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묻는다…‘후베이성 방문’ 입국금지, 적정한가?

입력 2020.02.03 (21:15) 수정 2020.02.0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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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혼선은 있었습니다만, 곧, 내일(4일) 새벽 0시부터는 후베이성을 거쳐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이 금지됩니다.

지난달 21일 이후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경우입니다.

중국인은 후베이성에서 발급한 여권으로 들어올 수 없고, 외국인도 3단계 확인을 거치는데요.

우선 출발지에서 항공권 발권 때 14일 이내 후베이성에 간 적이 있는지 답해야 합니다.

입국 단계에선 건강상태 질문서를 통해 거릅니다.

입국한 뒤에도 진술내용이 거짓으로 확인되면 강제 퇴거와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집니다.

또, 준비가 되는대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승객들에 대해선 특별 입국절차를 만들어 현장에서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를 확인합니다.

KBS가 감염병 전문가 5명에게 이런 정부 조치가 적절한지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지 의견을 물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KBS가 의견을 구한 전문가는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엄중식, 이재갑 교수 등 5명입니다.

먼저 후베이성 방문 모든 외국인에 대해서만 입국 금지.

이에 대해 1명을 제외한 4명의 전문가가 '미흡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우한 봉쇄 이전에 5백만 명이 빠져나간 만큼 중국 내 다른 지역을 거쳐 오는 사람을 걸러낼 수 없고, 이미 중국 내 환자의 40%가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위험 지역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원석/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 "이미 후베이성을 넘어서 다른 곳에서도 역학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지역사회 전파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곳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후베이성만 차단해서는 그런 사람들의 유입을 충분히 막기는 어려울 거로 생각합니다."]

적어도 환자가 5백 명 이상 발생한 저장성, 광둥성 등 3개 성은 당장 입국 금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지금으로선 적절하다는 1명도 보완책을 제시했습니다.

[엄중식/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위험도 평가를 정말 실시간으로 해서 만약에 다른 지역에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거나 강력하게 추정되는 경우엔 빠르게 그 지역을 확대해서 추가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 국민의 여행경보에 대해선 중국 전역 '철수 권고'로 격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지금은 한국인·외국인을 막론하고 중국을 오가는 건 최대한 줄여야 될 때라는 겁니다.

5명의 전문가 모두 중국인의 관광 목적 단기 비자 발급 중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줄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다 동원해야 할 때라는 겁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관광객들은 잘 확인도 안 되고 계속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빨리 막는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버거운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내로 들어오는 감염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입니다.

[엄중식/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최대한 줄여줘야지 우리의 검역체계가 지금 장기화되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있고 그렇게 유입되는 사람이 줄어야지 확진자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를 통제하는 건 지금으로써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최원석/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지역사회의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 발생이 다수 있는 국가가 생긴다면 그런 경우에는 중국이나 후베이성을 보는 시각과 마찬가지로 그곳에 대해서 마찬가지의 방법을 적용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만이라도 실시간으로 확진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았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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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에게 묻는다…‘후베이성 방문’ 입국금지, 적정한가?
    • 입력 2020-02-03 21:19:32
    • 수정2020-02-04 08: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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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혼선은 있었습니다만, 곧, 내일(4일) 새벽 0시부터는 후베이성을 거쳐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이 금지됩니다. 지난달 21일 이후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경우입니다. 중국인은 후베이성에서 발급한 여권으로 들어올 수 없고, 외국인도 3단계 확인을 거치는데요. 우선 출발지에서 항공권 발권 때 14일 이내 후베이성에 간 적이 있는지 답해야 합니다. 입국 단계에선 건강상태 질문서를 통해 거릅니다. 입국한 뒤에도 진술내용이 거짓으로 확인되면 강제 퇴거와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집니다. 또, 준비가 되는대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승객들에 대해선 특별 입국절차를 만들어 현장에서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를 확인합니다. KBS가 감염병 전문가 5명에게 이런 정부 조치가 적절한지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지 의견을 물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KBS가 의견을 구한 전문가는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엄중식, 이재갑 교수 등 5명입니다. 먼저 후베이성 방문 모든 외국인에 대해서만 입국 금지. 이에 대해 1명을 제외한 4명의 전문가가 '미흡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우한 봉쇄 이전에 5백만 명이 빠져나간 만큼 중국 내 다른 지역을 거쳐 오는 사람을 걸러낼 수 없고, 이미 중국 내 환자의 40%가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위험 지역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원석/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 "이미 후베이성을 넘어서 다른 곳에서도 역학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지역사회 전파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곳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후베이성만 차단해서는 그런 사람들의 유입을 충분히 막기는 어려울 거로 생각합니다."] 적어도 환자가 5백 명 이상 발생한 저장성, 광둥성 등 3개 성은 당장 입국 금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지금으로선 적절하다는 1명도 보완책을 제시했습니다. [엄중식/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위험도 평가를 정말 실시간으로 해서 만약에 다른 지역에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거나 강력하게 추정되는 경우엔 빠르게 그 지역을 확대해서 추가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 국민의 여행경보에 대해선 중국 전역 '철수 권고'로 격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지금은 한국인·외국인을 막론하고 중국을 오가는 건 최대한 줄여야 될 때라는 겁니다. 5명의 전문가 모두 중국인의 관광 목적 단기 비자 발급 중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줄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다 동원해야 할 때라는 겁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관광객들은 잘 확인도 안 되고 계속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빨리 막는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버거운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내로 들어오는 감염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입니다. [엄중식/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최대한 줄여줘야지 우리의 검역체계가 지금 장기화되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있고 그렇게 유입되는 사람이 줄어야지 확진자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를 통제하는 건 지금으로써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최원석/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지역사회의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 발생이 다수 있는 국가가 생긴다면 그런 경우에는 중국이나 후베이성을 보는 시각과 마찬가지로 그곳에 대해서 마찬가지의 방법을 적용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만이라도 실시간으로 확진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았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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