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국립공원에 흉가 그대로 방치

입력 1998.09.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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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781-1234

국립공원 폐가방치


서해안의 태안 해안 국립공원의 수려한 경관이 곳곳에 방치된 흉가들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2, 30년전에 마구 들어선 120여채 별장들이 소유주와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에 이제는 흉가로 변해서 경관을 망치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재호 기자입니다.


⊙ 이재호 기자 :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태안 해안국립공원, 그러나 해안가 소나무 숲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국립공원이라는 사실이 무색해집니다. 연포해수욕장 뒷산, 다 낡아 기둥까지 무너져 내린 별장 속에 온갖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옆 별장은 산사태로 벽이 붕괴되고 집안에는 토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인근 별장도 방갈로가 다 썩어 못쓰게 된 지 오래입니다. 곰팡이가 낀 벽지는 모두 찢어지고 깨진 유리창이 방안에 가득합니다. 또한 이 별장은 이처럼 골조만 앙상히 남은 채 흉칙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 김명자 (태안군 군흥면) :

보기도 안 좋고 진짜 산 속에 이렇게 허술한 집이 있으니까.


⊙ 이재호 기자 :

인근 만리포해수욕장 뒷산, 흉가로 변한 별장이 비행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까지 이용됩니다.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신나통 주위에 청소년들이 흡입하고 버린 비닐과 수건이 널려 있습니다. 별장 안에 불까지 질렀습니다.


⊙ 국응천 (태안군 소원면) :

집안에다가 모닥불도 놓고 이랬었더라고. 그런 걸 볼 때는 '아이쿠' 가슴이 덜렁하잖아요.


⊙ 이재호 기자 :

태안 해안국립공원 안에 이처럼 흉물로 버려져 있는 폐 별장은 모두 120여채,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 사이에 일부 상류층 사람들이 지은 것입니다. 이 폐 별장들이 국립공원 경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데도 방치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원 관리사무소측은 이 별장들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8년 이전에 건축돼 사유 재산권에 해당되기 때문에 어찌해야 될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 유재욱 (태안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

공원 지정전에 지어져서 철거해라, 어떻게 해라 할 수가 없습니다.


⊙ 이재호 기자 :

태안군도 일반 주택보다 30%이상 재산세를 더 받을 수 있는 별장을 정리하는데 소극적입니다.


⊙ 윤형상 군수 (충남 태안군) :

재산세와 관련이 있으니까 가능하면 합법적으로 재건하도록 조치해 주고.


⊙ 이재호 기자 :

일부 별장 주인들은 철거에는 소극적인 채 미래의 재산가치를 기대하며 막연하게 방치해 놓고 있습니다.


⊙ 김 ㅇㅇ씨 (별장 소유주) :

다 낡아서 쓸 수가 없잖아요. 그렇다고 수리하기도 그렇고 팔 수도 없고...


⊙ 이재호 기자 :

별장 소유주와 관리당국의 무관심 속에 우리나라 유일의 해안 국립공원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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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국립공원에 흉가 그대로 방치
    • 입력 1998-09-19 21:00:00
    뉴스 9

@현장추적 781-1234

국립공원 폐가방치


서해안의 태안 해안 국립공원의 수려한 경관이 곳곳에 방치된 흉가들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2, 30년전에 마구 들어선 120여채 별장들이 소유주와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에 이제는 흉가로 변해서 경관을 망치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재호 기자입니다.


⊙ 이재호 기자 :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태안 해안국립공원, 그러나 해안가 소나무 숲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국립공원이라는 사실이 무색해집니다. 연포해수욕장 뒷산, 다 낡아 기둥까지 무너져 내린 별장 속에 온갖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옆 별장은 산사태로 벽이 붕괴되고 집안에는 토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인근 별장도 방갈로가 다 썩어 못쓰게 된 지 오래입니다. 곰팡이가 낀 벽지는 모두 찢어지고 깨진 유리창이 방안에 가득합니다. 또한 이 별장은 이처럼 골조만 앙상히 남은 채 흉칙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 김명자 (태안군 군흥면) :

보기도 안 좋고 진짜 산 속에 이렇게 허술한 집이 있으니까.


⊙ 이재호 기자 :

인근 만리포해수욕장 뒷산, 흉가로 변한 별장이 비행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까지 이용됩니다.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신나통 주위에 청소년들이 흡입하고 버린 비닐과 수건이 널려 있습니다. 별장 안에 불까지 질렀습니다.


⊙ 국응천 (태안군 소원면) :

집안에다가 모닥불도 놓고 이랬었더라고. 그런 걸 볼 때는 '아이쿠' 가슴이 덜렁하잖아요.


⊙ 이재호 기자 :

태안 해안국립공원 안에 이처럼 흉물로 버려져 있는 폐 별장은 모두 120여채,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 사이에 일부 상류층 사람들이 지은 것입니다. 이 폐 별장들이 국립공원 경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데도 방치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원 관리사무소측은 이 별장들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8년 이전에 건축돼 사유 재산권에 해당되기 때문에 어찌해야 될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 유재욱 (태안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

공원 지정전에 지어져서 철거해라, 어떻게 해라 할 수가 없습니다.


⊙ 이재호 기자 :

태안군도 일반 주택보다 30%이상 재산세를 더 받을 수 있는 별장을 정리하는데 소극적입니다.


⊙ 윤형상 군수 (충남 태안군) :

재산세와 관련이 있으니까 가능하면 합법적으로 재건하도록 조치해 주고.


⊙ 이재호 기자 :

일부 별장 주인들은 철거에는 소극적인 채 미래의 재산가치를 기대하며 막연하게 방치해 놓고 있습니다.


⊙ 김 ㅇㅇ씨 (별장 소유주) :

다 낡아서 쓸 수가 없잖아요. 그렇다고 수리하기도 그렇고 팔 수도 없고...


⊙ 이재호 기자 :

별장 소유주와 관리당국의 무관심 속에 우리나라 유일의 해안 국립공원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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