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전 부시장 “보건소장, 감옥 가기 싫다고 했다”

[앵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2년 성남시장 시절 친형 재선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는 시도를 했다고 당시 부시장을 지낸 박정오 씨가 KBS 취재진에게 털어놨습니다.

박 전 부시장은 당시 이 시장의 지시를 받은 보건소장은 "감옥에 가기 싫다"며 호소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2년 초, 성남시 부시장이었던 박정오 씨는 갑자기 한 부하 직원으로부터 정신병원 강제 입원 시도가 있음을 짐작케 하는 언질을 받았습니다.

[박정오/전 성남시 부시장 : "위법성 소지가 있다고 그래서 대면 보고를 받았고요, 그래서 제가 강제 입원 절차가 조금 무리가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후 그 대상이 이재명 성남시장의 친형 재선 씨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분당구 보건소장 구모 씨가 찾아와 괴로움을 호소하자 소문이 사실이었음을 직감했다고 합니다.

"(구OO 소장이) '너무 힘들다, 저를 다른데 옮겨 달라' 그래서 제가 약속하고 인사 부서에 지시를 하고..."]

2012년 5월 교체된 분당구 보건소장 이모씨도 박 전 부시장에게 절박하게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이OO 소장이) '3일동안 잠을 못잤습니다, 정말 살려주십시오, 감옥가가기 싫습니다' 이렇게 절박하게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러면 하지 마라, 부시장으로서 명령한다' 그래서 행정 조치가 (들어갔습니다)."]

시장이 추진하는 일에 반기를 들기 어려웠지만 재선 씨의 정신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지 않아 훗날 이런 시도 자체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였다는 겁니다.

["(이재선 씨가) 약간 지나친 면은 있었지만, 시민들에게 위해를 가해서 격리해야 될 그런 정도의 중증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 관계자는 "박정오 전 부시장은 이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며 시정에 반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