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폐암 환자 30% ‘비흡연 여성’…조기검진이 필수

입력 2019.03.01 (08:47) 수정 2019.03.0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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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 폐암, 흡연 남성이 대부분인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체 환자의 약 30%가 비흡연 여성인데요.

올 8월부터 국가 폐암 CT 검진이 시행되지만, 흡연 고위험군만 대상이라 비흡연 여성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여성은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기자, 폐암하면 흡연만 생각했는데, 담배 안 피워도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많나 봐요?

[기자]

네, 여성 폐암 환자 10명 중 9명은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있는데요.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여성 폐암 환자가 2015년 기준 7천252명으로 200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요.

특히 폐암 여성의 88%는 한 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었습니다.

학회는 비흡연 여성이 폐암에 걸리는 이유로 간접흡연, 미세먼지, 라돈 등을 지목했고요.

비흡연 폐암 여성 환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흡연 여부 관계없이 조기 검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국가 폐암 검진에 여성 비흡연자도 포함시키면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올해 8월부터 국가암검진에 폐암이 처음 포함됐는데요.

저선량 폐CT를 찍어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자는 겁니다.

대상은 만 55세~74세 성인으로 하루에 한 갑씩 30년 이상 흡연한 분들입니다.

이렇게 흡연 고위험군만 검사대상이다 보니, 여성 비흡연자들은 폐암 조기검진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면, 말씀하신 것처럼 저선량 폐 CT 검사를 비흡연자들도 받게 해주면 되지 않나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들 텐데요.

안타깝게도 저선량폐CT가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흡연자에서만 입증이 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효과가 입증되기 전까지 비흡연 여성에게 무분별하게 저선량폐CT를 추천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더구나 폐 CT는 방사선 피폭량이 단순 가슴엑스레이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정말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들만을 골라서 검진을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비흡연 여성들은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요?

[기자]

그러지 않아도 이런 고민을 전문가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40세부터 2년마다 찍어주는 흉부엑스레이 검진에 주목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일반 검진받으라고 날라오는 쪽지, 기억하시죠?

많은 사람이 흉부엑스레이를 찍는데, 이게 폐암 조기발견에 효과가 있는지 살펴본 겁니다.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폐암을 진단받은 6만 3천여 명을 분석했습니다.

흉부엑스레이 검진을 받은 사람 중 조기 폐암은 38%였고 받지 않은 사람 중 조기 폐암은 26%였습니다.

흉부엑스레이 검진을 받은 사람이 조기발견 비율이 높은 건데요.

실제로 폐암을 조 기발견해 생존율을 높였는지 연구팀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에서만 효과가 있었습니다.

흉부엑스레이 검진한 여성은 3년, 5년 된 시점에 생존확률이 47%, 38%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각 10%p씩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검진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 폐암 성적이 비슷했습니다.

[앵커]

왜 남성과 여성이 결과가 다른 거죠?

[기자]

일단 여성에게 흉부엑스레이 검진이 폐암 조기발견 효과가 있다는 건 고무적인 결과인데요.

여성에서만 검진 효과가 나타난 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선 남성과 여성의 폐암 양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최창민/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남자가 걸리는 폐암은 담배랑 관련된 폐암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요. 그리고 엑스레이에 잘 안 보이는 가운데 쪽에 몰려있거든요. 여자분들이 잘 걸리는 선암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바깥쪽에 있고 자라는 속도가 좀 느립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저희가 보니까 1년, 2년 정도에 한 번씩만 찍어줘도…"]

그러니까 여성은 흡연 관련된 폐암이 아닌 경우가 많아 좀 더 천천히 자라고 흉부엑스레이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선 적어도 일이년간격으로 찍어야 폐암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났는데요.

3년이 넘어가면 효과가 없었습니다.

[앵커]

그래도 흉부엑스레이는 CT보다 정밀도가 떨어져 제한적인 검사 아닌가요?

[기자]

물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CT와 흉부엑스레이는 어느 한쪽이 뛰어나다기보다는 다른 장단점이 있다고 보는 게 좋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김미영/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 "흉부 엑스레이는 좀 더 접근도가 좋고 좀 더 자주 찍을 수가 있고 특히 방사선 피폭이 적기 때문에 환자들이 안심하고 여러 번 반복해서 찍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CT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정밀한 검사이고 방사선 피폭이 상당히 있고, 특히 여자들은 유방 쪽으로 방사선(Radiation)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주 찍을 수가 없어서…"]

40세부터 2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해주는 흉부엑스레이 검진은 폐암에 있어서 여성에게 확실히 이득이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잘 챙겨 받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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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폐암 환자 30% ‘비흡연 여성’…조기검진이 필수
    • 입력 2019-03-01 08:52:39
    • 수정2019-03-02 22: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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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 폐암, 흡연 남성이 대부분인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체 환자의 약 30%가 비흡연 여성인데요.

올 8월부터 국가 폐암 CT 검진이 시행되지만, 흡연 고위험군만 대상이라 비흡연 여성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여성은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기자, 폐암하면 흡연만 생각했는데, 담배 안 피워도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많나 봐요?

[기자]

네, 여성 폐암 환자 10명 중 9명은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있는데요.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여성 폐암 환자가 2015년 기준 7천252명으로 200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요.

특히 폐암 여성의 88%는 한 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었습니다.

학회는 비흡연 여성이 폐암에 걸리는 이유로 간접흡연, 미세먼지, 라돈 등을 지목했고요.

비흡연 폐암 여성 환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흡연 여부 관계없이 조기 검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국가 폐암 검진에 여성 비흡연자도 포함시키면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올해 8월부터 국가암검진에 폐암이 처음 포함됐는데요.

저선량 폐CT를 찍어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자는 겁니다.

대상은 만 55세~74세 성인으로 하루에 한 갑씩 30년 이상 흡연한 분들입니다.

이렇게 흡연 고위험군만 검사대상이다 보니, 여성 비흡연자들은 폐암 조기검진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면, 말씀하신 것처럼 저선량 폐 CT 검사를 비흡연자들도 받게 해주면 되지 않나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들 텐데요.

안타깝게도 저선량폐CT가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흡연자에서만 입증이 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효과가 입증되기 전까지 비흡연 여성에게 무분별하게 저선량폐CT를 추천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더구나 폐 CT는 방사선 피폭량이 단순 가슴엑스레이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정말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들만을 골라서 검진을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비흡연 여성들은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요?

[기자]

그러지 않아도 이런 고민을 전문가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40세부터 2년마다 찍어주는 흉부엑스레이 검진에 주목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일반 검진받으라고 날라오는 쪽지, 기억하시죠?

많은 사람이 흉부엑스레이를 찍는데, 이게 폐암 조기발견에 효과가 있는지 살펴본 겁니다.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폐암을 진단받은 6만 3천여 명을 분석했습니다.

흉부엑스레이 검진을 받은 사람 중 조기 폐암은 38%였고 받지 않은 사람 중 조기 폐암은 26%였습니다.

흉부엑스레이 검진을 받은 사람이 조기발견 비율이 높은 건데요.

실제로 폐암을 조 기발견해 생존율을 높였는지 연구팀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에서만 효과가 있었습니다.

흉부엑스레이 검진한 여성은 3년, 5년 된 시점에 생존확률이 47%, 38%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각 10%p씩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검진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 폐암 성적이 비슷했습니다.

[앵커]

왜 남성과 여성이 결과가 다른 거죠?

[기자]

일단 여성에게 흉부엑스레이 검진이 폐암 조기발견 효과가 있다는 건 고무적인 결과인데요.

여성에서만 검진 효과가 나타난 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선 남성과 여성의 폐암 양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최창민/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남자가 걸리는 폐암은 담배랑 관련된 폐암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요. 그리고 엑스레이에 잘 안 보이는 가운데 쪽에 몰려있거든요. 여자분들이 잘 걸리는 선암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바깥쪽에 있고 자라는 속도가 좀 느립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저희가 보니까 1년, 2년 정도에 한 번씩만 찍어줘도…"]

그러니까 여성은 흡연 관련된 폐암이 아닌 경우가 많아 좀 더 천천히 자라고 흉부엑스레이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선 적어도 일이년간격으로 찍어야 폐암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났는데요.

3년이 넘어가면 효과가 없었습니다.

[앵커]

그래도 흉부엑스레이는 CT보다 정밀도가 떨어져 제한적인 검사 아닌가요?

[기자]

물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CT와 흉부엑스레이는 어느 한쪽이 뛰어나다기보다는 다른 장단점이 있다고 보는 게 좋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김미영/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 "흉부 엑스레이는 좀 더 접근도가 좋고 좀 더 자주 찍을 수가 있고 특히 방사선 피폭이 적기 때문에 환자들이 안심하고 여러 번 반복해서 찍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CT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정밀한 검사이고 방사선 피폭이 상당히 있고, 특히 여자들은 유방 쪽으로 방사선(Radiation)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주 찍을 수가 없어서…"]

40세부터 2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해주는 흉부엑스레이 검진은 폐암에 있어서 여성에게 확실히 이득이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잘 챙겨 받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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