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다시 걸린 ‘자유언론실천선언’

입력 2018.10.25 (06:40) 수정 2018.10.2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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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국내 언론 탄압의 역사가 있습니다.

1970년대 동아일보에서 100명 넘게 해고당한 이른바 '동아투위'사건입니다.

당시 내걸었던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로 3미터 30센티미터, 가로 50센티 미터의 족자가 공개됐습니다.

도배 벽지 위에 한자로 적힌 글씨는 '자유언론실천선언'.

44년 전인 1974년 10월, 유신 정권의 언론 탄압에 맞서 자유를 외쳤던 언론인 선언 때 내걸렸던 족자입니다.

[김종철/동아투위 위원장 : "그게 편집국에 늘 걸려있었으니까 그것을 보면서 좀 더 박정희 정권 부정, 인권탄압을 더 열심히 보도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죠."]

하지만 이듬해 언론인 113명은 끝내 동아일보에서 해직됐고, 회사 안에서 싸움을 이어가던 언론인들은 쫓겨났습니다.

[1975년 3월 17일 라디오 뉴스 : "오늘 새벽 이들 행동대원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온 24명의 단식 농성기자들은 2~3명씩 차에 태워져..."]

회사에선 쫓겨났지만 투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7명이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그들은 '언론자유'를 외쳤습니다.

[장윤환/동아일보 분회장 (민권일지사건 항소심 최후진술, 1979년) : "어떠한 자유도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언론자유는) 언론인 자신이 앞장서서 피로써 쟁취해야 하는 소중한 보화입니다."]

언론 자유를 외치고, 일터에서 쫓겨날 때까지 이들의 곁을 지켰지만, 이후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족자가 돌아온 겁니다.

한 동아투위 위원 유가족이 최근 유품을 정리하면서 발견해 기증했습니다.

한국 언론 자유 투쟁사의 상징과도 같은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보관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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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년 만에 다시 걸린 ‘자유언론실천선언’
    • 입력 2018-10-25 06:40:25
    • 수정2018-10-25 07: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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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국내 언론 탄압의 역사가 있습니다.

1970년대 동아일보에서 100명 넘게 해고당한 이른바 '동아투위'사건입니다.

당시 내걸었던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로 3미터 30센티미터, 가로 50센티 미터의 족자가 공개됐습니다.

도배 벽지 위에 한자로 적힌 글씨는 '자유언론실천선언'.

44년 전인 1974년 10월, 유신 정권의 언론 탄압에 맞서 자유를 외쳤던 언론인 선언 때 내걸렸던 족자입니다.

[김종철/동아투위 위원장 : "그게 편집국에 늘 걸려있었으니까 그것을 보면서 좀 더 박정희 정권 부정, 인권탄압을 더 열심히 보도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죠."]

하지만 이듬해 언론인 113명은 끝내 동아일보에서 해직됐고, 회사 안에서 싸움을 이어가던 언론인들은 쫓겨났습니다.

[1975년 3월 17일 라디오 뉴스 : "오늘 새벽 이들 행동대원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온 24명의 단식 농성기자들은 2~3명씩 차에 태워져..."]

회사에선 쫓겨났지만 투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7명이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그들은 '언론자유'를 외쳤습니다.

[장윤환/동아일보 분회장 (민권일지사건 항소심 최후진술, 1979년) : "어떠한 자유도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언론자유는) 언론인 자신이 앞장서서 피로써 쟁취해야 하는 소중한 보화입니다."]

언론 자유를 외치고, 일터에서 쫓겨날 때까지 이들의 곁을 지켰지만, 이후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족자가 돌아온 겁니다.

한 동아투위 위원 유가족이 최근 유품을 정리하면서 발견해 기증했습니다.

한국 언론 자유 투쟁사의 상징과도 같은 자유언론실천선언 족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보관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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