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집중호우; 안일한 대응이 피해 키워

입력 1999.08.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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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이번 폭우는 단기간에 워낙 많은 비를 퍼부었기 때문에 피해가 불가피한 것도 사실입니다마는 안일한 대응이 더 큰 피해를 불렀다는 점에서 인재의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박태서 기자의 취재했습니다.


⊙ 박태서 기자 :

시내 대부분이 물에 잠긴 문산시 일대입니다. 2층 건물높이로 침수된 마을은 말 그대로 물바다입니다. 문산시내 외곽 한편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 쪽으로는 침수된 마을이 다른 한 쪽으로는 임진강이 흐릅니다. 강 한편에 배수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침수에 대비한 배수시설은 그러나 마을침수와 동시에 잠들어 버렸습니다.


⊙ 문산 배수펌프장 관계자 :

배수펌프가 물에 잠겨서 피신했어요. 안 그랬으면 죽었어요.


⊙ 박태서 기자 :

물을 빼내야 할 배수시설이 오히려 물에 잠겨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민들은 기가 막힙니다.


⊙ 강석원 (문산시 문산읍) :

배수를 제대로 했으면 벌써 여기 시내가 물이 다 나갈 수 있는 시간이야.

⊙ 박태서 기자 :

배수시설이 작동하지 않아서 마을이 연 사흘째 물에 잠기자 당국에서는 이제서야 중장비를 동원해 강제로 물빼기에 나섰습니다.


- 배수펌프 작동 안 되는데 뭐하세요?

⊙ 파주시 관계자 :

물 빠지게 구조물을 아예 깨는 겁니다.


⊙ 박태서 기자 :

배수도 문제였지만 제방공사도 허점 투성이였습니다. 3년전 수해를 계기로 시작한 문산시 인근 동문강 제방공사는 마무리짓지 못한 채 질질 끌다가 결국 이번에 물난리를 맞았습니다.


- 공사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 공사가 마무리가 안됐어요.

- 마무리가 안됐기 때문에 지금 물이 올라오는.


안일한 대응이 낳은 재앙. 이번 수해는 자연재해이자 사람이 부른 인재였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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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지방 집중호우; 안일한 대응이 피해 키워
    • 입력 1999-08-03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이번 폭우는 단기간에 워낙 많은 비를 퍼부었기 때문에 피해가 불가피한 것도 사실입니다마는 안일한 대응이 더 큰 피해를 불렀다는 점에서 인재의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박태서 기자의 취재했습니다.


⊙ 박태서 기자 :

시내 대부분이 물에 잠긴 문산시 일대입니다. 2층 건물높이로 침수된 마을은 말 그대로 물바다입니다. 문산시내 외곽 한편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 쪽으로는 침수된 마을이 다른 한 쪽으로는 임진강이 흐릅니다. 강 한편에 배수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침수에 대비한 배수시설은 그러나 마을침수와 동시에 잠들어 버렸습니다.


⊙ 문산 배수펌프장 관계자 :

배수펌프가 물에 잠겨서 피신했어요. 안 그랬으면 죽었어요.


⊙ 박태서 기자 :

물을 빼내야 할 배수시설이 오히려 물에 잠겨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민들은 기가 막힙니다.


⊙ 강석원 (문산시 문산읍) :

배수를 제대로 했으면 벌써 여기 시내가 물이 다 나갈 수 있는 시간이야.

⊙ 박태서 기자 :

배수시설이 작동하지 않아서 마을이 연 사흘째 물에 잠기자 당국에서는 이제서야 중장비를 동원해 강제로 물빼기에 나섰습니다.


- 배수펌프 작동 안 되는데 뭐하세요?

⊙ 파주시 관계자 :

물 빠지게 구조물을 아예 깨는 겁니다.


⊙ 박태서 기자 :

배수도 문제였지만 제방공사도 허점 투성이였습니다. 3년전 수해를 계기로 시작한 문산시 인근 동문강 제방공사는 마무리짓지 못한 채 질질 끌다가 결국 이번에 물난리를 맞았습니다.


- 공사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 공사가 마무리가 안됐어요.

- 마무리가 안됐기 때문에 지금 물이 올라오는.


안일한 대응이 낳은 재앙. 이번 수해는 자연재해이자 사람이 부른 인재였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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