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경찰관 사인 위조해 엽총빼돌려 심야시간대 너구리 고라니 등 잡는 밀렵꾼들 #야간밀렵 밀렵단속반

입력 1997.12.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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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경 앵커 :

요즘 전국 곳곳에서 불법밀렵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특히 밀렵꾼들이 경찰에 영치돼 있어야 할 총기류를 빼돌린 뒤에 심야 시간대를 이용해서 야생동물들을 마구 잡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야간에 이루어지는 불법밀렵 현장을 고발합니다.

이석호 기자입니다.


⊙이석호 기자 :

인적이 끊긴 산길 낯선 차량이 도로옆 숲속에 연신 불빛을 비춥니다. 밀렵 감시단이 차량을 덮쳐 사냥개와 마대 자루를 찾아냅니다.


"죽었어요?"

"아니 살았어요."


본능적인 위기감에 죽은 채 하고 있던 너구리 한마리가 감시단에 구조됩니다.


"너구리 뭐로 잡았어요?"

"개로 잡았어요. 저기 내려오면서..."


또다른 밀렵 차량이 감시단의 눈에 띕니다. 차 안에서 껍질이 벗겨진 채 숨져있는 고라니 한마리가 발견됩니다. 고라니의 구성물에선 채 온기가 식지 않았습니다. 적발된 엽총엔 아직도 쏘고 남은 탄알이 장전돼 있습니다.


"뭐 하려고 잡았어요?"

"누가 필요하다고 해서..."


또다른 밀렵 차량이 연이어 감시단에 적발됩니다. 차안 은밀한 장소에서 숨겨놓았던 엽총과 실탄이 줄줄이 쏟아집니다. 내장과 피를 빼앗긴 채 처참하게 숨진 고라니도 근처에서 발견됩니다. 이들은 밤에는 파출소에 맡겨야 할 이런 엽총을 가지고 불법 야간 사냥을 즐겨왔습니다. 이들은 밤에는 파출소에 엽총을 맡긴 것처럼 총기관리 수첩에 경찰관 사인을 위조해 적어 엽총을 빼돌려 왔습니다.


"서명은 어떻게 된거죠?"

"제가 했습니다. 처음 (경찰관 서명)보고요."


더욱 놀라운 것은 경찰이 총번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소지 면허를 내주는 등 총기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허술한 총기관리와 불법 보신 사냥 야생동물들은 밤이 두렵습니다.

KBS 뉴스, 이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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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7-12-03 21:00:00
    뉴스 9

⊙황수경 앵커 :

요즘 전국 곳곳에서 불법밀렵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특히 밀렵꾼들이 경찰에 영치돼 있어야 할 총기류를 빼돌린 뒤에 심야 시간대를 이용해서 야생동물들을 마구 잡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야간에 이루어지는 불법밀렵 현장을 고발합니다.

이석호 기자입니다.


⊙이석호 기자 :

인적이 끊긴 산길 낯선 차량이 도로옆 숲속에 연신 불빛을 비춥니다. 밀렵 감시단이 차량을 덮쳐 사냥개와 마대 자루를 찾아냅니다.


"죽었어요?"

"아니 살았어요."


본능적인 위기감에 죽은 채 하고 있던 너구리 한마리가 감시단에 구조됩니다.


"너구리 뭐로 잡았어요?"

"개로 잡았어요. 저기 내려오면서..."


또다른 밀렵 차량이 감시단의 눈에 띕니다. 차 안에서 껍질이 벗겨진 채 숨져있는 고라니 한마리가 발견됩니다. 고라니의 구성물에선 채 온기가 식지 않았습니다. 적발된 엽총엔 아직도 쏘고 남은 탄알이 장전돼 있습니다.


"뭐 하려고 잡았어요?"

"누가 필요하다고 해서..."


또다른 밀렵 차량이 연이어 감시단에 적발됩니다. 차안 은밀한 장소에서 숨겨놓았던 엽총과 실탄이 줄줄이 쏟아집니다. 내장과 피를 빼앗긴 채 처참하게 숨진 고라니도 근처에서 발견됩니다. 이들은 밤에는 파출소에 맡겨야 할 이런 엽총을 가지고 불법 야간 사냥을 즐겨왔습니다. 이들은 밤에는 파출소에 엽총을 맡긴 것처럼 총기관리 수첩에 경찰관 사인을 위조해 적어 엽총을 빼돌려 왔습니다.


"서명은 어떻게 된거죠?"

"제가 했습니다. 처음 (경찰관 서명)보고요."


더욱 놀라운 것은 경찰이 총번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소지 면허를 내주는 등 총기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허술한 총기관리와 불법 보신 사냥 야생동물들은 밤이 두렵습니다.

KBS 뉴스, 이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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