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지역 폭우 태백산맥에 막힌 동풍 때문

⊙앵커: 강원 영동지역은 태풍 매미의 진로에서 비껴나 있었지만 지형적인 요인으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보도에 이석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태풍 루사 때 강원 영동지역은 유례 없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상처가 아물기 전에 이번에도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강릉지역은 태풍의 진로 밖에 있었으면서도 큰 피해를 낸 유일한 지역이 됐습니다.
강원 영동지역의 강수량은 대관령 397, 강릉 308mm로 남해 다음으로 많은 비를 기록했습니다.
⊙이희훈(기상청 예보관): 태풍이 북상하여 동해상으로 진출함에 따라 영동지방은 동풍계열에 의한 지형적인 효과에 의해서 집중호우가 내렸습니다.
⊙기자: 남해안으로 진입한 태풍 매미는 경북 울진해안으로 빠져나가 강원도지역까지는 거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태풍 앞부분에 강한 소용돌이 현상에 의해 대관령 동쪽 동해의 습한 공기가 계속 영서지역으로 빨려들어갔습니다.
동해의 습한 공기가 대관령에 부딪쳐 상승하면서 계속 강한 비구름을 만들어냈고 이 비구름이 대관령 동쪽 강릉에 폭우를 내리게 했습니다.
이른바 푄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태풍이 한반도 내륙까지 진출할 경우 강원 영동지역은 이런 지형적 요건으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는 특별한 수해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석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