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위의 외침’…폭염 속 고공 농성 노동자의 사투

입력 2018.08.07 (21:40) 수정 2018.08.0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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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같은 더위에도 하늘 가까이에서 온몸으로 땡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투쟁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살인적인 폭염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음에도 수백일째 땅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절박한 투쟁을 이호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75m 높이 굴뚝 위.

난간에 기대선 두 사람이 보입니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에 야윈 모습입니다.

천막과 현수막으로 만든 좁은 그늘.

고공 농성중인 파인텍 노조원들의 쉼터입니다.

동료들이 올려보낸 찬물로 달아오른 얼굴을 적셔보지만 역부족입니다.

[홍기탁/파인텍 노조원 : "오후 4시반, 5시까지는 40도가 넘습니다. 그래서 그냥 앉아있으면 땀으로 사실 온몸이 젖죠."]

공장 정상화를 요구하며 굴뚝에 올라간지 벌써 269일째.

[홍기탁/파인텍 노조원 : "관절 부위가 많이 안좋습니다. 안좋기 때문에 운동으로 풀지만 운동으로 풀어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견디겠다,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박준호/파인텍 노조원 : "목표가 있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버텨내고 밑에 동지들하고 함께 이 투쟁을 하루하루 지내면서 이겨내는 거 같습니다."]

20미터 넘는 망루 위, 이 곳에 또 다른 싸움을 하고 있는 택시회사 해고 노동자가 있습니다.

사납금 대신 월급을 달라며 망루에 오른지 338일이 됐습니다.

[김재주/택시회사 해고 노동자 : "한 37~8도 되는 거 같더라고요, 이 안에서. 방법은 없죠. 견디는 거 밖에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투쟁에 기록적인 폭염이 겹치면서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홍종원/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 : "근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부족한 수분 섭취 속에 탈수로 인한 신체기능 부전이 올 것 마저 우려됩니다."]

하지만 내려올 수 없다는 노동자들, 누군가 귀 기울여줄 때만 하염없이 기다릴 뿐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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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뚝 위의 외침’…폭염 속 고공 농성 노동자의 사투
    • 입력 2018-08-07 21:42:07
    • 수정2018-08-07 21: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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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같은 더위에도 하늘 가까이에서 온몸으로 땡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투쟁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살인적인 폭염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음에도 수백일째 땅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절박한 투쟁을 이호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75m 높이 굴뚝 위.

난간에 기대선 두 사람이 보입니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에 야윈 모습입니다.

천막과 현수막으로 만든 좁은 그늘.

고공 농성중인 파인텍 노조원들의 쉼터입니다.

동료들이 올려보낸 찬물로 달아오른 얼굴을 적셔보지만 역부족입니다.

[홍기탁/파인텍 노조원 : "오후 4시반, 5시까지는 40도가 넘습니다. 그래서 그냥 앉아있으면 땀으로 사실 온몸이 젖죠."]

공장 정상화를 요구하며 굴뚝에 올라간지 벌써 269일째.

[홍기탁/파인텍 노조원 : "관절 부위가 많이 안좋습니다. 안좋기 때문에 운동으로 풀지만 운동으로 풀어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견디겠다,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박준호/파인텍 노조원 : "목표가 있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버텨내고 밑에 동지들하고 함께 이 투쟁을 하루하루 지내면서 이겨내는 거 같습니다."]

20미터 넘는 망루 위, 이 곳에 또 다른 싸움을 하고 있는 택시회사 해고 노동자가 있습니다.

사납금 대신 월급을 달라며 망루에 오른지 338일이 됐습니다.

[김재주/택시회사 해고 노동자 : "한 37~8도 되는 거 같더라고요, 이 안에서. 방법은 없죠. 견디는 거 밖에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투쟁에 기록적인 폭염이 겹치면서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홍종원/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 : "근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부족한 수분 섭취 속에 탈수로 인한 신체기능 부전이 올 것 마저 우려됩니다."]

하지만 내려올 수 없다는 노동자들, 누군가 귀 기울여줄 때만 하염없이 기다릴 뿐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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