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관광 5천억 샌다

입력 2002.12.2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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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해외로 골프를 치러 나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골프관광으로만 쓰는 돈이 한 해 5000억원이나 됩니다.
골프를 치러 굳이 해외까지 나가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지 대책은 없는 것인지, 나신하, 김준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골프 가방을 든 사람들이 세관에서 반출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동남아행 골프 관광객들입니다.
⊙기자: 하루에 어느 정도 나가요?
⊙이현숙(인천공항 세관): 평균 한 300건쯤 나가요.
⊙기자: 이러한 해외골프 러시는 국내에서는 도저히 수요를 메우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집니다.
⊙김제현(서울 잠실동): 가격도 비싸고 부킹할 때 자꾸 빨리 쳐라, 빨리 쳐라 그러니까 좀 여유 있게 쳐야 되는데 외국에 나가면...
⊙기자: 국내에서 한번 골프를 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20만원선입니다.
동남아에서는 관광까지 겸한 닷새 동안의 골프비용이 모두 합해 80에서 100만원선입니다.
이렇다 보니 올해 골프채를 들고 출국한 사람만도 10만명에 이릅니다.
현지에서 골프채를 대여하는 숫자를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최재근(한국관광공사 국내진흥본부장): 최소한 20만명 내지 많게는 50만명까지 해외골프여행을 떠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기자: 일반관광보다 50% 이상 비싼 골프관광의 경우 20만명만 잡아도 4억달러, 우리 돈 5000억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갑니다.
국내 골프인구는 300만명, 지난 10년 사이 세 배나 늘었지만 골프장 수는 154개로 2.5배 증가에 그쳤습니다.
예약난과 비싼 골프 비용이 일반 중산층까지 해외 골프관광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KBS뉴스 나신하입니다.
⊙기자: 골프관광을 법이나 제도로 억누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자칫하면 변칙관광을 유도해 해외 골프비용만 더 높일 수 있습니다.
결국 유일한 방안은 골프장 증설입니다.
⊙김 찬(문화관광부 관광정책과장): 골프장 시설 공급이 수요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제는 공급을 늘려야 될 시점이 되지 않았나...
⊙기자: 공공골프장 10개를 신설할 경우 연간 90만명을 수용할 수 있고 1억달러의 외화유출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골프를 대중스포츠로 볼 수 없는데다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진섭(환경운동연합 환경정책국장): 우리 국토 여건상 산을 깎아야 하기 때문에 골프장을 짓는다는 것은 맞지 않고요.
온 국민의 스포츠가 아닌 소수를 위한 골프장을 짓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기자: 이에 대해 버려진 야산을 잘 활용하고 환경규제를 엄격히 하면 골프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5일 근무제의 확대는 골프의 대중화를 더욱 앞당길 가능성이 큽니다.
단순히 골프관광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때문만이 아니라 국민 여가문화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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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관광 5천억 샌다
    • 입력 2002-12-2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요즘 해외로 골프를 치러 나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골프관광으로만 쓰는 돈이 한 해 5000억원이나 됩니다. 골프를 치러 굳이 해외까지 나가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지 대책은 없는 것인지, 나신하, 김준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골프 가방을 든 사람들이 세관에서 반출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동남아행 골프 관광객들입니다. ⊙기자: 하루에 어느 정도 나가요? ⊙이현숙(인천공항 세관): 평균 한 300건쯤 나가요. ⊙기자: 이러한 해외골프 러시는 국내에서는 도저히 수요를 메우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집니다. ⊙김제현(서울 잠실동): 가격도 비싸고 부킹할 때 자꾸 빨리 쳐라, 빨리 쳐라 그러니까 좀 여유 있게 쳐야 되는데 외국에 나가면... ⊙기자: 국내에서 한번 골프를 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20만원선입니다. 동남아에서는 관광까지 겸한 닷새 동안의 골프비용이 모두 합해 80에서 100만원선입니다. 이렇다 보니 올해 골프채를 들고 출국한 사람만도 10만명에 이릅니다. 현지에서 골프채를 대여하는 숫자를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최재근(한국관광공사 국내진흥본부장): 최소한 20만명 내지 많게는 50만명까지 해외골프여행을 떠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기자: 일반관광보다 50% 이상 비싼 골프관광의 경우 20만명만 잡아도 4억달러, 우리 돈 5000억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갑니다. 국내 골프인구는 300만명, 지난 10년 사이 세 배나 늘었지만 골프장 수는 154개로 2.5배 증가에 그쳤습니다. 예약난과 비싼 골프 비용이 일반 중산층까지 해외 골프관광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KBS뉴스 나신하입니다. ⊙기자: 골프관광을 법이나 제도로 억누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자칫하면 변칙관광을 유도해 해외 골프비용만 더 높일 수 있습니다. 결국 유일한 방안은 골프장 증설입니다. ⊙김 찬(문화관광부 관광정책과장): 골프장 시설 공급이 수요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제는 공급을 늘려야 될 시점이 되지 않았나... ⊙기자: 공공골프장 10개를 신설할 경우 연간 90만명을 수용할 수 있고 1억달러의 외화유출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골프를 대중스포츠로 볼 수 없는데다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진섭(환경운동연합 환경정책국장): 우리 국토 여건상 산을 깎아야 하기 때문에 골프장을 짓는다는 것은 맞지 않고요. 온 국민의 스포츠가 아닌 소수를 위한 골프장을 짓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기자: 이에 대해 버려진 야산을 잘 활용하고 환경규제를 엄격히 하면 골프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5일 근무제의 확대는 골프의 대중화를 더욱 앞당길 가능성이 큽니다. 단순히 골프관광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때문만이 아니라 국민 여가문화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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