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소 절반 폐사”…슬픔에 잠긴 구례 양정마을

입력 2020.08.17 (06:48) 수정 2020.08.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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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섬진강 유역 축산마을인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은 기록적인 폭우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는데요....

축사 대부분이 무너지고, 기르던 소 절반이 폐사했습니다.

삶의 터전 곳곳에 생채기가 남겨진 양정마을을 김정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소들이 진흙탕 물에 떠내려갑니다.

불어난 강물에 잠긴 축사...

홍수에 휩쓸려 죽은 소들이 물이 빠지자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축산 농민 : "앞에서 소가 죽고 있으면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린 안 죽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나무를 지탱해 힘겹게 버티고 있는 소 ...

힘들게 구조됐지만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합니다.

물난리를 피해 지붕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어미 소!

꼬박 이틀을 먹이 한 줌 먹지 않고 버틴 끝에 살아남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에 거친 숨을 몰아쉽니다.

["소는 절대로 고개를 숙이는 소는 정상이 아닌거예요. 살아서 움직인다고 해도 앞으로 며칠 간은 죽을 소가 많아서"]

구례군을 대표하는 축산단지인 양정마을에서는 이번 폭우로 축사 40여 동 대부분이 무너졌습니다.

소 천 6백여 마리 가운데 절반은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소들도 축사를 탈출하면서 심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소재덕/한우협회 구례지부장 : "다른 축사들이 다 붕괴하고 그래서 아직 들어갈 축사가 보수가 안 되고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여기가 가장 크니까. 이곳으로 전부다 한곳으로 모아 놓고…."]

복구할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축사를 청소할 농기구가 물에 떠내려간 데다 바닥에 깔 볏짚과 톱밥도 모자랍니다.

먹이로 쓰는 조사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용주/양정마을 이장 : "우리 마을 이번에 침수로 인해서 완전히 붕괴했습니다."]

평생을 소만 키우며 살아온 농민들….

비가 그치고 물은 빠졌지만 현실은 여전히 막막합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영상편집: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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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우던 소 절반 폐사”…슬픔에 잠긴 구례 양정마을
    • 입력 2020-08-17 06:51:46
    • 수정2020-08-18 09: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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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섬진강 유역 축산마을인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은 기록적인 폭우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는데요.... 축사 대부분이 무너지고, 기르던 소 절반이 폐사했습니다. 삶의 터전 곳곳에 생채기가 남겨진 양정마을을 김정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소들이 진흙탕 물에 떠내려갑니다. 불어난 강물에 잠긴 축사... 홍수에 휩쓸려 죽은 소들이 물이 빠지자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축산 농민 : "앞에서 소가 죽고 있으면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린 안 죽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나무를 지탱해 힘겹게 버티고 있는 소 ... 힘들게 구조됐지만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합니다. 물난리를 피해 지붕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어미 소! 꼬박 이틀을 먹이 한 줌 먹지 않고 버틴 끝에 살아남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에 거친 숨을 몰아쉽니다. ["소는 절대로 고개를 숙이는 소는 정상이 아닌거예요. 살아서 움직인다고 해도 앞으로 며칠 간은 죽을 소가 많아서"] 구례군을 대표하는 축산단지인 양정마을에서는 이번 폭우로 축사 40여 동 대부분이 무너졌습니다. 소 천 6백여 마리 가운데 절반은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소들도 축사를 탈출하면서 심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소재덕/한우협회 구례지부장 : "다른 축사들이 다 붕괴하고 그래서 아직 들어갈 축사가 보수가 안 되고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여기가 가장 크니까. 이곳으로 전부다 한곳으로 모아 놓고…."] 복구할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축사를 청소할 농기구가 물에 떠내려간 데다 바닥에 깔 볏짚과 톱밥도 모자랍니다. 먹이로 쓰는 조사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용주/양정마을 이장 : "우리 마을 이번에 침수로 인해서 완전히 붕괴했습니다."] 평생을 소만 키우며 살아온 농민들…. 비가 그치고 물은 빠졌지만 현실은 여전히 막막합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영상편집: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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