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병상 태부족, 위급환자 방치

입력 2002.12.2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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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료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병원들이 중환자실의 인력과 시설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중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김용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에 교통사고 중상자가 실려왔습니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위급환자지만 수술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에 환자가 입원할 중환자실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중환자실 있습니까? 없다고요?
⊙기자: 다른 병원들을 수소문해 보지만 받아줄 수 없다는 답변뿐입니다.
⊙이국종(외과 전문의): 지혈수술을 해 줘 가지고 환자의 생명을 건지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지금 중환자실에 자리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기자: 바로 옆 혼수상태 뇌출혈 환자도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몇 시간째 대기상태입니다.
서울의 또 다른 병원 응급실도 사정이 마찬가지입니다.
심장질환으로 폐에 물이 찬 환자와 심부전증에다 폐렴까지 겹친 환자도 중환자실 병상이 비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 중환자실이라든지 아니면 입원실이라든지 빨리 배정을 받아서 본격적인 치료를 받았으면 합니다.
⊙기자: 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환자를 서둘러 일반 병동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조미나(중환자실 간호사): 중환자실에서 2, 3일 정도 추후관리를 받아야 되는 환자분들도 빨리 병동으로 이동시킨 후 응급환자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자: 전국 200여 개 종합병원 가운데 중환자실 병상수가 전체 병상의 5%도 안 되는 병원이 30%가 넘습니다.
병원측도 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병상을 늘리지 않는 것은 중환자실 병상을 늘린 만큼 적자가 커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인철(대한외과학회 회장): 중환자실은 고가 장비와 또 고급 인력이 24시간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진료수가가 낮게 책정돼서 적자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현행 중환자실 입원료가 원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병원측의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병원은 좁은 공간에 병상만 늘리거나 중환자실 의료인력을 줄이기까지 합니다.
⊙신증수(교수/영동세브란스 병원): 기준이 없기 때문에 엉터리 중환자실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런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없는 중환자실에서는 환자의 사망률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자: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없을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임종규(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내년도 중환자실 입원료를 28% 대폭 인상시켰습니다마는 보험재정의 여유가 있으면 더욱더 높여 나가겠습니다.
⊙기자: 중환자실의 시설과 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된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에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없는 것도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환자의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용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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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환자실 병상 태부족, 위급환자 방치
    • 입력 2002-12-2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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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료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병원들이 중환자실의 인력과 시설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중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김용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에 교통사고 중상자가 실려왔습니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위급환자지만 수술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에 환자가 입원할 중환자실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중환자실 있습니까? 없다고요? ⊙기자: 다른 병원들을 수소문해 보지만 받아줄 수 없다는 답변뿐입니다. ⊙이국종(외과 전문의): 지혈수술을 해 줘 가지고 환자의 생명을 건지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지금 중환자실에 자리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기자: 바로 옆 혼수상태 뇌출혈 환자도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몇 시간째 대기상태입니다. 서울의 또 다른 병원 응급실도 사정이 마찬가지입니다. 심장질환으로 폐에 물이 찬 환자와 심부전증에다 폐렴까지 겹친 환자도 중환자실 병상이 비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 중환자실이라든지 아니면 입원실이라든지 빨리 배정을 받아서 본격적인 치료를 받았으면 합니다. ⊙기자: 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환자를 서둘러 일반 병동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조미나(중환자실 간호사): 중환자실에서 2, 3일 정도 추후관리를 받아야 되는 환자분들도 빨리 병동으로 이동시킨 후 응급환자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자: 전국 200여 개 종합병원 가운데 중환자실 병상수가 전체 병상의 5%도 안 되는 병원이 30%가 넘습니다. 병원측도 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병상을 늘리지 않는 것은 중환자실 병상을 늘린 만큼 적자가 커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인철(대한외과학회 회장): 중환자실은 고가 장비와 또 고급 인력이 24시간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진료수가가 낮게 책정돼서 적자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현행 중환자실 입원료가 원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병원측의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병원은 좁은 공간에 병상만 늘리거나 중환자실 의료인력을 줄이기까지 합니다. ⊙신증수(교수/영동세브란스 병원): 기준이 없기 때문에 엉터리 중환자실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런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없는 중환자실에서는 환자의 사망률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자: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없을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임종규(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내년도 중환자실 입원료를 28% 대폭 인상시켰습니다마는 보험재정의 여유가 있으면 더욱더 높여 나가겠습니다. ⊙기자: 중환자실의 시설과 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된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에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없는 것도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환자의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용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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