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이후에도 눈가림 안전시설 여전

입력 2003.02.2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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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안전실태를 집중점검하는 시간 오늘은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 환승역을 살펴봤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안전시설이 부랴부랴 보강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허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조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국철과 2호선, 5호선이 교차하는 서울 왕십리역입니다.
이용객이 하루 10만 명을 넘지만 화재에 대비한 배연시설은 전무합니다.
⊙왕십리역 관계자: 승강장 천장에는 연기가 대합실 계단으로 나가게돼 있고 강제 환기구는 없습니다.
⊙기자: 승강장 밑에 단순 환기를 위한 배기시설이 있지만 불이 나면 연기가 위로 올라가는 만큼 있으나 마나입니다.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지하철역의 절반 이상이 같은 구조입니다.
비상연락체계가 없어 같은 역이라도 노선이 다르면 불이 나도 서로 알 수가 없습니다.
왕십리역의 경우 국철은 철도청이, 2호선은 서울지하철공사가, 5호선은 도시철도공사가 제각각 관리합니다.
⊙왕십리역 관계자: 전화로 이런 일 있다 통보할 뿐이지 (노선 간 비상시) 안전 수칙은 없습니다.
⊙기자: 무인감시시스템 역시 허술합니다.
녹화도 안 될 뿐더러 승강장에 카메라 2대씩만 운영해 승강장 전체의 4분의 1 정도가 사각지대로 남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뒤에는 곳곳에 부랴부랴 유도표지를 붙였습니다.
이 역시 눈가림식입니다.
반드시 유도등을 설치해야 될 곳조차 스스로 빛을 못 내는 유도표지를 붙였습니다.
불이 났을 때를 가정해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정전이 되고 연기가 차오르자 유도표지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유동일(소방검검공사 경보장치과장): 연기가 어느 정도 차오르게 되면 그것은 빛을 통과시키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피란효과는 크게 볼 수 없는 그런 형태가 되겠습니다.
⊙기자: 대규모 참사에도 불구하고 눈가림식 안전시설과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KBS뉴스 조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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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 이후에도 눈가림 안전시설 여전
    • 입력 2003-02-2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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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안전실태를 집중점검하는 시간 오늘은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 환승역을 살펴봤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안전시설이 부랴부랴 보강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허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조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국철과 2호선, 5호선이 교차하는 서울 왕십리역입니다. 이용객이 하루 10만 명을 넘지만 화재에 대비한 배연시설은 전무합니다. ⊙왕십리역 관계자: 승강장 천장에는 연기가 대합실 계단으로 나가게돼 있고 강제 환기구는 없습니다. ⊙기자: 승강장 밑에 단순 환기를 위한 배기시설이 있지만 불이 나면 연기가 위로 올라가는 만큼 있으나 마나입니다.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지하철역의 절반 이상이 같은 구조입니다. 비상연락체계가 없어 같은 역이라도 노선이 다르면 불이 나도 서로 알 수가 없습니다. 왕십리역의 경우 국철은 철도청이, 2호선은 서울지하철공사가, 5호선은 도시철도공사가 제각각 관리합니다. ⊙왕십리역 관계자: 전화로 이런 일 있다 통보할 뿐이지 (노선 간 비상시) 안전 수칙은 없습니다. ⊙기자: 무인감시시스템 역시 허술합니다. 녹화도 안 될 뿐더러 승강장에 카메라 2대씩만 운영해 승강장 전체의 4분의 1 정도가 사각지대로 남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뒤에는 곳곳에 부랴부랴 유도표지를 붙였습니다. 이 역시 눈가림식입니다. 반드시 유도등을 설치해야 될 곳조차 스스로 빛을 못 내는 유도표지를 붙였습니다. 불이 났을 때를 가정해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정전이 되고 연기가 차오르자 유도표지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유동일(소방검검공사 경보장치과장): 연기가 어느 정도 차오르게 되면 그것은 빛을 통과시키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피란효과는 크게 볼 수 없는 그런 형태가 되겠습니다. ⊙기자: 대규모 참사에도 불구하고 눈가림식 안전시설과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KBS뉴스 조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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