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전면에 선 김여정…북한은 왜?

입력 2020.06.13 (08:04) 수정 2020.06.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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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 인사 가운데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인물이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을 보필하던 과거 모습과는 달리 최근엔 사실상 북한 정권 2인자로서 국정 운영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 같습니다.

지난 4일 발표한 대남 비난 담화는 더욱 공고해진 정치적 위상을 대내외에 확인시켜 줬는데요.

북한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을 내세워 대남 압박에 나선 걸까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달라진 행보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2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태운 전용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영남 당시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네 명의 북한 대표단.

그중에서 언론의 관심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쏟아졌다.

최초로 남한 땅을 밟은 김씨 일가이자 북한 최고 지도자의 친여동생.

김 제1부부장의 옷차림새부터 행동 하나하나가 화제가 됐고, 이는 곧 그녀의 위상과 권력을 추측하는 주요한 단서들이 됐다.

그녀가 진정한 실세라는 결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김영남 당시 상임 위원장이 공항 귀빈실로 들어서는 장면.

김 상임위원장이 갑자기 멈춰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장면이 포착된 것.

잠시 후 귀빈실에 들어선 건 김여정 제1부부장.

아흔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그제야 몸을 움직였다.

귀빈실에 들어와 소파 앞에 자리를 잡을 때도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먼저 자리를 권했고, 이동을 할 때에도 김 제1부부장의 경호 인력이 더 많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이 확실시 된 것은 청와대 방문이었다.

[김여정/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 "반갑습니다. (어제 추운 날씨에 힘들지 않았습니까?) 네, 대통령님께서 마음 많이 써주셔서 불편함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하며 자신을 특사로 소개 한 것이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2017년에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다음에 김여정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김정은과 보다 대등하게 국정을 논의하는 협상협의 파트너가 됐다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그 높아진 위상이 2018년 김여정 제1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단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후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내외 무대 곳곳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서열이 높고 연로한 당 간부들이 있다 하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을 최측근에서 보필하고, 현장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듯 한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이처럼 등장하는 시기와 장소마다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며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김여정 제1부부장.

이제 전문가들은 더 이상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이 아니라 지난 2년간 달라진 그녀의 역할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 한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사실상 2인자로서의 어떤 위상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가 있는데 올해 들어와서는 김여정이 구체적으로 정책 결정에 있어서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계로 더 한 발 나아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2일 :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 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셨습니다."]

지난 3월 2일, 북한 당국은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시험 발사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관계 부처 장관 회의를 열고 우려 표명과 함께 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그런데 여기에 대응하고 나선 것이 바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다.

자신의 성명으로 낸 첫 대남 담화.

그는 청와대의 반응을 비논리적 주장과 언동으로 몰며 우리 측의 대응이 남한에 대한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증폭시킨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저능한 사고방식’ ‘세 살 난 아이들’ ‘완벽하게 바보스럽다’와 같은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는 내용의 두 번째 담화에서는 남한에 대한 비난이 없었지만, 지난 4일 발표된 세 번째 담화에서는 더욱 수위를 높인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가 노동신문에 게재됐다는 것, 그리고 북한 당국이 담화의 내용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 정치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역할이 김정은 위원장의 보필에서 국정 운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고영환/전 북한 외교관 : "그러니까 이거는 거의 처음 북한 3대 체제가 내려오면서 처음의 지도자가 아닌 사람에게 권한이 부여되는 건데. 담화문이 평양시 집회에서 담화문이 인용이 되고 그리고 통전부 대변인 발표 성명에 김여정 동지가 총괄한다는 의미가 쓰여져있고 지시라는 말이 나와 있고 이런 것을 보면 김여정이 국정전반에 걸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런 추론 분명히 가능하고요."]

그렇다면 북한당국은 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이름을 걸고 대남 압박에 나선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북한 엘리트의 몰락을 꼽는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진출과 함께 이른바 파워 엘리트로 불리며 대남, 대미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북한의 고위 관료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이후 이들의 위상은 추락했고 북미는 물론 남북관계까지 악화기로에 놓이면서 북한 당국에겐 김여정 제1부부장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카드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북미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남 업무를 관장했던 김영철의 위상이 하노이 회담 이후에 급속도로 하락했고 통전부장직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까지 북한 외교를 담당하던 리수용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해임되었고 새로 외무상에 선출된 리선권 같은 경우에는 아직 당내 위상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외교적인 공백 대남관계에서의 공백을 김여정이 메우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5월 김정은 위원장의 잠행과 함께 재기된 건강 이상설과도 관련이 있다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

물론 잠행 20일 만에 공식 등장해 건재함을 과시 했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차원이라는 것이다.

[고영환/전 북한 외교관 : "코로나든가 제재든가 업무량이든가 이런 것들이 많이 심화되면서 지도자의 업무가 과중이 되고 그로 인해서 건강상 어떤 위험성이 존재하고 김정은이가 어떤 업무의 상당량을 김여정한테 돌림으로서 뭔가 자기 업무 스트레스 업무량을 감소시키는 저는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다고 보고요."]

지난 2년간 남북관계 중심에 있으면서 우리 정부 인사들과도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혀 왔던 김여정 제1부부장.

비교적 대남 유화적인 인물이었던 그의 맹비난은 그 어느 때 보다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전면적 단절까지 언급한 그의 강경한 발언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미국과 한국과 더이상 협상하지 않겠다는 그런 기조 하에서 독자적으로 경제건설 추진해나가야 되기 때문에 결국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자신의 힘만 가지고는 부족하고자신의 입장을 잘 아는 김여정의 조력이 더욱더 필요하게 되었다라고 해석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북한 내부에서의 혼란도 가중 될 것이란 것이 전직 북한 외교관의 분석이다.

[고영환/전 북한 외교관 : "원수님이 권위가 약간 약해지는 건가? 둘을 동급에 놓고 봐야 되나? 그럼 어떤 때는 누구 말을 듣고 어떤 때는 누구에게 보고를 해야 되지? 여러 가지 파생적인 일들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에는 아마 플러스가 되기보다도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 더 높다. 태양은 하나밖에 없는 건데 왜 김여정 동지가 갑자기 저렇게 나서서 북한 말로 나댈까 이런 의심은 다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거죠."]

1년 전, 이희호 여사 별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고자 판문점을 찾은 김여정 제1부부장.

당시 김 제1부부장 일행을 맞았던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은 그와 나눴던 남북 화합의 대화를 또렷이 기억했다.

[박지원/전 민생당 의원/2019년 6월 인터뷰 : "이 분위기를 살려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제가 김여정 부부장을 빤히 쳐다보고 얘기를 하는데 잔잔하게 좋은 반응의 미소를 가지고 듣더니 아주 단호하게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이 이희호 여사님의 유지를 받드는 길입니다."]

때론 특사로, 때론 행사 전반을 관장하는 수행원으로 남과 북을 연결 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

높아진 그의 위상만큼이나 비난과 힐난이 아닌 꽉 막혀있는 남과 북을 다시 한 번 이어주는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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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전면에 선 김여정…북한은 왜?
    • 입력 2020-06-13 08:40:36
    • 수정2020-06-13 08: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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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 인사 가운데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인물이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을 보필하던 과거 모습과는 달리 최근엔 사실상 북한 정권 2인자로서 국정 운영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 같습니다.

지난 4일 발표한 대남 비난 담화는 더욱 공고해진 정치적 위상을 대내외에 확인시켜 줬는데요.

북한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을 내세워 대남 압박에 나선 걸까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달라진 행보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2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태운 전용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영남 당시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네 명의 북한 대표단.

그중에서 언론의 관심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쏟아졌다.

최초로 남한 땅을 밟은 김씨 일가이자 북한 최고 지도자의 친여동생.

김 제1부부장의 옷차림새부터 행동 하나하나가 화제가 됐고, 이는 곧 그녀의 위상과 권력을 추측하는 주요한 단서들이 됐다.

그녀가 진정한 실세라는 결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김영남 당시 상임 위원장이 공항 귀빈실로 들어서는 장면.

김 상임위원장이 갑자기 멈춰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장면이 포착된 것.

잠시 후 귀빈실에 들어선 건 김여정 제1부부장.

아흔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그제야 몸을 움직였다.

귀빈실에 들어와 소파 앞에 자리를 잡을 때도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먼저 자리를 권했고, 이동을 할 때에도 김 제1부부장의 경호 인력이 더 많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이 확실시 된 것은 청와대 방문이었다.

[김여정/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 "반갑습니다. (어제 추운 날씨에 힘들지 않았습니까?) 네, 대통령님께서 마음 많이 써주셔서 불편함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하며 자신을 특사로 소개 한 것이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2017년에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다음에 김여정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김정은과 보다 대등하게 국정을 논의하는 협상협의 파트너가 됐다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그 높아진 위상이 2018년 김여정 제1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단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후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내외 무대 곳곳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서열이 높고 연로한 당 간부들이 있다 하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을 최측근에서 보필하고, 현장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듯 한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이처럼 등장하는 시기와 장소마다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며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김여정 제1부부장.

이제 전문가들은 더 이상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이 아니라 지난 2년간 달라진 그녀의 역할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 한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사실상 2인자로서의 어떤 위상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가 있는데 올해 들어와서는 김여정이 구체적으로 정책 결정에 있어서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계로 더 한 발 나아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2일 :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 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셨습니다."]

지난 3월 2일, 북한 당국은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시험 발사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관계 부처 장관 회의를 열고 우려 표명과 함께 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그런데 여기에 대응하고 나선 것이 바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다.

자신의 성명으로 낸 첫 대남 담화.

그는 청와대의 반응을 비논리적 주장과 언동으로 몰며 우리 측의 대응이 남한에 대한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증폭시킨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저능한 사고방식’ ‘세 살 난 아이들’ ‘완벽하게 바보스럽다’와 같은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는 내용의 두 번째 담화에서는 남한에 대한 비난이 없었지만, 지난 4일 발표된 세 번째 담화에서는 더욱 수위를 높인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가 노동신문에 게재됐다는 것, 그리고 북한 당국이 담화의 내용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 정치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역할이 김정은 위원장의 보필에서 국정 운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고영환/전 북한 외교관 : "그러니까 이거는 거의 처음 북한 3대 체제가 내려오면서 처음의 지도자가 아닌 사람에게 권한이 부여되는 건데. 담화문이 평양시 집회에서 담화문이 인용이 되고 그리고 통전부 대변인 발표 성명에 김여정 동지가 총괄한다는 의미가 쓰여져있고 지시라는 말이 나와 있고 이런 것을 보면 김여정이 국정전반에 걸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런 추론 분명히 가능하고요."]

그렇다면 북한당국은 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이름을 걸고 대남 압박에 나선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북한 엘리트의 몰락을 꼽는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진출과 함께 이른바 파워 엘리트로 불리며 대남, 대미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북한의 고위 관료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이후 이들의 위상은 추락했고 북미는 물론 남북관계까지 악화기로에 놓이면서 북한 당국에겐 김여정 제1부부장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카드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북미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남 업무를 관장했던 김영철의 위상이 하노이 회담 이후에 급속도로 하락했고 통전부장직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까지 북한 외교를 담당하던 리수용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해임되었고 새로 외무상에 선출된 리선권 같은 경우에는 아직 당내 위상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외교적인 공백 대남관계에서의 공백을 김여정이 메우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5월 김정은 위원장의 잠행과 함께 재기된 건강 이상설과도 관련이 있다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

물론 잠행 20일 만에 공식 등장해 건재함을 과시 했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차원이라는 것이다.

[고영환/전 북한 외교관 : "코로나든가 제재든가 업무량이든가 이런 것들이 많이 심화되면서 지도자의 업무가 과중이 되고 그로 인해서 건강상 어떤 위험성이 존재하고 김정은이가 어떤 업무의 상당량을 김여정한테 돌림으로서 뭔가 자기 업무 스트레스 업무량을 감소시키는 저는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다고 보고요."]

지난 2년간 남북관계 중심에 있으면서 우리 정부 인사들과도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혀 왔던 김여정 제1부부장.

비교적 대남 유화적인 인물이었던 그의 맹비난은 그 어느 때 보다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전면적 단절까지 언급한 그의 강경한 발언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미국과 한국과 더이상 협상하지 않겠다는 그런 기조 하에서 독자적으로 경제건설 추진해나가야 되기 때문에 결국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자신의 힘만 가지고는 부족하고자신의 입장을 잘 아는 김여정의 조력이 더욱더 필요하게 되었다라고 해석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북한 내부에서의 혼란도 가중 될 것이란 것이 전직 북한 외교관의 분석이다.

[고영환/전 북한 외교관 : "원수님이 권위가 약간 약해지는 건가? 둘을 동급에 놓고 봐야 되나? 그럼 어떤 때는 누구 말을 듣고 어떤 때는 누구에게 보고를 해야 되지? 여러 가지 파생적인 일들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에는 아마 플러스가 되기보다도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 더 높다. 태양은 하나밖에 없는 건데 왜 김여정 동지가 갑자기 저렇게 나서서 북한 말로 나댈까 이런 의심은 다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거죠."]

1년 전, 이희호 여사 별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고자 판문점을 찾은 김여정 제1부부장.

당시 김 제1부부장 일행을 맞았던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은 그와 나눴던 남북 화합의 대화를 또렷이 기억했다.

[박지원/전 민생당 의원/2019년 6월 인터뷰 : "이 분위기를 살려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제가 김여정 부부장을 빤히 쳐다보고 얘기를 하는데 잔잔하게 좋은 반응의 미소를 가지고 듣더니 아주 단호하게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이 이희호 여사님의 유지를 받드는 길입니다."]

때론 특사로, 때론 행사 전반을 관장하는 수행원으로 남과 북을 연결 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

높아진 그의 위상만큼이나 비난과 힐난이 아닌 꽉 막혀있는 남과 북을 다시 한 번 이어주는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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