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겼던 철원 민통선 마을 가보니…“너무 큰 상처”

입력 2020.08.13 (19:04) 수정 2020.08.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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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철원에는 최근 열흘 남짓한 시간동안 1,0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내린 비와 맞먹는 양인데요.

특히, 민간인통제선 북쪽의 이길리는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물이 빠진 민북마을의 모습이 오늘(13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탄강 지류가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철원 이길리.

비가 그치면서 마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집집마다 복구작업이 한창입니다.

흙탕물로 뒤범벅된 세간살이는 하나하나 씻어내고, 평생의 추억이 담긴 사진첩도 닦아냅니다.

그러나, 수해가 남긴 상처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습니다.

[권병연/자원봉사자 : "다른 거야 돈주고 사면되지만 이런 추억 같은 사진은 찾을 수가 없잖아요. 영원히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창문과 방충망은 모두 떼내 하나씩 씻어냅니다.

나이든 주민들은 혼자서는 엄두도 못낼 일입니다.

[송병웅/강원도 철원군 이길리 : "봉사단들이 와서 많은 도움이 되니까 우리 둘이 하려고 하면 어림도 없어요. 이거.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겉으로 멀쩡해보이는 집도 안을 들여다보면 폐가처럼 변했습니다.

벽지를 떼어낸 방안은 제 키 높이까지 물이 들어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며칠은 더 건조시켜야하는 상황입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긴급 방역이 실시됩니다.

심리 상담사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주민들에게 조사를 겸한 치료도 합니다.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어머니?) 식사는 집에서 먹고 오고, 점심 한 끼만 여기서 먹어요."]

하지만, 너무 충격이 커 수해의 기억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합니다.

[정경희/강원도 철원군 이길리 : "이사 가야죠. 아무튼 이 동네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말이 (피해가) 3번이지. 이게 지금 말이 되는 일이에요."]

피해가 컸던 만큼 마을 주민들은 물난리 전의 일상을 되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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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에 잠겼던 철원 민통선 마을 가보니…“너무 큰 상처”
    • 입력 2020-08-13 19:15:16
    • 수정2020-08-13 20:03:37
    뉴스 7
[앵커]

강원도 철원에는 최근 열흘 남짓한 시간동안 1,0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내린 비와 맞먹는 양인데요.

특히, 민간인통제선 북쪽의 이길리는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물이 빠진 민북마을의 모습이 오늘(13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탄강 지류가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철원 이길리.

비가 그치면서 마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집집마다 복구작업이 한창입니다.

흙탕물로 뒤범벅된 세간살이는 하나하나 씻어내고, 평생의 추억이 담긴 사진첩도 닦아냅니다.

그러나, 수해가 남긴 상처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습니다.

[권병연/자원봉사자 : "다른 거야 돈주고 사면되지만 이런 추억 같은 사진은 찾을 수가 없잖아요. 영원히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창문과 방충망은 모두 떼내 하나씩 씻어냅니다.

나이든 주민들은 혼자서는 엄두도 못낼 일입니다.

[송병웅/강원도 철원군 이길리 : "봉사단들이 와서 많은 도움이 되니까 우리 둘이 하려고 하면 어림도 없어요. 이거.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겉으로 멀쩡해보이는 집도 안을 들여다보면 폐가처럼 변했습니다.

벽지를 떼어낸 방안은 제 키 높이까지 물이 들어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며칠은 더 건조시켜야하는 상황입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긴급 방역이 실시됩니다.

심리 상담사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주민들에게 조사를 겸한 치료도 합니다.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어머니?) 식사는 집에서 먹고 오고, 점심 한 끼만 여기서 먹어요."]

하지만, 너무 충격이 커 수해의 기억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합니다.

[정경희/강원도 철원군 이길리 : "이사 가야죠. 아무튼 이 동네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말이 (피해가) 3번이지. 이게 지금 말이 되는 일이에요."]

피해가 컸던 만큼 마을 주민들은 물난리 전의 일상을 되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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