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유가족 우울 위험 18배↑…‘원스톱 지원’ 절실

입력 2021.03.14 (21:25) 수정 2021.03.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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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문가들이 '자살 생존자'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유족들인데요.

재난과 같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들에 대한 도움이 절실한데, 지원 시스템은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 나신하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남편이 삶을 포기한 곽경희 씨는 심리적 충격과 우울증으로 한동안 고통이 심했습니다.

[곽경희/남편 사별·작가 : "이 사람들이 정말 깨질지도 모르는 얇은 유리잔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아버지를 비명에 잃은 황웃는돌 씨는 고인의 빚 문제까지 해결하느라 슬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황웃는돌/부친 사별·웹툰 작가 : "이의신청하고 다시 또 서류를 보내고 변호사를 통해서 뭔가 일을 하고 하는 것도 다 돈이잖아요."]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수는 한 해 만 3천여 명.

이로 인한 유족들은 7만에서 14만 명에 이르는 걸로 추정됩니다.

유족들은 슬픔, 자책감, 분노 등 온갖 감정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우울 위험은 일반인보다 18배나 높습니다.

[이구상/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 : "(유족들의) 자살 계획 같은 것은 6배 정도 높아서 구체적인 계획이라든가 시도로 이어지는 경우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사회적 편견에 대한 두려움으로 먼저 도움을 찾아나서기 어려운데, 유족들을 위한 전용 상담전화도 아직 없습니다.

사별 직후 3개월 이내에 도움이 가장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평균 27.4개월이 지나서야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홍진/중앙심리부검센터장/삼성서울병원 교수 : "유가족 활동이 잘 안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사고 당시에 도와주는 시스템이 미비해서 그래요."]

정부는 2019년 9월부터 광주광역시와 인천·강원 일부의 13개 기초 지자체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시범실시 중입니다.

경찰서 등에서 자살 사건을 인지해 통보하면, 원스톱 팀이 24시간 내에 출동해 필요한 지원을 하는 방식입니다.

[서비스 등록 유족/음성변조 : "경제적 지원도 지원인데 법률 상담이라든지 아니면 정신적으로 힘든 분들은 정신과 연결해 가서 상담도 받게 하시고 이런 것들 도움 많이 받아 가지고..."]

올해 원스톱 서비스 예산은 11억 4500만 원.

해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유족에 비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송인한/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자살예방정책위원 : "이 제도를 진짜 실행함에 있어서 충분한 인력이나 충분한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나 같은 점이 항상 마음에 걸리죠."]

정부는 2025년까지 원스톱 서비스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서비스 전국 확대의 책임은 차기 정부로 넘어간 셈입니다.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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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유가족 우울 위험 18배↑…‘원스톱 지원’ 절실
    • 입력 2021-03-14 21:25:39
    • 수정2021-03-14 21: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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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문가들이 '자살 생존자'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유족들인데요.

재난과 같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들에 대한 도움이 절실한데, 지원 시스템은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 나신하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남편이 삶을 포기한 곽경희 씨는 심리적 충격과 우울증으로 한동안 고통이 심했습니다.

[곽경희/남편 사별·작가 : "이 사람들이 정말 깨질지도 모르는 얇은 유리잔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아버지를 비명에 잃은 황웃는돌 씨는 고인의 빚 문제까지 해결하느라 슬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황웃는돌/부친 사별·웹툰 작가 : "이의신청하고 다시 또 서류를 보내고 변호사를 통해서 뭔가 일을 하고 하는 것도 다 돈이잖아요."]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수는 한 해 만 3천여 명.

이로 인한 유족들은 7만에서 14만 명에 이르는 걸로 추정됩니다.

유족들은 슬픔, 자책감, 분노 등 온갖 감정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우울 위험은 일반인보다 18배나 높습니다.

[이구상/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 : "(유족들의) 자살 계획 같은 것은 6배 정도 높아서 구체적인 계획이라든가 시도로 이어지는 경우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사회적 편견에 대한 두려움으로 먼저 도움을 찾아나서기 어려운데, 유족들을 위한 전용 상담전화도 아직 없습니다.

사별 직후 3개월 이내에 도움이 가장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평균 27.4개월이 지나서야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홍진/중앙심리부검센터장/삼성서울병원 교수 : "유가족 활동이 잘 안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사고 당시에 도와주는 시스템이 미비해서 그래요."]

정부는 2019년 9월부터 광주광역시와 인천·강원 일부의 13개 기초 지자체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시범실시 중입니다.

경찰서 등에서 자살 사건을 인지해 통보하면, 원스톱 팀이 24시간 내에 출동해 필요한 지원을 하는 방식입니다.

[서비스 등록 유족/음성변조 : "경제적 지원도 지원인데 법률 상담이라든지 아니면 정신적으로 힘든 분들은 정신과 연결해 가서 상담도 받게 하시고 이런 것들 도움 많이 받아 가지고..."]

올해 원스톱 서비스 예산은 11억 4500만 원.

해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유족에 비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송인한/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자살예방정책위원 : "이 제도를 진짜 실행함에 있어서 충분한 인력이나 충분한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나 같은 점이 항상 마음에 걸리죠."]

정부는 2025년까지 원스톱 서비스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서비스 전국 확대의 책임은 차기 정부로 넘어간 셈입니다.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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