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거액 도박 야외가 더 안전?

입력 1998.09.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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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781-1234

야외가 더 안전?


⊙ 김종진 앵커 :

주로 밀폐된 장소만 찾던 도박꾼들이 갈수록 대범해 지고 있습니다. 서울 한복판인 남산공원에서 그것도 대낮에 폭력배까지 동원한 거액의 도박판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야외가 오히려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기동취재부 엄경철 기자입니다.


⊙ 엄경철 기자 :

서울 시민의 휴식처 남산공원입니다. 공원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만원짜리 지폐가 화투판에 널려 있습니다. 곧이어 수표 수십 여장이 쏟아집니다. 다시 화투패가 돌아갑니다.


- 좋아, 난 50만원 걸었어.


단 1분만에 결판납니다.


- 자, 백50(만원)입니다.


웬만한 봉급쟁이 한달 월급이 순식간에 오갑니다. 발밑에 수표와 현금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 하루에 2천7백만원 잃었어요.


한창 도박판이 무르익는 순간,


- 경찰이 단속 나왔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돈과 화투를 챙겨 뿔뿔이 흩어집니다. 아예 도박판에 누워 쉬고 있는 것처럼 위장합니다. 화투판으로 쓰인 신문을 태연하게 뒤적거립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습니다. 제대로 확인도 하지않고 사라집니다. 10여?뒤, 흩어졌던 노름패들이 어느새 다시 모입니다. 뒤적이던 신문이 화투판으로 변합니다.


⊙ 공원 상인 :

집에서 도박하다 신고하면 모두 잡혀. 여긴 망도 보고 안 잡혀요.


⊙ 박유한 기자 :

젊은 청년이 망을 보고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가로막습니다. 공익 근무요원이 가까이 다가오자 쉽게 따돌립니다. 공원 입구에서 이른바 어깨들이 버티고 앉아 있습니다.


- 판돈의 40%를 떼요, 천만원에 4백만원은 자리세로 떼죠.


도박판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댓가입니다. 자릿세로 받은 돈을 열심히 세고 있습니다. 다음날 점심 무렵, 고급 승용차가 연이어 나타납니다. 공원으로 출근하는 노름패입니다.


- 그판은 서울에서 유명해요. 판도 크고.


워낙 오래된 도박판이라 웬만한 단속에는 느긋하기까지 합니다.


- 백원짜리 화투쳤어요. 생각해봐요, 경찰이 왔다갔다하는데 큰 도박하겠나.


남산공원에는 오늘도 돈 한푼이 아쉬운 노숙자가 즐비하게 누워 있습니다. 바로 그 공원 안에서 거액의 도박판이 매일 벌어집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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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거액 도박 야외가 더 안전?
    • 입력 1998-09-05 21:00:00
    뉴스 9

@현장추적 781-1234

야외가 더 안전?


⊙ 김종진 앵커 :

주로 밀폐된 장소만 찾던 도박꾼들이 갈수록 대범해 지고 있습니다. 서울 한복판인 남산공원에서 그것도 대낮에 폭력배까지 동원한 거액의 도박판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야외가 오히려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기동취재부 엄경철 기자입니다.


⊙ 엄경철 기자 :

서울 시민의 휴식처 남산공원입니다. 공원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만원짜리 지폐가 화투판에 널려 있습니다. 곧이어 수표 수십 여장이 쏟아집니다. 다시 화투패가 돌아갑니다.


- 좋아, 난 50만원 걸었어.


단 1분만에 결판납니다.


- 자, 백50(만원)입니다.


웬만한 봉급쟁이 한달 월급이 순식간에 오갑니다. 발밑에 수표와 현금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 하루에 2천7백만원 잃었어요.


한창 도박판이 무르익는 순간,


- 경찰이 단속 나왔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돈과 화투를 챙겨 뿔뿔이 흩어집니다. 아예 도박판에 누워 쉬고 있는 것처럼 위장합니다. 화투판으로 쓰인 신문을 태연하게 뒤적거립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습니다. 제대로 확인도 하지않고 사라집니다. 10여?뒤, 흩어졌던 노름패들이 어느새 다시 모입니다. 뒤적이던 신문이 화투판으로 변합니다.


⊙ 공원 상인 :

집에서 도박하다 신고하면 모두 잡혀. 여긴 망도 보고 안 잡혀요.


⊙ 박유한 기자 :

젊은 청년이 망을 보고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가로막습니다. 공익 근무요원이 가까이 다가오자 쉽게 따돌립니다. 공원 입구에서 이른바 어깨들이 버티고 앉아 있습니다.


- 판돈의 40%를 떼요, 천만원에 4백만원은 자리세로 떼죠.


도박판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댓가입니다. 자릿세로 받은 돈을 열심히 세고 있습니다. 다음날 점심 무렵, 고급 승용차가 연이어 나타납니다. 공원으로 출근하는 노름패입니다.


- 그판은 서울에서 유명해요. 판도 크고.


워낙 오래된 도박판이라 웬만한 단속에는 느긋하기까지 합니다.


- 백원짜리 화투쳤어요. 생각해봐요, 경찰이 왔다갔다하는데 큰 도박하겠나.


남산공원에는 오늘도 돈 한푼이 아쉬운 노숙자가 즐비하게 누워 있습니다. 바로 그 공원 안에서 거액의 도박판이 매일 벌어집니다.

KBS 뉴스 엄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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