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쪽난 바른미래당…분당 가속화

입력 2019.10.01 (08:13) 수정 2019.10.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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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갈라서도 전혀 이상할 게 없던 정당, 바른미래당의 어제 회의 모습 한 번 보시죠.

오전 9시 국회 본청 215홉니다.

손학규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역시나 반 손학규, 그러니까 비당권파 최고위원들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어디갔나 했더니 같은 시각, 바로 옆옆방 218호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있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주재했고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비당권파 13명이 참석했습니다.

자, 한쪽에선 최고위원회의, 옆방에선 의원총회, 흔히 당이 쪼개지기 직전 나타나는 풍경이죠.

비당권파 의원들 급기야 새로운 당 지도부 탄생을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일명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출범시켰습니다.

손학규 대표를 주축으로 한 이른바 당권파와 아예 별도로 당을 이끌어 가겠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모임 대표도 새로 뽑았습니다.

바로 유승민 의원입니다.

[유승민/바른미래당 의원 : "이 절박한 이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나갈 거냐, 이 모임이 당초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표직을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상황 전해들은 손학규 대표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요.

회의를 마친 뒤 비당권파를 향해 작심 발언을 내놨습니다.

들어보시죠.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당의 분열을 이렇게 획책하고 조장하고 이런 것은 정치인으로 또 정치 지도자로 할 일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발언을 이어가다 감정이 격해졌는지 "양심이 없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누구의 양심이 없다는 것인지 콕 짚어 말하진 않았지만 대상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당을 어렵게 만들어놓고 뭐 비상행동이다 뭐다, 나는 정치적인 양심이 없는 그런 행동이라고 봅니다. (방금 말씀하신 건 유승민 전 대표….) 여하튼 알아서 들으세요."]

이렇게 양측이 정면 충돌한 날, 공교롭게도 이 당의 공동창업자 안철수 전 대표가 근황을 전해왔습니다.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했다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1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SNS 활동을 재개한 건데요,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책 출간 소식도 알렸습니다.

책에는 '다시 출발선에 설 때'라는 의미심장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안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서 낙선한 뒤 지난해 9월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간 1년 넘게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을 삼가왔지만 당 안팎에선 3월 복귀설, 6월 복귀설 최근엔 11월 복귀설까지 설왕설래가 이어져왔습니다.

보신 것처럼, 유승민 안철수 비당권파 리더인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바른미래당발 야권 재편이 시작된 것 아니냐 여러 해석들이 나옵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은 게 2017년 12월 14일이었죠.

당시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부산에서 똑같은 색상의 커플 목도리를 메고 통합을 다짐합니다.

다음해 2월 ‘국민의당+바른정당’의 바른미래당이 창당됐습니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안철수 유승민’공동대표 체제에서 손학규 대표 체제로 넘어간 뒤에도 바른미래당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바람 잘 날 이 없었습니다.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은 그 절정판이었습니다.

[권성주/바른미래당 혁신위원 : "자리 앉으십시오, 도망가지 마시고."]

[이기인/바른미래당 혁신위원 : "가실 거면 저희를 밟고 가십시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이 단식은 명분이 없으니까 단식 끝내세요."]

내홍을 거듭해온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가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에 다시금 정치권 촉각이 곤두서고 있습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 신당을 준비 중인 대안정치 연대도 민감하게반응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과의 통합설은 모독에 가까운 정치공세라며 발끈하지만 한국당은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고요,

대안정치도 국민의 당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전후 속사정이나 진행 상황은 다릅니다만 최근 민주평화당에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가 분리돼 나온 수순과 아주 비슷합니다.

양쪽 모두 이름에 '변화'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나 이름이 긴 것도 비슷하네요.

마침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는 어제 창당준비기획단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창당 준비에 나섰습니다.

보수대통합이냐 독자세력화냐 갈림길에선 바른미래당의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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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쪽난 바른미래당…분당 가속화
    • 입력 2019-10-01 08:19:36
    • 수정2019-10-01 09:02:25
    아침뉴스타임
언제 갈라서도 전혀 이상할 게 없던 정당, 바른미래당의 어제 회의 모습 한 번 보시죠.

오전 9시 국회 본청 215홉니다.

손학규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역시나 반 손학규, 그러니까 비당권파 최고위원들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어디갔나 했더니 같은 시각, 바로 옆옆방 218호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있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주재했고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비당권파 13명이 참석했습니다.

자, 한쪽에선 최고위원회의, 옆방에선 의원총회, 흔히 당이 쪼개지기 직전 나타나는 풍경이죠.

비당권파 의원들 급기야 새로운 당 지도부 탄생을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일명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출범시켰습니다.

손학규 대표를 주축으로 한 이른바 당권파와 아예 별도로 당을 이끌어 가겠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모임 대표도 새로 뽑았습니다.

바로 유승민 의원입니다.

[유승민/바른미래당 의원 : "이 절박한 이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나갈 거냐, 이 모임이 당초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표직을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상황 전해들은 손학규 대표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요.

회의를 마친 뒤 비당권파를 향해 작심 발언을 내놨습니다.

들어보시죠.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당의 분열을 이렇게 획책하고 조장하고 이런 것은 정치인으로 또 정치 지도자로 할 일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발언을 이어가다 감정이 격해졌는지 "양심이 없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누구의 양심이 없다는 것인지 콕 짚어 말하진 않았지만 대상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당을 어렵게 만들어놓고 뭐 비상행동이다 뭐다, 나는 정치적인 양심이 없는 그런 행동이라고 봅니다. (방금 말씀하신 건 유승민 전 대표….) 여하튼 알아서 들으세요."]

이렇게 양측이 정면 충돌한 날, 공교롭게도 이 당의 공동창업자 안철수 전 대표가 근황을 전해왔습니다.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했다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1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SNS 활동을 재개한 건데요,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책 출간 소식도 알렸습니다.

책에는 '다시 출발선에 설 때'라는 의미심장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안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서 낙선한 뒤 지난해 9월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간 1년 넘게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을 삼가왔지만 당 안팎에선 3월 복귀설, 6월 복귀설 최근엔 11월 복귀설까지 설왕설래가 이어져왔습니다.

보신 것처럼, 유승민 안철수 비당권파 리더인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바른미래당발 야권 재편이 시작된 것 아니냐 여러 해석들이 나옵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은 게 2017년 12월 14일이었죠.

당시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부산에서 똑같은 색상의 커플 목도리를 메고 통합을 다짐합니다.

다음해 2월 ‘국민의당+바른정당’의 바른미래당이 창당됐습니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안철수 유승민’공동대표 체제에서 손학규 대표 체제로 넘어간 뒤에도 바른미래당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바람 잘 날 이 없었습니다.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은 그 절정판이었습니다.

[권성주/바른미래당 혁신위원 : "자리 앉으십시오, 도망가지 마시고."]

[이기인/바른미래당 혁신위원 : "가실 거면 저희를 밟고 가십시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이 단식은 명분이 없으니까 단식 끝내세요."]

내홍을 거듭해온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가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에 다시금 정치권 촉각이 곤두서고 있습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 신당을 준비 중인 대안정치 연대도 민감하게반응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과의 통합설은 모독에 가까운 정치공세라며 발끈하지만 한국당은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고요,

대안정치도 국민의 당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전후 속사정이나 진행 상황은 다릅니다만 최근 민주평화당에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가 분리돼 나온 수순과 아주 비슷합니다.

양쪽 모두 이름에 '변화'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나 이름이 긴 것도 비슷하네요.

마침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는 어제 창당준비기획단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창당 준비에 나섰습니다.

보수대통합이냐 독자세력화냐 갈림길에선 바른미래당의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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