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민주화 시위> 민중의 힘에 무릎 꿇어

⊙ 길종섭 앵커 :

결코 재임 중에 물러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던 수하르토의 자만심을 꺾은 것은 역시 성난 민중의 힘이었습니다. 또, 여기에 미국 등 국제 여론의 사임 압력도 수하르토로 하여금 무릎을 꿇게 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김인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김인영 기자 :

수하르토가 하야를 결정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더 이상 버티다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 수하르토 대통령 :

국정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이 어렵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인영 기자 :

그의 사임은 물론 32년 독재에 염증을 느낀 대학생들의 대규모 시위에서부터 비롯됐습니다. IMF 위기 이후 인도네시아가 겪고 있는 총체적인 위기의 근본 원인이 장기 집권에 있다는 판단 아래 대학생들은 수하르토의 즉각 퇴진을 투쟁의 최대 목표로 삼았습니다. 특히 하라모꼬 국회의장을 선봉으로 자신의 수족이던 집권 볼카르당 소속 의원 350명이 반기를 든 어제가 수하르토에게는 최대 고비였습니다.

⊙ 빈센트 (자카르타 포스트 편집국장) :

의원들이 반기를 들면서 수하르토는 하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김인영 기자 :

이와 함께 미국의 공식적인 사임 촉구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 울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

역사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입니다.

⊙ 김인영 기자 :

수하르토의 마지막 버팀목인 군부마저 의회 지도자들의 하야 요구에 지지를 보내며 수하르토에게 등을 돌린 것도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어젯밤 위란토 군사령관 등 군부 실력자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수하르토가 사임해야만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군부에 의해 32년간 권좌를 지켜왔던 수하르토는 결국 믿었던 군부에 의해 축출당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