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식물 검역에 구멍

입력 1998.05.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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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진 앵커 :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국산 수박씨앗이 수박재배 농민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 씨앗으로 재배된 수박은 제대로 익지않거나, 익어도 먹지 못할 상태로 변해서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수박씨앗이 국내 농가에 대량 보급된 것은 종묘회사와 식물 검역당국의 무사안일주의 때문입니다.

엄경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엄경철 기자 :

시장에 내다 팔 비닐하우스 수박이 온통 하얗습니다. 쪼개는 수박마다 모두 설익었습니다. 그나마 조금 익었다는 수박 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 정진대 (수박재배농가) :

심이 박혀서 먹지도 못하고 자라는 것도 아니고 팔 수도 없고...


⊙ 엄경철 기자 :

이젠 팔지 못할 수박을 내다 버리는 일이 하루 일과가 됐습니다. 30여 km 떨어진 또다른 수박 재배농가, 버려진 수박이 곳곳에 나뒹굽니다.


⊙ 김태극 (수박재배농가) :

작고 기형이어서 팔리겠습니까?


⊙ 엄경철 기자 :

전국적으로 피해농가는 천여 가구, 경북과 전북, 충청남북도 등 모두 25개 시군에서 120만평이 넘습니다. 피해농가가 재배한 수박용 종자는 FR킹Ⅱ, 모두 같은 회사에서 구입했습니다.


⊙ 구본문 (홍농종묘 영업부장) :

중국에서 종자를 들여왔는데 일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 임상실험이나 소독은 했습니까?

박종자는 소독 안 합니다.


⊙ 엄경철 기자 :

이 수박용 씨앗에 침투한 병균은 오이녹반 모자이크 바이러스, 중국에서 부산을 거쳐 들어오는 동안 검역대상에서 아예 제외됐습니다.


⊙ 추길광 (식물검역소 검역기획과장) :

검역대상 병균이 아닙니다. 국내에 있는 바이러스거든요.


⊙ 엄경철 기자 :

우리 나라의 있다는 이유만으로 검역대상에서 제외된 바이러스, 그러나 국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 천정옥 박사 (농진청 식물병리과) :

일단 감염이 되면 특별한 치료제는 없고, 이동된 작물은 조기에 빨리 제거 소각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 되겠습니다.


⊙ 엄경철 기자 :

허술한 검역절차와 종묘회사의 무신경으로 피땀어린 한해 수박농사가 헛수고로 돌아갔습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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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식물 검역에 구멍
    • 입력 1998-05-16 21:00:00
    뉴스 9

⊙ 김종진 앵커 :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국산 수박씨앗이 수박재배 농민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 씨앗으로 재배된 수박은 제대로 익지않거나, 익어도 먹지 못할 상태로 변해서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수박씨앗이 국내 농가에 대량 보급된 것은 종묘회사와 식물 검역당국의 무사안일주의 때문입니다.

엄경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엄경철 기자 :

시장에 내다 팔 비닐하우스 수박이 온통 하얗습니다. 쪼개는 수박마다 모두 설익었습니다. 그나마 조금 익었다는 수박 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 정진대 (수박재배농가) :

심이 박혀서 먹지도 못하고 자라는 것도 아니고 팔 수도 없고...


⊙ 엄경철 기자 :

이젠 팔지 못할 수박을 내다 버리는 일이 하루 일과가 됐습니다. 30여 km 떨어진 또다른 수박 재배농가, 버려진 수박이 곳곳에 나뒹굽니다.


⊙ 김태극 (수박재배농가) :

작고 기형이어서 팔리겠습니까?


⊙ 엄경철 기자 :

전국적으로 피해농가는 천여 가구, 경북과 전북, 충청남북도 등 모두 25개 시군에서 120만평이 넘습니다. 피해농가가 재배한 수박용 종자는 FR킹Ⅱ, 모두 같은 회사에서 구입했습니다.


⊙ 구본문 (홍농종묘 영업부장) :

중국에서 종자를 들여왔는데 일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 임상실험이나 소독은 했습니까?

박종자는 소독 안 합니다.


⊙ 엄경철 기자 :

이 수박용 씨앗에 침투한 병균은 오이녹반 모자이크 바이러스, 중국에서 부산을 거쳐 들어오는 동안 검역대상에서 아예 제외됐습니다.


⊙ 추길광 (식물검역소 검역기획과장) :

검역대상 병균이 아닙니다. 국내에 있는 바이러스거든요.


⊙ 엄경철 기자 :

우리 나라의 있다는 이유만으로 검역대상에서 제외된 바이러스, 그러나 국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 천정옥 박사 (농진청 식물병리과) :

일단 감염이 되면 특별한 치료제는 없고, 이동된 작물은 조기에 빨리 제거 소각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 되겠습니다.


⊙ 엄경철 기자 :

허술한 검역절차와 종묘회사의 무신경으로 피땀어린 한해 수박농사가 헛수고로 돌아갔습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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