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주민 과반 “나는 B급 시민…통일 성공적이지 못해”

입력 2019.09.26 (06:46) 수정 2019.09.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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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은 독일이 통일 이후 상황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내놨는데, 내용이 다소 충격적입니다.

과거 동서독 지역간 경제 격차는 많이 좁혀졌지만, 동독 출신 주민 절반 이상이 B급 시민 취급을 받고 있고 통일은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답변했습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이듬해 통일을 이룬 독일, 30년 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동서독 지역간 격차 해소에 힘써 왔습니다.

그 결과 1990년 통일 당시 서독의 43% 수준에 불과했던 동독의 경제력은 지난해 75%까지 올라왔습니다.

동독 주민 고용 상황도 호전돼, 한때 18%대까지 치솟았던 동독지역 실업률은 지난해 6.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동독 주민의 급여도 서독 주민의 84% 수준까지 인상됐습니다.

GDP 성장률은 동독지역 1.6%, 서독지역 1.4%로 거의 균형을 이뤘습니다.

이 때문에 동독 주민의 3분의 2는 통일 당시보다 생활수준이 높아졌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 격차 해소에도 불구하고 동독 출신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동독 주민 57%가 B급 시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고, 응답자 38%만이 통일이 성공적이었다고 답했습니다.

40세 이하에서는 통일이 성공적이라는 응답이 20%에 불과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해 "먼 길을 왔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표현했습니다.

[크리스티안 히르테/독일 경제에너지부 구동독 담당 차관 : "현재 정치, 경제, 사회, 언론의 고위직을 보십시오. 동독 지역 사람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독일 정부는 동독지역 발전과 동서독간 공동 성장을 위한 12개 과제를 제시하고,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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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독 주민 과반 “나는 B급 시민…통일 성공적이지 못해”
    • 입력 2019-09-26 06:47:18
    • 수정2019-09-26 08:10:23
    뉴스광장 1부
[앵커]

올해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은 독일이 통일 이후 상황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내놨는데, 내용이 다소 충격적입니다.

과거 동서독 지역간 경제 격차는 많이 좁혀졌지만, 동독 출신 주민 절반 이상이 B급 시민 취급을 받고 있고 통일은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답변했습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이듬해 통일을 이룬 독일, 30년 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동서독 지역간 격차 해소에 힘써 왔습니다.

그 결과 1990년 통일 당시 서독의 43% 수준에 불과했던 동독의 경제력은 지난해 75%까지 올라왔습니다.

동독 주민 고용 상황도 호전돼, 한때 18%대까지 치솟았던 동독지역 실업률은 지난해 6.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동독 주민의 급여도 서독 주민의 84% 수준까지 인상됐습니다.

GDP 성장률은 동독지역 1.6%, 서독지역 1.4%로 거의 균형을 이뤘습니다.

이 때문에 동독 주민의 3분의 2는 통일 당시보다 생활수준이 높아졌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 격차 해소에도 불구하고 동독 출신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동독 주민 57%가 B급 시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고, 응답자 38%만이 통일이 성공적이었다고 답했습니다.

40세 이하에서는 통일이 성공적이라는 응답이 20%에 불과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해 "먼 길을 왔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표현했습니다.

[크리스티안 히르테/독일 경제에너지부 구동독 담당 차관 : "현재 정치, 경제, 사회, 언론의 고위직을 보십시오. 동독 지역 사람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독일 정부는 동독지역 발전과 동서독간 공동 성장을 위한 12개 과제를 제시하고,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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