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1234] 유명 건설업체 아파트 철근 규격미달

입력 2000.02.12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현장추적781-1234; 유명 건설업체 짓는 아파트, 철근 규격미달

아파트부실공사

현장추적 1234

뼈대없는 옹벽


⊙ 김정훈 앵커 :

건물을 지을 때 건물의 안전을 좌우하는 뼈대가 바로 철근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 유명 건설업체가 짓고 있는 아파트에서 철근이 잘려나가 규격에 미달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현장 1234 이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창룡 기자 :

현대산업개발이 짓고 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입니다. 아파트 현관 앞 기초옹벽이 깊게 뜯겨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철근이 보이지 않습니다. 옹벽 상단 철근 몇가닥이 잘려 있습니다. 자른게 아니냐고 묻자 태연스럽게 변명합니다.


- 이것은 뭐죠?

⊙ 시공회사 직원 :

그것은 원래 꺾여진 거니까 (자른 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 이창룡 기자 :

이 옹벽의 설계 도면입니다. 수직철근 15개 수평철근 5개 정도가 벽체 2~3센티미터 깊이로 박혀있도록 돼 있습니다. 도면을 들이대고 추궁하자 금방 거짓임이 드러납니다.


- 이거 전부 자른 것 아닙니까?

⊙ 하청업체 현장소장 :

안 잘라도 될 걸 잘랐어요.


⊙ 이창룡 기자 :

실제 철근이 어떻게 시공됐는지 옹벽을 팠습니다. 20센티미터쯤 들어가자 안쪽 철근이 드러납니다.


⊙ 하청업체 현장소장 :

안쪽 것 맞습니다.

- 안쪽 철근 맞죠?

예.


⊙ 이창룡 기자 :

옹벽에 들어간 철근 두줄 가운데 한쪽 철근이 완전히 절단됐다는 증거입니다. 너비 4미터에 걸쳐 기초옹벽의 철근들이 모두 잘린 것입니다. 철근을 자세히 보니 절단기로 끊어낸 흔적이 뚜렷합니다. 바로 옆동 역시 옹벽 지점에서 가로철근 3개가 잘렸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 작업 인부 :

110동 양쪽 계단과 106동 104동 자른 부위가 똑같은 곳이예요.


⊙ 이창룡 기자 :

철근이 잘려나간 옹벽마다 하나같이 눈가림으로 미장 처리돼 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부실시공은 해묵은 하청 관행에서 비롯됐습니다. 하청을 받은 태석건설이 거푸집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콘크리트가 밀려나오자 마구잡이로 잘라낸 것입니다.


⊙ 시공회사 직원 :

맞추기 위해서 자르다 보니까 요 철근들이 밀렸던거를 본의 아니게 절단을 했습니다.


⊙ 이창룡 기자 :

건물의 밑둥인 기초에 뼈대가 빠진 상태로 아파트 공사는 계속돼 현재 10층까지 올라갔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현대산업개발은 뒤늦게 보강공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 시공회사 상무 :

기본 철근이 들어가야 됩니다. 그런 부분이 빠진 셈이 되니까 그 부분은 저희가 보완을 해야 겠다


⊙ 이창룡 기자 :

감리업체인 하원엔지니어링은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묵인 가능성은 한사코 부인합니다.


⊙ 감리단장 :

철근까지 짜를 리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 건축과 교수 :

균열이 많이 나타나니까 길게 봐서 건물의 수명을 단축시키죠.


⊙ 이창룡 기자 :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부실시공 이제는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 건물의 뼈대인 철근마저 잘라내는 일까지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창룡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 1234] 유명 건설업체 아파트 철근 규격미달
    • 입력 2000-02-12 21:00:00
    뉴스 9

현장추적781-1234; 유명 건설업체 짓는 아파트, 철근 규격미달

아파트부실공사

현장추적 1234

뼈대없는 옹벽


⊙ 김정훈 앵커 :

건물을 지을 때 건물의 안전을 좌우하는 뼈대가 바로 철근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 유명 건설업체가 짓고 있는 아파트에서 철근이 잘려나가 규격에 미달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현장 1234 이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창룡 기자 :

현대산업개발이 짓고 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입니다. 아파트 현관 앞 기초옹벽이 깊게 뜯겨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철근이 보이지 않습니다. 옹벽 상단 철근 몇가닥이 잘려 있습니다. 자른게 아니냐고 묻자 태연스럽게 변명합니다.


- 이것은 뭐죠?

⊙ 시공회사 직원 :

그것은 원래 꺾여진 거니까 (자른 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 이창룡 기자 :

이 옹벽의 설계 도면입니다. 수직철근 15개 수평철근 5개 정도가 벽체 2~3센티미터 깊이로 박혀있도록 돼 있습니다. 도면을 들이대고 추궁하자 금방 거짓임이 드러납니다.


- 이거 전부 자른 것 아닙니까?

⊙ 하청업체 현장소장 :

안 잘라도 될 걸 잘랐어요.


⊙ 이창룡 기자 :

실제 철근이 어떻게 시공됐는지 옹벽을 팠습니다. 20센티미터쯤 들어가자 안쪽 철근이 드러납니다.


⊙ 하청업체 현장소장 :

안쪽 것 맞습니다.

- 안쪽 철근 맞죠?

예.


⊙ 이창룡 기자 :

옹벽에 들어간 철근 두줄 가운데 한쪽 철근이 완전히 절단됐다는 증거입니다. 너비 4미터에 걸쳐 기초옹벽의 철근들이 모두 잘린 것입니다. 철근을 자세히 보니 절단기로 끊어낸 흔적이 뚜렷합니다. 바로 옆동 역시 옹벽 지점에서 가로철근 3개가 잘렸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 작업 인부 :

110동 양쪽 계단과 106동 104동 자른 부위가 똑같은 곳이예요.


⊙ 이창룡 기자 :

철근이 잘려나간 옹벽마다 하나같이 눈가림으로 미장 처리돼 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부실시공은 해묵은 하청 관행에서 비롯됐습니다. 하청을 받은 태석건설이 거푸집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콘크리트가 밀려나오자 마구잡이로 잘라낸 것입니다.


⊙ 시공회사 직원 :

맞추기 위해서 자르다 보니까 요 철근들이 밀렸던거를 본의 아니게 절단을 했습니다.


⊙ 이창룡 기자 :

건물의 밑둥인 기초에 뼈대가 빠진 상태로 아파트 공사는 계속돼 현재 10층까지 올라갔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현대산업개발은 뒤늦게 보강공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 시공회사 상무 :

기본 철근이 들어가야 됩니다. 그런 부분이 빠진 셈이 되니까 그 부분은 저희가 보완을 해야 겠다


⊙ 이창룡 기자 :

감리업체인 하원엔지니어링은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묵인 가능성은 한사코 부인합니다.


⊙ 감리단장 :

철근까지 짜를 리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 건축과 교수 :

균열이 많이 나타나니까 길게 봐서 건물의 수명을 단축시키죠.


⊙ 이창룡 기자 :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부실시공 이제는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 건물의 뼈대인 철근마저 잘라내는 일까지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창룡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