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미-이란 갈등 봉합되나…국제유가 ‘하락’·美증시 ‘상승’

입력 2020.01.09 (18:09) 수정 2020.01.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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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라크 내 미군 주둔지에 이란의 미사일이 떨어진 뒤 전세계가 미국의 반응에 주목했습니다.

이러다 전쟁나는거 아닌가, 우려도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즉각적인 군사 대응보다는 경제 제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미-이란 양측 간 긴장 수위가 일단 진정되면서 시장이 반응했습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미 주가는 상승하는 등 금융·상품시장이 안정을 찾는 분위깁니다.

워싱턴 연결해보죠. 서지영 특파원!

미국이 군사적 맞대응을 자제한 셈인데, 양국이 출구 전략에 나섰다.

이렇게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 나서기 전부터 그런 분위기가 감지됐는데요.

이란이 미국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공격 정보를 미리 흘렸고, 미군 부대 내 군인들이 미리 대피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피격 직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미사일 공격을 받은 곳은 모두 5곳입니다.

헬기 격납고로 보이는 건물 형태가 사라지긴 했지만, 중요 시설들은 멀쩡합니다.

이란이 미사일 16발을 발사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미군 사상자가 없지? 의문이 나올 법 합니다.

그래서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피살 이후 미국에 보복을 했다는 대외적인 명분은 챙기면서 미국에 추가적인 군사 행동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고도의 절제된 보복행위였다는 것이죠.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출구 전략을 '인명 피해'여부로 잡았던 것 같아요?

[기자]

미국과 이란을 전쟁 위기로 몰고 간 단초는 지난달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국인 국방 용역업자였죠.

친이란 민병대의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했는데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민병대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지시했고, 이는 친 이란 시위대의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 대한 공격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보복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장군을 살해한거죠.

핵심은 인명 피해에 대한 보복, 반격, 재반격이었습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18시간 만에 참모들을 뒤에 세우고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는데, 출구 전략은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직접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난밤 이란 공격에 미국인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사상자가 없었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무사합니다. 기지가 약간 피해를 입었을 뿐입니다."]

대국민 연설은 9분 정도였는데요.

이란에 대해 군사적으로 응징하겠다는 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대신, 이란이 물러서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 확대를 피하기 위한 명분을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자, 근데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는 대신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 했어요. 이미 미국은 이란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기자]

지난 2015년 오바마 정부 당시 이란과 미국을 포함한 6개 나라가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맺은 것 기억하실겁니다.

이 합의에 따라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서방 세계는 대이란 제재를 일부 풀었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 고강도 제재로 다시 되돌린거죠.

2018년 5월 미국은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을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3국 기업까지 대상으로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이어 11월에는 원유 제재까지 추가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4월들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에 대해 한시적 예외 조치까지 종료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가 나온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살인적인 경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추가 조치가 발표될 때까지 좀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다만, 앞서 미 정부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원유 제재를 더 꽉 죄는 방안, 그리고 금, 귀금속, 석탄,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3자 제재 품목을 더 확대하는 방안 등을 예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란이 미국의 오랜 적대국가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들의 반이란 감정을 부추긴 면도 있지만, 만약에 이게 미국 경제를 위협할 정도까지 가면 자신의 재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런 면도 고려를 한 것 같죠?

[기자]

네. 전쟁과 파병은 돈 낭비라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었잖아요.

근데 확전을 하게되면 자신의 지론을 뒤집는 것이고, 집토끼까지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시장도 이 부분을 이해한 것 같구요.

실제로 유가와 증시에 즉각 반영됐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4% 넘게 내렸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6일에 비해 대폭 하락한 수칩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60포인트 넘게 오른 채 장을 마감했구요.

스탠더드앤푸어스 지수와 나스닥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랐습니다.

상승하던 금값, 11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한 때, 온스당 1,600달러 선을 넘어섰는데 1,56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이번 중동 위기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짧게 전망해주실까요?

[기자]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미 이란 갈등은 더 악화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동 위기가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앞두고 득실 계산했을 겁니다.

경제는 호황이고 뉴욕증시도 '신고가'행진을 거듭해 왔는데, 이란과 무력 충돌 소식 전해진 뒤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트럼프에겐 뼈아픈 대목입니다.

여기에 탄핵정국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중동 문제는 고강도 제재를 유지하는 선에서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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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9 18:17:45
    • 수정2020-01-09 18: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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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라크 내 미군 주둔지에 이란의 미사일이 떨어진 뒤 전세계가 미국의 반응에 주목했습니다.

이러다 전쟁나는거 아닌가, 우려도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즉각적인 군사 대응보다는 경제 제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미-이란 양측 간 긴장 수위가 일단 진정되면서 시장이 반응했습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미 주가는 상승하는 등 금융·상품시장이 안정을 찾는 분위깁니다.

워싱턴 연결해보죠. 서지영 특파원!

미국이 군사적 맞대응을 자제한 셈인데, 양국이 출구 전략에 나섰다.

이렇게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 나서기 전부터 그런 분위기가 감지됐는데요.

이란이 미국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공격 정보를 미리 흘렸고, 미군 부대 내 군인들이 미리 대피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피격 직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미사일 공격을 받은 곳은 모두 5곳입니다.

헬기 격납고로 보이는 건물 형태가 사라지긴 했지만, 중요 시설들은 멀쩡합니다.

이란이 미사일 16발을 발사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미군 사상자가 없지? 의문이 나올 법 합니다.

그래서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피살 이후 미국에 보복을 했다는 대외적인 명분은 챙기면서 미국에 추가적인 군사 행동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고도의 절제된 보복행위였다는 것이죠.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출구 전략을 '인명 피해'여부로 잡았던 것 같아요?

[기자]

미국과 이란을 전쟁 위기로 몰고 간 단초는 지난달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국인 국방 용역업자였죠.

친이란 민병대의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했는데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민병대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지시했고, 이는 친 이란 시위대의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 대한 공격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보복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장군을 살해한거죠.

핵심은 인명 피해에 대한 보복, 반격, 재반격이었습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18시간 만에 참모들을 뒤에 세우고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는데, 출구 전략은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직접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난밤 이란 공격에 미국인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사상자가 없었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무사합니다. 기지가 약간 피해를 입었을 뿐입니다."]

대국민 연설은 9분 정도였는데요.

이란에 대해 군사적으로 응징하겠다는 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대신, 이란이 물러서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 확대를 피하기 위한 명분을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자, 근데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는 대신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 했어요. 이미 미국은 이란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기자]

지난 2015년 오바마 정부 당시 이란과 미국을 포함한 6개 나라가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맺은 것 기억하실겁니다.

이 합의에 따라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서방 세계는 대이란 제재를 일부 풀었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 고강도 제재로 다시 되돌린거죠.

2018년 5월 미국은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을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3국 기업까지 대상으로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이어 11월에는 원유 제재까지 추가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4월들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에 대해 한시적 예외 조치까지 종료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가 나온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살인적인 경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추가 조치가 발표될 때까지 좀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다만, 앞서 미 정부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원유 제재를 더 꽉 죄는 방안, 그리고 금, 귀금속, 석탄,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3자 제재 품목을 더 확대하는 방안 등을 예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란이 미국의 오랜 적대국가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들의 반이란 감정을 부추긴 면도 있지만, 만약에 이게 미국 경제를 위협할 정도까지 가면 자신의 재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런 면도 고려를 한 것 같죠?

[기자]

네. 전쟁과 파병은 돈 낭비라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었잖아요.

근데 확전을 하게되면 자신의 지론을 뒤집는 것이고, 집토끼까지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시장도 이 부분을 이해한 것 같구요.

실제로 유가와 증시에 즉각 반영됐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4% 넘게 내렸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6일에 비해 대폭 하락한 수칩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60포인트 넘게 오른 채 장을 마감했구요.

스탠더드앤푸어스 지수와 나스닥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랐습니다.

상승하던 금값, 11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한 때, 온스당 1,600달러 선을 넘어섰는데 1,56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이번 중동 위기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짧게 전망해주실까요?

[기자]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미 이란 갈등은 더 악화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동 위기가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앞두고 득실 계산했을 겁니다.

경제는 호황이고 뉴욕증시도 '신고가'행진을 거듭해 왔는데, 이란과 무력 충돌 소식 전해진 뒤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트럼프에겐 뼈아픈 대목입니다.

여기에 탄핵정국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중동 문제는 고강도 제재를 유지하는 선에서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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