전형적인 해상침투전술로 3일만에 유유히 들어온 것입니다. 주변에는 레이다 기지 3곳이 있었고, 1개 대대 백여명의 군병력이 해안선 경계와 선박확인임무를 맡고 있었지만 특수 페인트칠을 한 잠수정은 레이다와 초소경계망 어디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군당국은 거제도의 해안선 전체길이가 휴전선에 맞먹는 276km인데다 휴가철을 맞아 밤낚시 등을 하려는 어선 3천여척이 바다에 떠있어 잠수정을 잡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철통 경계망을 유지하겠다던 다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침투간첩은 하루밤을 은신해있다 다음날 새벽 시외버스를 타고 거제도를 빠져나갔습니다.

KBS 뉴스, 이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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