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선언]④ 동물테마파크, ‘주민 협의’ 가능?

입력 2020.10.29 (21:46) 수정 2020.10.2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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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희룡 지사가 난개발 우려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한 '송악산 선언', 오늘도 짚어봅니다.

오늘은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찬반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입니다.

보도에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흘 곶자왈 지대에 마라도 면적 두 배 규모로 추진 중인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사자와 호랑이 등 동물 5백여 마리를 관람할 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사업 인허가 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주장이 부딪히며 지역주민 사이 찬반 갈등은 3년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희룡/제주도지사/25일 : "동물테마파크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제기된 생태계 교란과 인수공통감염병 우려를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살펴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입니다.

[이복우/찬성 측 주민 : "법, 행정절차대로 다 했잖아요. 그러면 (원 지사가) 되고 안 되고 결단을 내려줘야 해요…이걸 미적거리고 왜 쥐고 있느냐는 말이에요. 그래서 주민들이 지금 얼마나 고통을 당하고 있어요."]

[이지현/반대 측 주민 : "아주 세밀하게 재검토하겠다, 원점 수준에서 검토하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그런데) 실제 주무부서에 가보니까 그럴 계획이 전혀 없고, 해왔던 것대로 승인절차 남은 것 밟아가겠다는 이런 입장이어서,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동물테마파크사업은 2007년에 이미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개발 사업 승인이 났지만, 당시 사업자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뒤, 대명레저산업이 인수해 2017년부터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업 계획을 변경해 환경보전방안 이행계획서를 제주도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남은 절차는 이에 대한 제주도의 검토와,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

이를 통과하면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첫 삽을 뜨게 됩니다.

쟁점은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통과의 전제 조건인 '주민 수용성'입니다.

지난해 말 환경영향평가심의위는 사업자 측에서 반대 측 주민들과 협의가 이뤄졌다고 보고한 데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주민 측은 "사업자와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맞서고 있고, 사업자 측은 "협의를 시도했지만 할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사업자 측은 KBS와의 통화에서 보완 요구를 받았던 환경보전방안 관련 서류와 사업 기간 연장 신청서를 최근 제주도에 제출했다며, 제주도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업자와 사업 내용이 바뀐 만큼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 의구심을 씻고,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은주/정의당 국회의원 : "주민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그 갈등을 중단시킬 수 있는 것도,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서 정리할 수 있고."]

특히 원 지사가 인수공통감염병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보겠다고 한 만큼, 이를 어떻게 검증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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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악산 선언]④ 동물테마파크, ‘주민 협의’ 가능?
    • 입력 2020-10-29 21:46:11
    • 수정2020-10-29 21:55:45
    뉴스9(제주)
[앵커]

원희룡 지사가 난개발 우려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한 '송악산 선언', 오늘도 짚어봅니다.

오늘은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찬반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입니다.

보도에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흘 곶자왈 지대에 마라도 면적 두 배 규모로 추진 중인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사자와 호랑이 등 동물 5백여 마리를 관람할 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사업 인허가 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주장이 부딪히며 지역주민 사이 찬반 갈등은 3년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희룡/제주도지사/25일 : "동물테마파크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제기된 생태계 교란과 인수공통감염병 우려를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살펴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입니다.

[이복우/찬성 측 주민 : "법, 행정절차대로 다 했잖아요. 그러면 (원 지사가) 되고 안 되고 결단을 내려줘야 해요…이걸 미적거리고 왜 쥐고 있느냐는 말이에요. 그래서 주민들이 지금 얼마나 고통을 당하고 있어요."]

[이지현/반대 측 주민 : "아주 세밀하게 재검토하겠다, 원점 수준에서 검토하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그런데) 실제 주무부서에 가보니까 그럴 계획이 전혀 없고, 해왔던 것대로 승인절차 남은 것 밟아가겠다는 이런 입장이어서,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동물테마파크사업은 2007년에 이미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개발 사업 승인이 났지만, 당시 사업자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뒤, 대명레저산업이 인수해 2017년부터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업 계획을 변경해 환경보전방안 이행계획서를 제주도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남은 절차는 이에 대한 제주도의 검토와,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

이를 통과하면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첫 삽을 뜨게 됩니다.

쟁점은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통과의 전제 조건인 '주민 수용성'입니다.

지난해 말 환경영향평가심의위는 사업자 측에서 반대 측 주민들과 협의가 이뤄졌다고 보고한 데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주민 측은 "사업자와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맞서고 있고, 사업자 측은 "협의를 시도했지만 할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사업자 측은 KBS와의 통화에서 보완 요구를 받았던 환경보전방안 관련 서류와 사업 기간 연장 신청서를 최근 제주도에 제출했다며, 제주도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업자와 사업 내용이 바뀐 만큼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 의구심을 씻고,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은주/정의당 국회의원 : "주민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그 갈등을 중단시킬 수 있는 것도,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서 정리할 수 있고."]

특히 원 지사가 인수공통감염병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보겠다고 한 만큼, 이를 어떻게 검증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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