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홍콩 시위에 첫 총성…中 무력개입 가능성은?

입력 2019.08.26 (20:34) 수정 2019.08.2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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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12주째 접어들었는데요.

열흘 만에 평화 기조는 무너졌고 경찰과 시위대는 다시 충돌했습니다. 경고용 실탄과 물대포까지 등장했는데요.

강민수 특파원!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네, 시위대를 향한 경고용이었습니다만, 석 달 가까이 이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이 고무탄이 아닌 실탄을 발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일요일이었던 어제 홍콩 카이청 운동장에서는 송환법에 반대하는 12번째 주말집회가 열렸습니다.

굵은 비가 쏟아졌지만 시민 수천 명이 우산을 들고 모였고 송환법 완전 철폐와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사항을 외치면서 행진했습니다.

집회가 평화롭게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건이었는데 쉽지는 않았습니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자 홍콩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해산에 나섰는데요.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은 물대포 2대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습니다.

[동옹/현지 주민 : "최루가스 때문에 매우 매우 화가 났습니다. 우리 집은 15층인데 거기까지 냄새가 들어왔어요."]

저녁 8시 30분 무렵 췬안 지역에서 쇠막대기를 휘두르는 시위대가 다가오자 한 경찰관이 허공을 향해서 경고용 실탄을 발사했는데요.

실탄 경고사격이 이뤄진 건 수적으로 열세에 처한 경찰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홍콩 경찰 당국은 해명했습니다.

주말시위 동안 불법 시위와 공격용 무기를 소지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36명입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다친 경찰도 15명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송환법 반대시위가 다시 격화되면서 중국의 무력개입설도 다시 제기되고 있죠?

[기자]

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어젯밤 시평에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생전에 “홍콩에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정부가 관여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주목했습니다.

홍콩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중앙정부의 권력일 뿐 아니라 책임이라고도 강조했는데요.

지난달 24일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홍콩 기본법 14조를 근거로 홍콩 정부가 중국 중앙정부에 인민해방군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일찌감치 경고했었죠.

인민무력부 소속 군대와 장갑차들이 홍콩에서 10분 거리인 선전 스타디움에 집결해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무력개입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데요.

중국은 일국양제의 질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홍콩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무력개입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간접적으로 홍콩을 압박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구요?

[기자]

네, 국제사회의 비판과 중국의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얽혀 있어 홍콩에 무력개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입니다.

중국은 과거 1989년 천안문 사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당시 유혈 진압을 한 대가로 서방의 강력한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당했습니다.

1988년 무려 14%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이 천안문 사태를 겪은 1989년에는 8.4%로 급락하기도 했는데요,

가뜩이나 미국과 무역전쟁 도중인데, 홍콩 문제로 다른 서방 국가들까지 중국의 제재에 동참하게 된다면 중국은 감당하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타이완의 총통 선거가 몇 달 안 남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홍콩의 현재 일국양제는 장기적으로 타이완을 중국에 통일하는 모델이기도 한데요,

여기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반중성향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타이완과의 통일도 더 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로 지금은 중국이 강경 카드를 꺼내들기 힘든 분위깁니다.

중국은 대신 홍콩과 맞닿은 광둥성 선전을 글로벌 금융허브로 키운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경제적 불황에 시달리는 홍콩을 전방위로 압박해서 시위 동력을 약화하려는 시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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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홍콩 시위에 첫 총성…中 무력개입 가능성은?
    • 입력 2019-08-26 20:38:58
    • 수정2019-08-26 21:08:46
    글로벌24
[앵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12주째 접어들었는데요.

열흘 만에 평화 기조는 무너졌고 경찰과 시위대는 다시 충돌했습니다. 경고용 실탄과 물대포까지 등장했는데요.

강민수 특파원!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네, 시위대를 향한 경고용이었습니다만, 석 달 가까이 이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이 고무탄이 아닌 실탄을 발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일요일이었던 어제 홍콩 카이청 운동장에서는 송환법에 반대하는 12번째 주말집회가 열렸습니다.

굵은 비가 쏟아졌지만 시민 수천 명이 우산을 들고 모였고 송환법 완전 철폐와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사항을 외치면서 행진했습니다.

집회가 평화롭게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건이었는데 쉽지는 않았습니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자 홍콩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해산에 나섰는데요.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은 물대포 2대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습니다.

[동옹/현지 주민 : "최루가스 때문에 매우 매우 화가 났습니다. 우리 집은 15층인데 거기까지 냄새가 들어왔어요."]

저녁 8시 30분 무렵 췬안 지역에서 쇠막대기를 휘두르는 시위대가 다가오자 한 경찰관이 허공을 향해서 경고용 실탄을 발사했는데요.

실탄 경고사격이 이뤄진 건 수적으로 열세에 처한 경찰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홍콩 경찰 당국은 해명했습니다.

주말시위 동안 불법 시위와 공격용 무기를 소지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36명입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다친 경찰도 15명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송환법 반대시위가 다시 격화되면서 중국의 무력개입설도 다시 제기되고 있죠?

[기자]

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어젯밤 시평에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생전에 “홍콩에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정부가 관여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주목했습니다.

홍콩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중앙정부의 권력일 뿐 아니라 책임이라고도 강조했는데요.

지난달 24일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홍콩 기본법 14조를 근거로 홍콩 정부가 중국 중앙정부에 인민해방군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일찌감치 경고했었죠.

인민무력부 소속 군대와 장갑차들이 홍콩에서 10분 거리인 선전 스타디움에 집결해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무력개입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데요.

중국은 일국양제의 질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홍콩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무력개입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간접적으로 홍콩을 압박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구요?

[기자]

네, 국제사회의 비판과 중국의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얽혀 있어 홍콩에 무력개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입니다.

중국은 과거 1989년 천안문 사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당시 유혈 진압을 한 대가로 서방의 강력한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당했습니다.

1988년 무려 14%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이 천안문 사태를 겪은 1989년에는 8.4%로 급락하기도 했는데요,

가뜩이나 미국과 무역전쟁 도중인데, 홍콩 문제로 다른 서방 국가들까지 중국의 제재에 동참하게 된다면 중국은 감당하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타이완의 총통 선거가 몇 달 안 남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홍콩의 현재 일국양제는 장기적으로 타이완을 중국에 통일하는 모델이기도 한데요,

여기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반중성향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타이완과의 통일도 더 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로 지금은 중국이 강경 카드를 꺼내들기 힘든 분위깁니다.

중국은 대신 홍콩과 맞닿은 광둥성 선전을 글로벌 금융허브로 키운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경제적 불황에 시달리는 홍콩을 전방위로 압박해서 시위 동력을 약화하려는 시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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