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핵보다 사과나무”…달라진 북한 기록영화
입력 2018.08.04 (08:06)
수정 2018.08.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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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통상 지도자의 동정을 담은 기록영화를 정기적으로 방송하는데요.
올해 기록영화, 뭔가 조금 다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 미사일 등이 주로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핵폭탄보다 사과나무가 더 위력이 세다는 김 위원장 발언을 소개하는 등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주로 내보내고 있는데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의 변화상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잘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북한 과일군의 과수 농장.
그 모습을 김정은 위원장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과일군에 대풍이 들었다는데 내가 여기에 오지 않으면 어디에 가겠어.’ 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과거 김일성이 찾았던 농장에 이어 과수연구소까지 시찰한 김정은 위워장. 연구소 복도에 게시한 그림을 살펴보더니 뜻밖의 이야기를 남긴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인공 지구 위성만이 국력의 상징이겠어, 한 그루에 사과 300알씩 달린 나무를 그려놓았으면 더 좋을 것 같소, 그게 핵폭탄보다 더 위력하지."]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핵무기보다 사과나무의 위력을 더 크게 평가 한 것이다.
북한 기록영화 단어 하나하나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이 멘트는 상당히 중의적인 표현인데요 비교적 잘먹고 잘살았던 김일성시대의 기억을 표출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는 이제는 고난의 행군 때부터 시작됐던 식량난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인민생활 향상에 최고 지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어떤 대외메시지로 해석을 할 수 있고요 북한 기록영화는 영상화된 당부의 사설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앞으로는 인민생활향상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라는 그런 적극적인 대외메시지로 보입니다."]
많게는 해마다 30편 가까이 제작돼 북한 정권과 사회를 투영하는 창 역할을 하고 있는 기록영화.
그동안 북한 기록영화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선전과 선동을 위해 만들어 온 대표적인 영상물이다.
독일 나치정권이 제작한 베를린 올림픽이 대표적 기록영화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다르게 이념이 지배합니다. 이념의 자유가 없어요. 유일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그런 기제들이 매우 발달해 있어요. 그러니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의 당과 국가 그리고 지도자의 정치성 정당성을 대내외적으로 표시하고 확보하는 아주 주력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런 기록영화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김일성은 분단 직후 기록영화제작소를 설립했다.
1946년 첫 기록영화를 만들어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엔 김일성 우상화를 본격화했다.
1980년대부턴 김정일로의 세습을 염두에 둔 기록영화들이 속속 제작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한은 최고 권력자와 관련된 영상을 상당 수 촬영해 자체 기준에 따라 분류한 뒤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하는 노하우도 익히게 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찍어놓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많은 분량을 분류하고 관리 하는 체계가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분류체계에 대한 이론이 따로 존재하는 거죠 그래서 주체 기록영화의 의한 분류법에 의해서 6가지 분리에 의해서 기록영화를 분류하고 있고 그래서 필요한 시기에 예를 들어서 고용희 영상같은 것을 끄집어내서 사용할 수 있는 그러한 저력이 있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오랜 세월 김정일의 곁을 지켰지만 생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
김 위원장은 집권과 동시에 고용희의 영상과 육성이 담긴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고용희/北 김정은 생모/2004년 사망 : "저는 그 사랑보다도 더 위대하고 고귀하며 더 진하고 힘 있는 것이 바로 믿음이라는 것을 장군님과 함께 해 온 30년 세월에 느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장군님께서 오늘처럼 내내 건강하실 것과 장군님전사 우리들 모두가 맡겨진 본분을 잘할 것을 다짐하며 축배를 들 것을 제의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기록영화를 활용했다.
김정일이 사망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12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의 첫 기록영화가 전파를 탔다.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 하시여’/2012년 : "세기를 이어가며 승리 떨쳐온 우리 혁명은 또 한분의 장군, 최고 영도자를 맞이했습니다."]
말을 타고 달리는 김 위원장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후계자 시절 김정일과 동행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여러 차례 내보내면서 김 위원장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09년 공식적으로 후계자에 등장할 때부터 축적을 해놨고요. 소위 백두혈통이라는 신화된 어떤 정치적인 어떤 카리스마 이런 것들을 가진 인물로 상징화하고 표현하기 위해서 치밀한 작업이 미리부터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러니까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김정은과 관련된 기록영화들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거죠."]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시작으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모습을 기록영화에 자주 등장시켰다.
두 사람을 잇는 정권의 계승자가 김 위원장이라는 점을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5년 차를 맞은 2016년.
북한 기록영화에 변화가 생긴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이 기록영화에서 대부분 사라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본격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7차 노동당 대회를 마친 직후 공개한 새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해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습과 4차례의 핵실험, 그리고 각종 미사일 발사 모습 등으로 채워졌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주시여’ : "미제가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던 시대를 영원히 끝장내게 하시고 백두산 장군의 비범하고 특출한 영도가 안아온 역사적인 대장고! 민족사적인 특대 사변!"]
이후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에서는 핵과 미사일로 대표되는 군사강국 건설이 핵심주제가 됐고, 그 중심에는 항상 김 위원장이 있었다.
김정은이 강조하는 사업 역시 인민 경제보다는 군수과학 발전 분야에 치중됐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4’/2016년 : "우리 당은 위성과 운반로켓들의 보유를 강성국가의 책무를 갖추기 위한 중대한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의 집권 1기라고 할 수 있는 2017년 말까지 일단 권력기반의 강화 정치적 정당성의 확보도 있지만 일단 성과도 보여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경제 발전이라고 하는 성과는 근본적으로 어렵죠. 그러기 때문에 핵 미사일 개발이라는 것에 주력을 했죠.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성과물은 핵과 미사일이었죠. 그러니까 모든 기록영화에서 가장 김정은위원장이 확보한 최대업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이 강조가 될수밖에 없었던 거죠."]
동시에 기록영화 곳곳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을 위하는 지도자라는 모습도 담겼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이들을 다정하게 품에 안는가 하면, 주민들과 팔짱을 끼고 손을 부여잡는다.
주민들이 김 위원장을 따라 물에 뛰어들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통제선이 무너져 경호원이 당황하는 모습까지 기록영화에는 여과 없이 반복해 나온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 주시여’ : "인민 사랑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 계시어 원수님과 인민은 가르려야 가를 수 없는 혼연일체가 됐으니..."]
그러던 북한 기록영화는 올해 또다시 큰 변화를 맞는다.
지난 2월과 7월 만들어진 2편의 연재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대신 인민경제와 주민 생활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다른 내용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의 먹는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에 큰 방점을 뒀다.
[북한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우리 인민들을 잘 먹이고 남부럽지 않게 내세우는 것이 자신의 소원이라 하시며 어서 빨리 가보자고, 멀어도 꼭 가보자고 걸음을 재촉하셨습니다."]
올해 기록영화에서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시찰을 다녀간 사업장의 성과가 좋아졌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 역시 김 위원장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의도가 내포됐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메기농장과 같은 그런 인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현지 지도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현재 정변한 그런 바뀐 모습들을 비교영상을 보여 주는 것이죠 이를 보는 인민들은 아 우리의 최고 지도자의 현재 지도로 인해서 우리의 사회가 이렇게 바뀌었다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기록영화를 통해서 확인 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올해 북한 기록영화의 소재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신년사를 필두로 핵과 미사일 대신 경제를 집중 강조해 온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이런 경향은 지난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한 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이제는 경제강국이 더위력하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고요 또 한가지 거기 내포돼있는 의미가 있어요 뭐냐면 북한은 비핵화를 국제사회에 선언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아직 비핵화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지 않고 있고요 그러니까 암묵적으로 암묵적으로 앞으로는 핵무기 핵무기라는 것을 슬로건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경제의 슬로건을 더많이 제시하겠다 라는 암시적인 그런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봐요."]
하지만 이러한 기록영화가 정작 주민들의 어려운 삶은 외면한 체 김정은의 업적만을 미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20년 만에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대북제재 효과를 계산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금년의 경우에는 거의 견디기 어려울 정도라는 얘기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빠른 속도로 비핵화를 달성을 해야 되는데 지금 거기에 진척이 없거든요. 그럼 제재는 해제가 안 되죠. 그러니까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본인이 현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올해 공개된 북한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5부.
영화는 당을 위해 봉사한 한 비행사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김 위원장이 크게 슬퍼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5’/2018년 : "애타게 불러도 대답이 없는 전사의 이름을 자꾸 또 부르시며 눈물 속에 온 밤을 지새우신 원수님..."]
북한 지도자가 직접 시신의 얼굴을 어루만지거나 또 다양한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등 경제 성과와 애민정신을 집중 강조하는 올해 김정은 표 기록영화.
이런 모습이 주민을 위한 보다 실질적 정치 행보로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북한은 통상 지도자의 동정을 담은 기록영화를 정기적으로 방송하는데요.
올해 기록영화, 뭔가 조금 다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 미사일 등이 주로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핵폭탄보다 사과나무가 더 위력이 세다는 김 위원장 발언을 소개하는 등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주로 내보내고 있는데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의 변화상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잘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북한 과일군의 과수 농장.
그 모습을 김정은 위원장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과일군에 대풍이 들었다는데 내가 여기에 오지 않으면 어디에 가겠어.’ 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과거 김일성이 찾았던 농장에 이어 과수연구소까지 시찰한 김정은 위워장. 연구소 복도에 게시한 그림을 살펴보더니 뜻밖의 이야기를 남긴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인공 지구 위성만이 국력의 상징이겠어, 한 그루에 사과 300알씩 달린 나무를 그려놓았으면 더 좋을 것 같소, 그게 핵폭탄보다 더 위력하지."]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핵무기보다 사과나무의 위력을 더 크게 평가 한 것이다.
북한 기록영화 단어 하나하나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이 멘트는 상당히 중의적인 표현인데요 비교적 잘먹고 잘살았던 김일성시대의 기억을 표출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는 이제는 고난의 행군 때부터 시작됐던 식량난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인민생활 향상에 최고 지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어떤 대외메시지로 해석을 할 수 있고요 북한 기록영화는 영상화된 당부의 사설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앞으로는 인민생활향상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라는 그런 적극적인 대외메시지로 보입니다."]
많게는 해마다 30편 가까이 제작돼 북한 정권과 사회를 투영하는 창 역할을 하고 있는 기록영화.
그동안 북한 기록영화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선전과 선동을 위해 만들어 온 대표적인 영상물이다.
독일 나치정권이 제작한 베를린 올림픽이 대표적 기록영화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다르게 이념이 지배합니다. 이념의 자유가 없어요. 유일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그런 기제들이 매우 발달해 있어요. 그러니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의 당과 국가 그리고 지도자의 정치성 정당성을 대내외적으로 표시하고 확보하는 아주 주력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런 기록영화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김일성은 분단 직후 기록영화제작소를 설립했다.
1946년 첫 기록영화를 만들어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엔 김일성 우상화를 본격화했다.
1980년대부턴 김정일로의 세습을 염두에 둔 기록영화들이 속속 제작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한은 최고 권력자와 관련된 영상을 상당 수 촬영해 자체 기준에 따라 분류한 뒤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하는 노하우도 익히게 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찍어놓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많은 분량을 분류하고 관리 하는 체계가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분류체계에 대한 이론이 따로 존재하는 거죠 그래서 주체 기록영화의 의한 분류법에 의해서 6가지 분리에 의해서 기록영화를 분류하고 있고 그래서 필요한 시기에 예를 들어서 고용희 영상같은 것을 끄집어내서 사용할 수 있는 그러한 저력이 있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오랜 세월 김정일의 곁을 지켰지만 생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
김 위원장은 집권과 동시에 고용희의 영상과 육성이 담긴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고용희/北 김정은 생모/2004년 사망 : "저는 그 사랑보다도 더 위대하고 고귀하며 더 진하고 힘 있는 것이 바로 믿음이라는 것을 장군님과 함께 해 온 30년 세월에 느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장군님께서 오늘처럼 내내 건강하실 것과 장군님전사 우리들 모두가 맡겨진 본분을 잘할 것을 다짐하며 축배를 들 것을 제의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기록영화를 활용했다.
김정일이 사망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12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의 첫 기록영화가 전파를 탔다.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 하시여’/2012년 : "세기를 이어가며 승리 떨쳐온 우리 혁명은 또 한분의 장군, 최고 영도자를 맞이했습니다."]
말을 타고 달리는 김 위원장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후계자 시절 김정일과 동행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여러 차례 내보내면서 김 위원장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09년 공식적으로 후계자에 등장할 때부터 축적을 해놨고요. 소위 백두혈통이라는 신화된 어떤 정치적인 어떤 카리스마 이런 것들을 가진 인물로 상징화하고 표현하기 위해서 치밀한 작업이 미리부터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러니까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김정은과 관련된 기록영화들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거죠."]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시작으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모습을 기록영화에 자주 등장시켰다.
두 사람을 잇는 정권의 계승자가 김 위원장이라는 점을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5년 차를 맞은 2016년.
북한 기록영화에 변화가 생긴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이 기록영화에서 대부분 사라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본격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7차 노동당 대회를 마친 직후 공개한 새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해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습과 4차례의 핵실험, 그리고 각종 미사일 발사 모습 등으로 채워졌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주시여’ : "미제가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던 시대를 영원히 끝장내게 하시고 백두산 장군의 비범하고 특출한 영도가 안아온 역사적인 대장고! 민족사적인 특대 사변!"]
이후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에서는 핵과 미사일로 대표되는 군사강국 건설이 핵심주제가 됐고, 그 중심에는 항상 김 위원장이 있었다.
김정은이 강조하는 사업 역시 인민 경제보다는 군수과학 발전 분야에 치중됐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4’/2016년 : "우리 당은 위성과 운반로켓들의 보유를 강성국가의 책무를 갖추기 위한 중대한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의 집권 1기라고 할 수 있는 2017년 말까지 일단 권력기반의 강화 정치적 정당성의 확보도 있지만 일단 성과도 보여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경제 발전이라고 하는 성과는 근본적으로 어렵죠. 그러기 때문에 핵 미사일 개발이라는 것에 주력을 했죠.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성과물은 핵과 미사일이었죠. 그러니까 모든 기록영화에서 가장 김정은위원장이 확보한 최대업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이 강조가 될수밖에 없었던 거죠."]
동시에 기록영화 곳곳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을 위하는 지도자라는 모습도 담겼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이들을 다정하게 품에 안는가 하면, 주민들과 팔짱을 끼고 손을 부여잡는다.
주민들이 김 위원장을 따라 물에 뛰어들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통제선이 무너져 경호원이 당황하는 모습까지 기록영화에는 여과 없이 반복해 나온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 주시여’ : "인민 사랑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 계시어 원수님과 인민은 가르려야 가를 수 없는 혼연일체가 됐으니..."]
그러던 북한 기록영화는 올해 또다시 큰 변화를 맞는다.
지난 2월과 7월 만들어진 2편의 연재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대신 인민경제와 주민 생활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다른 내용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의 먹는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에 큰 방점을 뒀다.
[북한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우리 인민들을 잘 먹이고 남부럽지 않게 내세우는 것이 자신의 소원이라 하시며 어서 빨리 가보자고, 멀어도 꼭 가보자고 걸음을 재촉하셨습니다."]
올해 기록영화에서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시찰을 다녀간 사업장의 성과가 좋아졌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 역시 김 위원장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의도가 내포됐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메기농장과 같은 그런 인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현지 지도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현재 정변한 그런 바뀐 모습들을 비교영상을 보여 주는 것이죠 이를 보는 인민들은 아 우리의 최고 지도자의 현재 지도로 인해서 우리의 사회가 이렇게 바뀌었다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기록영화를 통해서 확인 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올해 북한 기록영화의 소재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신년사를 필두로 핵과 미사일 대신 경제를 집중 강조해 온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이런 경향은 지난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한 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이제는 경제강국이 더위력하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고요 또 한가지 거기 내포돼있는 의미가 있어요 뭐냐면 북한은 비핵화를 국제사회에 선언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아직 비핵화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지 않고 있고요 그러니까 암묵적으로 암묵적으로 앞으로는 핵무기 핵무기라는 것을 슬로건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경제의 슬로건을 더많이 제시하겠다 라는 암시적인 그런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봐요."]
하지만 이러한 기록영화가 정작 주민들의 어려운 삶은 외면한 체 김정은의 업적만을 미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20년 만에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대북제재 효과를 계산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금년의 경우에는 거의 견디기 어려울 정도라는 얘기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빠른 속도로 비핵화를 달성을 해야 되는데 지금 거기에 진척이 없거든요. 그럼 제재는 해제가 안 되죠. 그러니까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본인이 현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올해 공개된 북한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5부.
영화는 당을 위해 봉사한 한 비행사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김 위원장이 크게 슬퍼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5’/2018년 : "애타게 불러도 대답이 없는 전사의 이름을 자꾸 또 부르시며 눈물 속에 온 밤을 지새우신 원수님..."]
북한 지도자가 직접 시신의 얼굴을 어루만지거나 또 다양한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등 경제 성과와 애민정신을 집중 강조하는 올해 김정은 표 기록영화.
이런 모습이 주민을 위한 보다 실질적 정치 행보로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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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핵보다 사과나무”…달라진 북한 기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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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8-04 08:12:24
- 수정2018-08-04 08:36:39
[앵커]
북한은 통상 지도자의 동정을 담은 기록영화를 정기적으로 방송하는데요.
올해 기록영화, 뭔가 조금 다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 미사일 등이 주로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핵폭탄보다 사과나무가 더 위력이 세다는 김 위원장 발언을 소개하는 등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주로 내보내고 있는데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의 변화상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잘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북한 과일군의 과수 농장.
그 모습을 김정은 위원장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과일군에 대풍이 들었다는데 내가 여기에 오지 않으면 어디에 가겠어.’ 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과거 김일성이 찾았던 농장에 이어 과수연구소까지 시찰한 김정은 위워장. 연구소 복도에 게시한 그림을 살펴보더니 뜻밖의 이야기를 남긴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인공 지구 위성만이 국력의 상징이겠어, 한 그루에 사과 300알씩 달린 나무를 그려놓았으면 더 좋을 것 같소, 그게 핵폭탄보다 더 위력하지."]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핵무기보다 사과나무의 위력을 더 크게 평가 한 것이다.
북한 기록영화 단어 하나하나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이 멘트는 상당히 중의적인 표현인데요 비교적 잘먹고 잘살았던 김일성시대의 기억을 표출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는 이제는 고난의 행군 때부터 시작됐던 식량난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인민생활 향상에 최고 지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어떤 대외메시지로 해석을 할 수 있고요 북한 기록영화는 영상화된 당부의 사설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앞으로는 인민생활향상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라는 그런 적극적인 대외메시지로 보입니다."]
많게는 해마다 30편 가까이 제작돼 북한 정권과 사회를 투영하는 창 역할을 하고 있는 기록영화.
그동안 북한 기록영화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선전과 선동을 위해 만들어 온 대표적인 영상물이다.
독일 나치정권이 제작한 베를린 올림픽이 대표적 기록영화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다르게 이념이 지배합니다. 이념의 자유가 없어요. 유일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그런 기제들이 매우 발달해 있어요. 그러니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의 당과 국가 그리고 지도자의 정치성 정당성을 대내외적으로 표시하고 확보하는 아주 주력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런 기록영화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김일성은 분단 직후 기록영화제작소를 설립했다.
1946년 첫 기록영화를 만들어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엔 김일성 우상화를 본격화했다.
1980년대부턴 김정일로의 세습을 염두에 둔 기록영화들이 속속 제작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한은 최고 권력자와 관련된 영상을 상당 수 촬영해 자체 기준에 따라 분류한 뒤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하는 노하우도 익히게 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찍어놓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많은 분량을 분류하고 관리 하는 체계가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분류체계에 대한 이론이 따로 존재하는 거죠 그래서 주체 기록영화의 의한 분류법에 의해서 6가지 분리에 의해서 기록영화를 분류하고 있고 그래서 필요한 시기에 예를 들어서 고용희 영상같은 것을 끄집어내서 사용할 수 있는 그러한 저력이 있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오랜 세월 김정일의 곁을 지켰지만 생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
김 위원장은 집권과 동시에 고용희의 영상과 육성이 담긴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고용희/北 김정은 생모/2004년 사망 : "저는 그 사랑보다도 더 위대하고 고귀하며 더 진하고 힘 있는 것이 바로 믿음이라는 것을 장군님과 함께 해 온 30년 세월에 느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장군님께서 오늘처럼 내내 건강하실 것과 장군님전사 우리들 모두가 맡겨진 본분을 잘할 것을 다짐하며 축배를 들 것을 제의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기록영화를 활용했다.
김정일이 사망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12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의 첫 기록영화가 전파를 탔다.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 하시여’/2012년 : "세기를 이어가며 승리 떨쳐온 우리 혁명은 또 한분의 장군, 최고 영도자를 맞이했습니다."]
말을 타고 달리는 김 위원장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후계자 시절 김정일과 동행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여러 차례 내보내면서 김 위원장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09년 공식적으로 후계자에 등장할 때부터 축적을 해놨고요. 소위 백두혈통이라는 신화된 어떤 정치적인 어떤 카리스마 이런 것들을 가진 인물로 상징화하고 표현하기 위해서 치밀한 작업이 미리부터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러니까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김정은과 관련된 기록영화들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거죠."]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시작으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모습을 기록영화에 자주 등장시켰다.
두 사람을 잇는 정권의 계승자가 김 위원장이라는 점을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5년 차를 맞은 2016년.
북한 기록영화에 변화가 생긴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이 기록영화에서 대부분 사라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본격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7차 노동당 대회를 마친 직후 공개한 새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해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습과 4차례의 핵실험, 그리고 각종 미사일 발사 모습 등으로 채워졌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주시여’ : "미제가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던 시대를 영원히 끝장내게 하시고 백두산 장군의 비범하고 특출한 영도가 안아온 역사적인 대장고! 민족사적인 특대 사변!"]
이후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에서는 핵과 미사일로 대표되는 군사강국 건설이 핵심주제가 됐고, 그 중심에는 항상 김 위원장이 있었다.
김정은이 강조하는 사업 역시 인민 경제보다는 군수과학 발전 분야에 치중됐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4’/2016년 : "우리 당은 위성과 운반로켓들의 보유를 강성국가의 책무를 갖추기 위한 중대한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의 집권 1기라고 할 수 있는 2017년 말까지 일단 권력기반의 강화 정치적 정당성의 확보도 있지만 일단 성과도 보여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경제 발전이라고 하는 성과는 근본적으로 어렵죠. 그러기 때문에 핵 미사일 개발이라는 것에 주력을 했죠.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성과물은 핵과 미사일이었죠. 그러니까 모든 기록영화에서 가장 김정은위원장이 확보한 최대업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이 강조가 될수밖에 없었던 거죠."]
동시에 기록영화 곳곳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을 위하는 지도자라는 모습도 담겼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이들을 다정하게 품에 안는가 하면, 주민들과 팔짱을 끼고 손을 부여잡는다.
주민들이 김 위원장을 따라 물에 뛰어들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통제선이 무너져 경호원이 당황하는 모습까지 기록영화에는 여과 없이 반복해 나온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 주시여’ : "인민 사랑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 계시어 원수님과 인민은 가르려야 가를 수 없는 혼연일체가 됐으니..."]
그러던 북한 기록영화는 올해 또다시 큰 변화를 맞는다.
지난 2월과 7월 만들어진 2편의 연재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대신 인민경제와 주민 생활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다른 내용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의 먹는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에 큰 방점을 뒀다.
[북한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우리 인민들을 잘 먹이고 남부럽지 않게 내세우는 것이 자신의 소원이라 하시며 어서 빨리 가보자고, 멀어도 꼭 가보자고 걸음을 재촉하셨습니다."]
올해 기록영화에서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시찰을 다녀간 사업장의 성과가 좋아졌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 역시 김 위원장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의도가 내포됐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메기농장과 같은 그런 인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현지 지도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현재 정변한 그런 바뀐 모습들을 비교영상을 보여 주는 것이죠 이를 보는 인민들은 아 우리의 최고 지도자의 현재 지도로 인해서 우리의 사회가 이렇게 바뀌었다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기록영화를 통해서 확인 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올해 북한 기록영화의 소재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신년사를 필두로 핵과 미사일 대신 경제를 집중 강조해 온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이런 경향은 지난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한 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이제는 경제강국이 더위력하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고요 또 한가지 거기 내포돼있는 의미가 있어요 뭐냐면 북한은 비핵화를 국제사회에 선언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아직 비핵화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지 않고 있고요 그러니까 암묵적으로 암묵적으로 앞으로는 핵무기 핵무기라는 것을 슬로건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경제의 슬로건을 더많이 제시하겠다 라는 암시적인 그런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봐요."]
하지만 이러한 기록영화가 정작 주민들의 어려운 삶은 외면한 체 김정은의 업적만을 미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20년 만에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대북제재 효과를 계산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금년의 경우에는 거의 견디기 어려울 정도라는 얘기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빠른 속도로 비핵화를 달성을 해야 되는데 지금 거기에 진척이 없거든요. 그럼 제재는 해제가 안 되죠. 그러니까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본인이 현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올해 공개된 북한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5부.
영화는 당을 위해 봉사한 한 비행사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김 위원장이 크게 슬퍼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5’/2018년 : "애타게 불러도 대답이 없는 전사의 이름을 자꾸 또 부르시며 눈물 속에 온 밤을 지새우신 원수님..."]
북한 지도자가 직접 시신의 얼굴을 어루만지거나 또 다양한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등 경제 성과와 애민정신을 집중 강조하는 올해 김정은 표 기록영화.
이런 모습이 주민을 위한 보다 실질적 정치 행보로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북한은 통상 지도자의 동정을 담은 기록영화를 정기적으로 방송하는데요.
올해 기록영화, 뭔가 조금 다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 미사일 등이 주로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핵폭탄보다 사과나무가 더 위력이 세다는 김 위원장 발언을 소개하는 등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주로 내보내고 있는데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의 변화상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잘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북한 과일군의 과수 농장.
그 모습을 김정은 위원장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과일군에 대풍이 들었다는데 내가 여기에 오지 않으면 어디에 가겠어.’ 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과거 김일성이 찾았던 농장에 이어 과수연구소까지 시찰한 김정은 위워장. 연구소 복도에 게시한 그림을 살펴보더니 뜻밖의 이야기를 남긴다.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인공 지구 위성만이 국력의 상징이겠어, 한 그루에 사과 300알씩 달린 나무를 그려놓았으면 더 좋을 것 같소, 그게 핵폭탄보다 더 위력하지."]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핵무기보다 사과나무의 위력을 더 크게 평가 한 것이다.
북한 기록영화 단어 하나하나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이 멘트는 상당히 중의적인 표현인데요 비교적 잘먹고 잘살았던 김일성시대의 기억을 표출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사과는 이제는 고난의 행군 때부터 시작됐던 식량난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인민생활 향상에 최고 지도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어떤 대외메시지로 해석을 할 수 있고요 북한 기록영화는 영상화된 당부의 사설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앞으로는 인민생활향상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라는 그런 적극적인 대외메시지로 보입니다."]
많게는 해마다 30편 가까이 제작돼 북한 정권과 사회를 투영하는 창 역할을 하고 있는 기록영화.
그동안 북한 기록영화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선전과 선동을 위해 만들어 온 대표적인 영상물이다.
독일 나치정권이 제작한 베를린 올림픽이 대표적 기록영화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다르게 이념이 지배합니다. 이념의 자유가 없어요. 유일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그런 기제들이 매우 발달해 있어요. 그러니까 기록영화는 사회주의 국가의 당과 국가 그리고 지도자의 정치성 정당성을 대내외적으로 표시하고 확보하는 아주 주력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런 기록영화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김일성은 분단 직후 기록영화제작소를 설립했다.
1946년 첫 기록영화를 만들어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엔 김일성 우상화를 본격화했다.
1980년대부턴 김정일로의 세습을 염두에 둔 기록영화들이 속속 제작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한은 최고 권력자와 관련된 영상을 상당 수 촬영해 자체 기준에 따라 분류한 뒤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하는 노하우도 익히게 된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찍어놓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많은 분량을 분류하고 관리 하는 체계가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분류체계에 대한 이론이 따로 존재하는 거죠 그래서 주체 기록영화의 의한 분류법에 의해서 6가지 분리에 의해서 기록영화를 분류하고 있고 그래서 필요한 시기에 예를 들어서 고용희 영상같은 것을 끄집어내서 사용할 수 있는 그러한 저력이 있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오랜 세월 김정일의 곁을 지켰지만 생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
김 위원장은 집권과 동시에 고용희의 영상과 육성이 담긴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고용희/北 김정은 생모/2004년 사망 : "저는 그 사랑보다도 더 위대하고 고귀하며 더 진하고 힘 있는 것이 바로 믿음이라는 것을 장군님과 함께 해 온 30년 세월에 느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장군님께서 오늘처럼 내내 건강하실 것과 장군님전사 우리들 모두가 맡겨진 본분을 잘할 것을 다짐하며 축배를 들 것을 제의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기록영화를 활용했다.
김정일이 사망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12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의 첫 기록영화가 전파를 탔다.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 하시여’/2012년 : "세기를 이어가며 승리 떨쳐온 우리 혁명은 또 한분의 장군, 최고 영도자를 맞이했습니다."]
말을 타고 달리는 김 위원장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후계자 시절 김정일과 동행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여러 차례 내보내면서 김 위원장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09년 공식적으로 후계자에 등장할 때부터 축적을 해놨고요. 소위 백두혈통이라는 신화된 어떤 정치적인 어떤 카리스마 이런 것들을 가진 인물로 상징화하고 표현하기 위해서 치밀한 작업이 미리부터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러니까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김정은과 관련된 기록영화들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거죠."]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시작으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모습을 기록영화에 자주 등장시켰다.
두 사람을 잇는 정권의 계승자가 김 위원장이라는 점을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5년 차를 맞은 2016년.
북한 기록영화에 변화가 생긴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이 기록영화에서 대부분 사라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본격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7차 노동당 대회를 마친 직후 공개한 새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해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습과 4차례의 핵실험, 그리고 각종 미사일 발사 모습 등으로 채워졌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주시여’ : "미제가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던 시대를 영원히 끝장내게 하시고 백두산 장군의 비범하고 특출한 영도가 안아온 역사적인 대장고! 민족사적인 특대 사변!"]
이후 김정은 시대 북한 기록영화에서는 핵과 미사일로 대표되는 군사강국 건설이 핵심주제가 됐고, 그 중심에는 항상 김 위원장이 있었다.
김정은이 강조하는 사업 역시 인민 경제보다는 군수과학 발전 분야에 치중됐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4’/2016년 : "우리 당은 위성과 운반로켓들의 보유를 강성국가의 책무를 갖추기 위한 중대한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하신 경애하는 원수님!"]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의 집권 1기라고 할 수 있는 2017년 말까지 일단 권력기반의 강화 정치적 정당성의 확보도 있지만 일단 성과도 보여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경제 발전이라고 하는 성과는 근본적으로 어렵죠. 그러기 때문에 핵 미사일 개발이라는 것에 주력을 했죠.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성과물은 핵과 미사일이었죠. 그러니까 모든 기록영화에서 가장 김정은위원장이 확보한 최대업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이 강조가 될수밖에 없었던 거죠."]
동시에 기록영화 곳곳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을 위하는 지도자라는 모습도 담겼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이들을 다정하게 품에 안는가 하면, 주민들과 팔짱을 끼고 손을 부여잡는다.
주민들이 김 위원장을 따라 물에 뛰어들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통제선이 무너져 경호원이 당황하는 모습까지 기록영화에는 여과 없이 반복해 나온다.
[기록영화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 주시여’ : "인민 사랑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 계시어 원수님과 인민은 가르려야 가를 수 없는 혼연일체가 됐으니..."]
그러던 북한 기록영화는 올해 또다시 큰 변화를 맞는다.
지난 2월과 7월 만들어진 2편의 연재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대신 인민경제와 주민 생활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다른 내용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의 먹는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에 큰 방점을 뒀다.
[북한 기록영화 ‘인민을 위한 령도의 나날에5’/2018년 : "우리 인민들을 잘 먹이고 남부럽지 않게 내세우는 것이 자신의 소원이라 하시며 어서 빨리 가보자고, 멀어도 꼭 가보자고 걸음을 재촉하셨습니다."]
올해 기록영화에서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시찰을 다녀간 사업장의 성과가 좋아졌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 역시 김 위원장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의도가 내포됐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승/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메기농장과 같은 그런 인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현지 지도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현재 정변한 그런 바뀐 모습들을 비교영상을 보여 주는 것이죠 이를 보는 인민들은 아 우리의 최고 지도자의 현재 지도로 인해서 우리의 사회가 이렇게 바뀌었다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기록영화를 통해서 확인 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올해 북한 기록영화의 소재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신년사를 필두로 핵과 미사일 대신 경제를 집중 강조해 온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이런 경향은 지난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한 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김영희/한국산업은행 남북경협연구단 선임연구위원 : "이제는 경제강국이 더위력하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고요 또 한가지 거기 내포돼있는 의미가 있어요 뭐냐면 북한은 비핵화를 국제사회에 선언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아직 비핵화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지 않고 있고요 그러니까 암묵적으로 암묵적으로 앞으로는 핵무기 핵무기라는 것을 슬로건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경제의 슬로건을 더많이 제시하겠다 라는 암시적인 그런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봐요."]
하지만 이러한 기록영화가 정작 주민들의 어려운 삶은 외면한 체 김정은의 업적만을 미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20년 만에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대북제재 효과를 계산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금년의 경우에는 거의 견디기 어려울 정도라는 얘기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빠른 속도로 비핵화를 달성을 해야 되는데 지금 거기에 진척이 없거든요. 그럼 제재는 해제가 안 되죠. 그러니까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본인이 현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올해 공개된 북한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5부.
영화는 당을 위해 봉사한 한 비행사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김 위원장이 크게 슬퍼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5’/2018년 : "애타게 불러도 대답이 없는 전사의 이름을 자꾸 또 부르시며 눈물 속에 온 밤을 지새우신 원수님..."]
북한 지도자가 직접 시신의 얼굴을 어루만지거나 또 다양한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등 경제 성과와 애민정신을 집중 강조하는 올해 김정은 표 기록영화.
이런 모습이 주민을 위한 보다 실질적 정치 행보로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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