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수위 관리 내역공개…“예상 벗어난 호우, 운영기준이 못 따라”

입력 2020.08.13 (06:03) 수정 2020.08.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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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홍수 때 댐 수위와 방류량 조절에 실패해 침수 피해를 봤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기 전에 댐에 물을 미리 내보내 저수율을 낮췄어야 하지 않았냐는 건데요.

집중호우 당시 댐이 어떻게 운영됐는지 김진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한 건 지난 7일과 8일 사이.

폭우 전 댐들의 수위를 살펴봤습니다.

홍수기에는 댐마다 별도의 (홍수기) 제한수위를 운영하는데, 섬진강댐과 합천댐 수위는 각각 이보다 3m, 0.8m 낮았습니다.

하지만 용담댐은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어 댐이 견딜 수 있는 최대치인 <계획홍수위>에 근접한 수준으로 물이 차 있었습니다.

용담댐의 경우 사전 수위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한구/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본부장 : "방류량을 좀 더 줄였습니다. 줄인 이유는 그런 민원하고 그다음에 7월에, 7월 말에 장마가 종료된다는 그런 예보를 가졌기 때문에."]

이후 예보를 훌쩍 뛰어넘은 폭우가 쏟아지면서 댐 수위는 급격히 높아집니다.

8일 오후 세 곳 모두 방류량을 급격히 늘립니다.

댐의 안전이 위협받을 정도로 물이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이한구/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본부장 : "붕괴조짐이 있을 때는 사실상 이것은 국가재난수준이기 때문에 댐 안전만큼은 절대적으로 저희가 지켜야 될 기준입니다."]

용담댐은 초당 2천9백 톤, 섬진강댐 천 8백 톤, 합천댐 2천6백 톤을 방류했지만 댐 운영 기준상 최대로 방류할 수 있는 양을 넘지는 않았습니다.

수자원공사는 섬진강댐과 합천댐의 경우 방류된 물이 하류에 닿기 전에 이미 피해가 발생하고 있었다며, 기록적인 긴 장마와 폭우가 침수 피해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오래전 만들어진 댐 기준이 이례적인 폭우 발생 시에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장석환/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기후변화에 따라서 댐의 운영 방식도 좀 바뀌어야 합니다. (댐의 홍수기) 제한 수위를 좀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려를 해야되고요."]

이번 수해의 원인을 밝히는데 수위 조절 실패 등 댐 운영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갈수록 이상 기후가 일상이 되는 추세에 맞춰 홍수 대비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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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댐 수위 관리 내역공개…“예상 벗어난 호우, 운영기준이 못 따라”
    • 입력 2020-08-13 06:04:24
    • 수정2020-08-13 08: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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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홍수 때 댐 수위와 방류량 조절에 실패해 침수 피해를 봤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기 전에 댐에 물을 미리 내보내 저수율을 낮췄어야 하지 않았냐는 건데요.

집중호우 당시 댐이 어떻게 운영됐는지 김진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한 건 지난 7일과 8일 사이.

폭우 전 댐들의 수위를 살펴봤습니다.

홍수기에는 댐마다 별도의 (홍수기) 제한수위를 운영하는데, 섬진강댐과 합천댐 수위는 각각 이보다 3m, 0.8m 낮았습니다.

하지만 용담댐은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어 댐이 견딜 수 있는 최대치인 <계획홍수위>에 근접한 수준으로 물이 차 있었습니다.

용담댐의 경우 사전 수위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한구/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본부장 : "방류량을 좀 더 줄였습니다. 줄인 이유는 그런 민원하고 그다음에 7월에, 7월 말에 장마가 종료된다는 그런 예보를 가졌기 때문에."]

이후 예보를 훌쩍 뛰어넘은 폭우가 쏟아지면서 댐 수위는 급격히 높아집니다.

8일 오후 세 곳 모두 방류량을 급격히 늘립니다.

댐의 안전이 위협받을 정도로 물이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이한구/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본부장 : "붕괴조짐이 있을 때는 사실상 이것은 국가재난수준이기 때문에 댐 안전만큼은 절대적으로 저희가 지켜야 될 기준입니다."]

용담댐은 초당 2천9백 톤, 섬진강댐 천 8백 톤, 합천댐 2천6백 톤을 방류했지만 댐 운영 기준상 최대로 방류할 수 있는 양을 넘지는 않았습니다.

수자원공사는 섬진강댐과 합천댐의 경우 방류된 물이 하류에 닿기 전에 이미 피해가 발생하고 있었다며, 기록적인 긴 장마와 폭우가 침수 피해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오래전 만들어진 댐 기준이 이례적인 폭우 발생 시에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장석환/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기후변화에 따라서 댐의 운영 방식도 좀 바뀌어야 합니다. (댐의 홍수기) 제한 수위를 좀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려를 해야되고요."]

이번 수해의 원인을 밝히는데 수위 조절 실패 등 댐 운영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갈수록 이상 기후가 일상이 되는 추세에 맞춰 홍수 대비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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