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산위에 어선까지...

입력 1999.04.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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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현정 앵커 :

팔공산 도립공원이 무분별하게 들어선 음식점과 러브호텔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산 위에 어선 모양의 음식점이 들어서는 등 그 화려함이 극에 달하지만 그만큼 팔공산의 자연은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대구의 이재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재환 기자 :

대구와 경상북도 4개 시군에 걸쳐있는 명산 팔공산 순환도로 양편으로 음식점과 여관이 빽빽히 늘어섰습니다. 산 중턱에 다다르자 어선 두 척이 놓여 있습니다. 음식점으로 개조하기 위한 내부공사가 한창입니다.


⊙ 음식점 주인 :

헬기로 (배를) 가져 왔어요.


⊙ 이재환 기자 :

궁궐처럼 보이는 이 찻집을 짓기 위해 나무가 송두리째 뽑혔습니다. 폐기된 통일호 열차도 산에 올라왔습니다. 객실 한 칸을 개조해 찻집을 마련했습니다. 나무를 베어내고 꾸민 것입니다. 해발 700m 산길의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팔공산은 곳곳이 상처투성이입니다. 산불 예방을 위해 조성된 임도가 산 중턱을 갈라놨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열차를 이용한 식당과 대규모 음식점이 난립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음식단지에는 산에서 캐낸 큰돌로 꾸민 정원까지 있습니다.


⊙ 음식점 주인 :

돌은 이 자리에서 처리해야 됩니다. 이걸 어디 싣고 가서는 안되니까.


⊙ 이재환 기자 :

조금더 내려온 산 중턱은 더욱 가관입니다. 산을 깎고 한뼘 둘레의 나무들이 밑둥치까지 잘려나갔습니다. 이곳에 있는 산은 산 절반이 잘려나갔습니다. 대신 그 사이로 아스팔트 길이 놓였습니다. 별장처럼 치장된 산 안쪽은 역시 음식점 건축공사가 한창입니다.


- 산이 저런 산이었다고요?

⊙ 공사장 인부 :

네, 산을 깎은 거죠. 건물 높이를 맞추려고.


⊙ 이재환 기자 :

팔공산 한티제 부근 10km 도로 주변에 있는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모두 5백여 개, 80년 5월 공원구역으로 지정된 팔공산은 이미 훼손정도가 심해 공원구역을 확장할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 공원 관리사무소 직원 :

공원구역 밖에서 짓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법적으로 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 이재환 기자 :

도립공원 명산 팔공산이 무분별한 개발에 밀려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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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산위에 어선까지...
    • 입력 1999-04-10 21:00:00
    뉴스 9

⊙ 황현정 앵커 :

팔공산 도립공원이 무분별하게 들어선 음식점과 러브호텔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산 위에 어선 모양의 음식점이 들어서는 등 그 화려함이 극에 달하지만 그만큼 팔공산의 자연은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대구의 이재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재환 기자 :

대구와 경상북도 4개 시군에 걸쳐있는 명산 팔공산 순환도로 양편으로 음식점과 여관이 빽빽히 늘어섰습니다. 산 중턱에 다다르자 어선 두 척이 놓여 있습니다. 음식점으로 개조하기 위한 내부공사가 한창입니다.


⊙ 음식점 주인 :

헬기로 (배를) 가져 왔어요.


⊙ 이재환 기자 :

궁궐처럼 보이는 이 찻집을 짓기 위해 나무가 송두리째 뽑혔습니다. 폐기된 통일호 열차도 산에 올라왔습니다. 객실 한 칸을 개조해 찻집을 마련했습니다. 나무를 베어내고 꾸민 것입니다. 해발 700m 산길의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팔공산은 곳곳이 상처투성이입니다. 산불 예방을 위해 조성된 임도가 산 중턱을 갈라놨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열차를 이용한 식당과 대규모 음식점이 난립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음식단지에는 산에서 캐낸 큰돌로 꾸민 정원까지 있습니다.


⊙ 음식점 주인 :

돌은 이 자리에서 처리해야 됩니다. 이걸 어디 싣고 가서는 안되니까.


⊙ 이재환 기자 :

조금더 내려온 산 중턱은 더욱 가관입니다. 산을 깎고 한뼘 둘레의 나무들이 밑둥치까지 잘려나갔습니다. 이곳에 있는 산은 산 절반이 잘려나갔습니다. 대신 그 사이로 아스팔트 길이 놓였습니다. 별장처럼 치장된 산 안쪽은 역시 음식점 건축공사가 한창입니다.


- 산이 저런 산이었다고요?

⊙ 공사장 인부 :

네, 산을 깎은 거죠. 건물 높이를 맞추려고.


⊙ 이재환 기자 :

팔공산 한티제 부근 10km 도로 주변에 있는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모두 5백여 개, 80년 5월 공원구역으로 지정된 팔공산은 이미 훼손정도가 심해 공원구역을 확장할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 공원 관리사무소 직원 :

공원구역 밖에서 짓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법적으로 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 이재환 기자 :

도립공원 명산 팔공산이 무분별한 개발에 밀려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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