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경비정 찾겠다더니…유족 “탐색 번복, 두 번 죽이는 것”

입력 2018.07.11 (19:08) 수정 2018.07.1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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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군부 시절이죠,

1980년 1월, 강원도 고성군 앞바다에서 해경 경비정 '72정'이 침몰해 승조원 17명이 전원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는데요.

해경이 38년 만에 침몰 함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말을 바꿔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81세의 김덕순 할머니.

38년 전 침몰사고로 잃은 아들 사진을 늘 품고 다닙니다.

["여기(휴대전화에) 넣어가지고 다녀. 죽은 애. 철구. 큰아들."]

당시 23살이던 아들, 강철구 일경 등 해경 대원 17명이 탔다 침몰한 경비정 72정을 해경이 수색한다는 소식을 듣곤 눈물만 터져 나옵니다

[김덕순/순직 해경대원 유족지난 5일 : "정부에서 협력해서 (72정을) 건져서 (아들) 뼈라도 찾을 수 있으면... 찾아서 (화장하면) 좋기야 좋죠."]

하지만 할머니의 간절한 바람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지난달 말, 선체 수색을 위해 유족과 협의에 나섰던 해경이 1주일여 만인 지난 6일, 입장을 번복했기 때문입니다.

해경은 탐색을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며, 형평성 문제와 함께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입니다.

해경의 이 바닷속 탐색 계획은 청와대와 총리실 등에도 보고됐습니다.

유족들은 왜 계획이 번복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정부가 휴전선 인근 비무장지대의 유해 발굴까지 추진하는 마당에, 정작 바다에 묻힌 국가유공자를 외면하는 것은 이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라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조병주/해경 72정 유가족협의회 대표 : "다른 것은 다 찾아주면서 그것(72정)만 안 찾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숨어있는 비밀이 큰 게 있지 않냐."]

유족 측은 국가가 하지 않으면 직접 찾겠다며, 선체 탐사를 위한 신청서를 해경에 제출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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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몰 경비정 찾겠다더니…유족 “탐색 번복, 두 번 죽이는 것”
    • 입력 2018-07-11 19:10:43
    • 수정2018-07-11 19: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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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군부 시절이죠,

1980년 1월, 강원도 고성군 앞바다에서 해경 경비정 '72정'이 침몰해 승조원 17명이 전원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는데요.

해경이 38년 만에 침몰 함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말을 바꿔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81세의 김덕순 할머니.

38년 전 침몰사고로 잃은 아들 사진을 늘 품고 다닙니다.

["여기(휴대전화에) 넣어가지고 다녀. 죽은 애. 철구. 큰아들."]

당시 23살이던 아들, 강철구 일경 등 해경 대원 17명이 탔다 침몰한 경비정 72정을 해경이 수색한다는 소식을 듣곤 눈물만 터져 나옵니다

[김덕순/순직 해경대원 유족지난 5일 : "정부에서 협력해서 (72정을) 건져서 (아들) 뼈라도 찾을 수 있으면... 찾아서 (화장하면) 좋기야 좋죠."]

하지만 할머니의 간절한 바람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지난달 말, 선체 수색을 위해 유족과 협의에 나섰던 해경이 1주일여 만인 지난 6일, 입장을 번복했기 때문입니다.

해경은 탐색을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며, 형평성 문제와 함께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입니다.

해경의 이 바닷속 탐색 계획은 청와대와 총리실 등에도 보고됐습니다.

유족들은 왜 계획이 번복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정부가 휴전선 인근 비무장지대의 유해 발굴까지 추진하는 마당에, 정작 바다에 묻힌 국가유공자를 외면하는 것은 이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라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조병주/해경 72정 유가족협의회 대표 : "다른 것은 다 찾아주면서 그것(72정)만 안 찾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숨어있는 비밀이 큰 게 있지 않냐."]

유족 측은 국가가 하지 않으면 직접 찾겠다며, 선체 탐사를 위한 신청서를 해경에 제출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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