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 피해 예방에 구멍

입력 2003.09.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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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태풍은 우리가 해일에 얼마나 취약하고 안이하게 대응했는지를 깨닫게 해 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해일피해가 컸던 경남 마산 신시가지의 사례를 통해서 각종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다에서 바라본 마산 신시가지입니다.
매립지 저지대에 고층건물이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해안벽 곳곳이 부서지고 정박중이던 배는 제방을 넘어 건물을 덮쳤습니다.
파도를 막을 포양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옥치승(마산시 월영동): 넘어오는 정도가 아니고 오다가 한순간에 확 밀고 들어왔으니까 이건 피할 겨를도 없었어요.
⊙기자: 이 매립지는 지난 87년 최저 수위에서 4m를 높이로 조성됐습니다.
태풍 매미가 상륙할 당시 마산항의 수위는 1.8m, 기압의 영향으로 63cm가 상승했고 강한 바람이 수위를 4.4m까지 밀어올렸습니다.
이미 바닷물이 무릎까지 차오를 정도였습니다.
여기에다 내항의 파도는 3, 4m까지 높게 일면서 매립지 건축물들을 덮쳤습니다.
매립지 지반이 너무 낮게 조성된 것이 큰 화를 불렀습니다.
⊙이호준(국립방재연구소 해일 연구원): 과거 그 지점의 최대파고를 기준으로 (설계 기준이) 제정돼 이번 같은 해일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매립지에 있는 건축물들이 언제든지 해일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건축 기준은 다른 내륙지역과 꼭 같습니다.
⊙김주엽(마산시청 주택과): 건축법상으로는 특별히 차별돼 있는 그런 적용기준은 없습니다.
매립지역이라고 해서 별도로 강화된 규정이 있다든지 그런 건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기자: 8명이 수몰돼 숨진 이 건물 1층에는 바닷물을 막는 차단장치가 없는 것은 물론 지하층별 방수차단벽도 없습니다.
지하 3층부터 이곳 지상부까지 물이 가득차는 데는 불과 3분 남짓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최병호(성균관대 토목과 교수): 발생 가능한 최대 해일보다는 더 높게 설계, 시공을 해야 되는 것으로 이런 면에 있어서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기자: 이번 태풍으로 해안도시가 해일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해안범람 재해지도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KBS뉴스 박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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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일 피해 예방에 구멍
    • 입력 2003-09-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이번 태풍은 우리가 해일에 얼마나 취약하고 안이하게 대응했는지를 깨닫게 해 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해일피해가 컸던 경남 마산 신시가지의 사례를 통해서 각종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다에서 바라본 마산 신시가지입니다. 매립지 저지대에 고층건물이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해안벽 곳곳이 부서지고 정박중이던 배는 제방을 넘어 건물을 덮쳤습니다. 파도를 막을 포양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옥치승(마산시 월영동): 넘어오는 정도가 아니고 오다가 한순간에 확 밀고 들어왔으니까 이건 피할 겨를도 없었어요. ⊙기자: 이 매립지는 지난 87년 최저 수위에서 4m를 높이로 조성됐습니다. 태풍 매미가 상륙할 당시 마산항의 수위는 1.8m, 기압의 영향으로 63cm가 상승했고 강한 바람이 수위를 4.4m까지 밀어올렸습니다. 이미 바닷물이 무릎까지 차오를 정도였습니다. 여기에다 내항의 파도는 3, 4m까지 높게 일면서 매립지 건축물들을 덮쳤습니다. 매립지 지반이 너무 낮게 조성된 것이 큰 화를 불렀습니다. ⊙이호준(국립방재연구소 해일 연구원): 과거 그 지점의 최대파고를 기준으로 (설계 기준이) 제정돼 이번 같은 해일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매립지에 있는 건축물들이 언제든지 해일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건축 기준은 다른 내륙지역과 꼭 같습니다. ⊙김주엽(마산시청 주택과): 건축법상으로는 특별히 차별돼 있는 그런 적용기준은 없습니다. 매립지역이라고 해서 별도로 강화된 규정이 있다든지 그런 건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기자: 8명이 수몰돼 숨진 이 건물 1층에는 바닷물을 막는 차단장치가 없는 것은 물론 지하층별 방수차단벽도 없습니다. 지하 3층부터 이곳 지상부까지 물이 가득차는 데는 불과 3분 남짓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최병호(성균관대 토목과 교수): 발생 가능한 최대 해일보다는 더 높게 설계, 시공을 해야 되는 것으로 이런 면에 있어서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기자: 이번 태풍으로 해안도시가 해일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해안범람 재해지도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KBS뉴스 박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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