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내모는 카드빚 독촉

입력 2003.09.2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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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드빚 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기고 급기야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1차적 책임은 개인의 방만한 소비에 있기는 하지만 금융기관 등의 위협적인 빚 독촉도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입니다.
정제혁 기자입니다.
⊙기자: 철판공장 노동자로 일하는 최 모 씨의 단란했던 가정은 지난달 갑자기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부인이 1억여 원의 카드빚을 지고 음독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하자 빚독촉 전화를 피해 가출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최 모 씨(채무자 남편): 핸드폰에다 계속 메시지 남기고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죠. 코너에 몰리고 더 헤쳐 나갈 수 없으니까...
⊙기자: 유 모 양은 신용정보사 직원이 채무사실을 통보하는 문서를 집 대문에 붙여놓고 간 뒤 곤욕을 치렀습니다.
이처럼 신용정보사의 빚독촉은 사회적 매장도 서슴지 않습니다.
⊙유 모 씨(채무자): 제가 너무 화가 나잖아요. (빚진 사실)다 알게 되니까. 가족도 몰랐는데...
⊙기자: 최근에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지는 어린이들의 60% 정도는 카드빚 독촉을 피해 어른들이 달아난 경우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카드빚이 가정해체까지 부르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시중신용정보회사의 직원교육용 내부 문건입니다.
미성년자가 연체했을 경우 부모의 채무변제를 유도하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언급해 주위 사람을 압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채권 추심원: 지금 이게 몇 번째냐고? 당신이 이렇게 하는데 반말 안 하게 생겼냐고.
⊙기자: 이처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채권추심이 이루어지다 보니 막다른 길에 내몰려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 모 씨(카드빚 자살자 친적): 심한 말을 엄청나게 하죠.전화만 걸어온다고 사람이 죽기까지 하겠어요?
⊙기자: 현행법상 채무자에게 폭행, 협박, 또는 위력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불법과 탈법이 예사로 벌어집니다.
⊙채권추심원: 어떻게든 상대방이 겁을 먹게 해야 되는데 빚부터 해결하게 하려면 24시간 따라붙는 것밖에 없잖아요.
⊙기자: 신용정보회사들은 오히려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를 더 키운다고 반박합니다.
⊙신용정보사 채권추심팀장: 일 년 지나고 이 년 지나고 줄 때는 생돈을 주는 느낌인가 봐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기자: 신용불량자 300만 시대.
신용카드업계에 경영난까지 가중되면서 신용정보사를 통한 채권 추심이 갈수록 채무자들을 옥죄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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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 내모는 카드빚 독촉
    • 입력 2003-09-2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카드빚 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기고 급기야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1차적 책임은 개인의 방만한 소비에 있기는 하지만 금융기관 등의 위협적인 빚 독촉도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입니다. 정제혁 기자입니다. ⊙기자: 철판공장 노동자로 일하는 최 모 씨의 단란했던 가정은 지난달 갑자기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부인이 1억여 원의 카드빚을 지고 음독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하자 빚독촉 전화를 피해 가출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최 모 씨(채무자 남편): 핸드폰에다 계속 메시지 남기고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죠. 코너에 몰리고 더 헤쳐 나갈 수 없으니까... ⊙기자: 유 모 양은 신용정보사 직원이 채무사실을 통보하는 문서를 집 대문에 붙여놓고 간 뒤 곤욕을 치렀습니다. 이처럼 신용정보사의 빚독촉은 사회적 매장도 서슴지 않습니다. ⊙유 모 씨(채무자): 제가 너무 화가 나잖아요. (빚진 사실)다 알게 되니까. 가족도 몰랐는데... ⊙기자: 최근에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지는 어린이들의 60% 정도는 카드빚 독촉을 피해 어른들이 달아난 경우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카드빚이 가정해체까지 부르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시중신용정보회사의 직원교육용 내부 문건입니다. 미성년자가 연체했을 경우 부모의 채무변제를 유도하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언급해 주위 사람을 압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채권 추심원: 지금 이게 몇 번째냐고? 당신이 이렇게 하는데 반말 안 하게 생겼냐고. ⊙기자: 이처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채권추심이 이루어지다 보니 막다른 길에 내몰려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 모 씨(카드빚 자살자 친적): 심한 말을 엄청나게 하죠.전화만 걸어온다고 사람이 죽기까지 하겠어요? ⊙기자: 현행법상 채무자에게 폭행, 협박, 또는 위력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불법과 탈법이 예사로 벌어집니다. ⊙채권추심원: 어떻게든 상대방이 겁을 먹게 해야 되는데 빚부터 해결하게 하려면 24시간 따라붙는 것밖에 없잖아요. ⊙기자: 신용정보회사들은 오히려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를 더 키운다고 반박합니다. ⊙신용정보사 채권추심팀장: 일 년 지나고 이 년 지나고 줄 때는 생돈을 주는 느낌인가 봐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기자: 신용불량자 300만 시대. 신용카드업계에 경영난까지 가중되면서 신용정보사를 통한 채권 추심이 갈수록 채무자들을 옥죄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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